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을 넘어선 돼지값이 지난해보다 이른 시점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양돈농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상반기 산지 돼지값 동향을 살펴보면 6월 10일 산지 돼지값이 21만9천원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월별 산지돼지값 동향을 보면 1월 15만2천원, 2월 14만7천원, 3월 15만4천원, 4월 16만2천원, 5월 18만7천원, 6월 20만8천원으로 나타났다.(농협중앙회 일일조사 결과를 단순 평균한 것임) 이는 3월까지 생산비 이하였으며 4월∼6월까지가 생산비 이상을 보였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연중 돼지값 동향이 올해도 반복된다고 보면 6월을 최고 정점으로 이후부터 하락해 10월에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데 금년도에는 전망이 밝지 않다. 가장 큰 걱정은 사육두수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9월에 사상최고인 9백50만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하반기 돼지값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농경연은 7∼9월의 출하두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3.5%가 증가해 산지가격은 1∼7%가 하락한 15만∼16만원대로 전망했으며 8월이후에는 큰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가운데 관심을 끄는 분석결과가 나왔는데 도드람양돈조합이 지난해 돼지값을 기준으로 모돈 1백두 농장을 지난해 돼지값 동향과 농장성적을 평균으로 하고 예상 년중 소득분포에 대한 것이다. 이 분석에 의하면 연중 순이익이 4천1백만원인데 4∼6월의 순이익이 2천3백여만원으로 56%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년중 소득의 절반 이상을 3개월 동안에 벌어들이고 나머지 기간에 손해를 보거나 경영비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분석이 전체 양돈농가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기준은 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하반기 농장 경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가지 돼지고기 소비와 수급불균형 문제가 있다. 사육두수는 9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5%가 증가한 반면 소비는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경연은 현재와 6개월 후의 소비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낸 소비자기대지수가 낮아 소비심리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통업계에 따르면 부위별 선호도의 차이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삼겹살의 경우는 연중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반면 삼겹살을 제외한 부위는 적체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육가공업계의 경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구제역, 돼지콜레라 발생으로 인해 그나마 재고부위 해소를 위해 필리핀 등지로의 수출이 중단된 상태로 이 같은 현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하반기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돼지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우선 필리핀으로의 수출재개와 교체모돈 수출사업이며 또 최근 전국에서 발생하고 돼지콜레라 백신접종 이후 유·사산에 의한 사육두수 감소, 양돈협회가 돼지고기 수입업체들을 상대로 수입자제를 요청으로 인해 수입이 얼마나 감소할 것이냐이다. 우선 필리핀으로 수출재개는 외형적으로 부산물을 포함해 연간 3만톤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필리핀의 돼지고기 수요가 연말에 집중되는 만큼 육가공업체들의 재고를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교체모돈의 필리핀 수출사업의 지속여부이다. 양돈협회에 따르면 교체모돈 수출사업을 통해 연간 돼지고기 지육 kg당 1백원의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양돈협회는 기존의 교체모돈 시장을 국내 육가공 시장에 수출부위를 사용함으로써 수출부위 재고를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농가들의 자율적이고 적극적이 참여가 관건이며 교체모돈 출하시 항생제 및 호르몬제 등 잔류물질 검사에 이상이 없도록 철저한 관리가 있어야만 지속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양돈인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돼지콜레라 발생으로 인해 백신접종 재개에 따른 양돈농가들이 상당한 후유증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냐이다. 우선 농가들의 돼지콜레라 백신접종으로 인해 최근 분만되고 있는 모돈에서 유·사산, 미이라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가들은 정확히 몇%인지 말하기는 힘들지만 보이지 분명히 피해가 나타나고 있으며 많게는 20%까지 유·사산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양돈농가들은 이로 인해 최근 분만되는 자돈들이 출하되는 11월∼12월의 돼지값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정확하고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희영 lhyoung@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