내달 1일로 농협중앙회와 축협중앙회가 통합된지도 어느덧 3주년이 된다. 축산업이라는 산업의 전문성과 이에 걸맞는 조직의 전문성을 내세운 당시 축협측의 통합 반대 목소리가 역사 속에 묻히고, 이제는 '참여정부'의 또다른 협동조합 개혁 작업이 한창 진행중에 있다. 돌이켜보면 농축협 통합이후 지난 3년, 일선축협들은 개혁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때로는 뼈를 깍는 아픔을 감내하며 거듭나는 축협의 모습을 견지하는 한편 기왕에 통합된 만큼 통합의 시너지 효과에 적지 않은 기대를 갖고 각종 사업에 임해왔다. 그러나 통합 3주년이 되는 지금, 일선축협에서는 "이러자고 통합했느냐"는 볼멘 소리가 적지 않게 들린다. 조직의 통폐합 등 구조조정의 아픔도 아픔이지만 그런 구조조정이 과연 공평하게 이뤄졌느냐는 측면에서 상당수의 일선축협 관계자들은 고개를 내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진행된 양계조합 합병 과정이 그렇고, 일선 농협조합과 축협조합의 서로 다른 개혁의 잣대가 그것이다. 특히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수를 9백개로 줄인다는 합병 5개년 계획을 내놓고 합병 대상·예고 조합 3백98개를 발표하자 해당조합들이 거세게 반발, 중앙회가 슬그머니 한발 물러섬으로써 제기된 일선축협과 농협간 개혁 이중잣대 논란은 일선 축협 관계자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줬다. 또한 통합된 농협중앙회의 축산 사업과 축산 현안에 대응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일선 축협 관계자와 축산인들은 적잖은 불만을 토해 냈다. 청양유가공공장 매각을 비롯한 각종 축산 사업장 축소는 중앙회 사업장의 회원 조합 이양등 '중앙회 슬림화'라는 측면에서라기보다는 철저한 경영상의 손익에 따른 판단이라는 점에서 농협중앙회의 축산 사업에 대한 인식이 어떤 것인지 엿보게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농축협 통합 효과는 신용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불과했다는 평가의 빌미가 되기에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축산 현안과 관련한 통합농협중앙회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커녕 오히려 퇴보했다는 평가가 서슴없이 내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지난 날 축산 현안이 있을때마다 당시 축협중앙회의 역할과 비교할 때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황으로 축산농가들이 고통을 겪고 있을 때 농협중앙회가 한 일은 고작 축산물 소비 홍보 캠페인으로 기관 홍보성 행사 수준을 크게 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다시말해 농협중앙회가 축산현안의 가운데에 서서 축산 현안을 타개하는 주체가 되기 보다는 타 축산단체들의 현안 타개활동을 지켜보는 방관자적인 객체의 입장에 있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과거의 축협중앙회가 최근의 축산현안을 맞이했다면 과연 지금의 농협중앙회와 같은 모습을 보였겠느냐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농축협 통합이후 통합 시너지 효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또한 아직도 조직의 통폐합등 협동조합의 개혁이 진행중에 있는만큼 통합의 성과를 말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농협중앙회의 축산사업과 축산 현안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축산경제분야 지원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졌느냐는 점에서 어느정도 이해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축협중앙회 통합 3주년을 맞는 지금, 농협중앙회에 대한 이같은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기보다는 농협중앙회가 일선축협이 일선 축산농가들의 조직으로 거듭나는데 절대적인 도움을 주는 중앙회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농협중앙회가 축산현안의 한 가운데서 축산현안을 타개하는 주체적인 입장에 서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함을 강조하고 싶다. 통합의 시너지는 일선축협을 의붓 자식이 아닌 내자식처럼 대하는, 깊은 애정이 있을 때 그 효과는 배가 되며, 농협중앙회가 그야말로 뜨거운 마음으로 축산을 대할 때라야 비로소 농협중앙회는 축산인의 중심 조직으로 설 수 있음을 농축협중앙회 통합 3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아울러 참여정부의 협동조합 개혁도 적어도 축산부문과 관련해서는 이처럼 일선축협의 제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중앙회, 축산현안 해결의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중앙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개혁을 주문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