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원종계 3사의 감축협상이 일단 결렬됐다. 한국계육협회 한형석 회장과 대한양계협회 이언종 종계부화분과위원장을 비롯해 (주)삼화육종 배성황 대표, (주)하림인티 백승운 대표, 한국원종 윤성희 신임대표 등 원종계 3사 대표자는 물론 (주)체리부로 김인식회장과 농림부 축산경영과 이흥철사무관까지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개최된 '원종계감축협의회'에서 원종계 3사 대표자들은 감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그러나 종계관련협의회가 마련,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각사 대표자들은 감축 기준에 대해 첨예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날 참석자들에 따르면 (주)하림인티의 백승운 대표는 "하림의 경우 외부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데다 스스로 사육규모 조절에 나서왔다"고 전제, "하지만 감축사업에 동참한다고 한다면 자체 필요량을 충당키 위한 최소한의 원종계 사육규모가 2만4천여수는 돼야 하며 그렇다고 해도 외부구매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국원종의 윤성희 대표도 회의직후 "현재의 사육규모로도 한국원종 참여 대주주들에게는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최소 3만수가 되지 않을 경우 한국원종의 설립취지가 무색해 질 뿐 아니라 삼화원종측의 독주에 의한 시장 구도로 인해 회사 자체가 와해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주)삼화육종의 배성황 대표의 경우 "최근 4년간 자사가 수입한 원종계입식량이 전체의 65%에 달한다"고 전제, "각업체별 원종계수입량을 기준으로 감축비율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감축을 하더라도 4년간의 수입량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업계에서는 "어차피 일정한 적정사육규모의 틀안에서 감축이 이뤄진다고 볼 때 똑같지는 않지만 한국원종과 하림의 주장대로라면 삼화원종이 주장하는 마켓쉐어는 실현되기 어렵고, 삼화의 방식대로 라면 두업체가 요구하는 최소사육규모 단위가 지켜질 수 없을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원종계 감축은 물건너 간 것 아니냐"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계육협회와 양계협회측은 당초 닭고기 소비량등을 감안해 9만여수 조금 상회하는 정도를 원종계의 적정사육규모로 추정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회의내용이 알려지자 한국원종측에서는 "시장점유율대로 하자면 수입량이 아닌 현재의 종계분양실적을 기준으로 해야한다"며 "지난달 종계분양실적에서는 오히려 삼화원종을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삼화육종측에서는 "다같이 줄이자는 마당에 손해를 보지않고 사육규모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결국 감축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이날 회의를 주관했던 관계자들은 "원종계 3사의 첫 공식 협의인데다 감축자체에는 공감했다는게 중요하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차후 만남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없이 회의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공식적인 협상 일정도 아직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다만 육계업계 전반에 걸쳐 "각 원종계업체들이 개인적 이해를 넘어서 도탄에 빠져있는 육계산업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 반드시 원종계감축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그어느 때 보다 높고 농림부에서도 제2, 제3의 복안(원종계감축을 유도키 위한)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어떤식으로 원종계업체간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