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의 동물약품 업계는 구제역의 여파로 큰 성장을 하지 못했다. 연초 동물약품 업계는 예년과 달리 영업사원을 모집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준비하는 등 몇 년만에 활기를 띄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구제역 파동이후 소독제를 판매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간의 판매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올해 동물약품 시장의 전체 매출은 약 3천9백75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천8백38억원에 비해 약 3.6% 증가한 금액이다. 이중 필드제품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1% 정도 증가한 2천2백80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 4월 구제역 발생과 관련해 방역비 명목의 중앙정부 예산 1백20억원과 지방자치단체의 방역비에 위한 의약부외품 매출증가가 큰몫을 차지했다. 또 양돈두수 증가도 매출증가의 요인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이중 국내 생산제품은 1천6백28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15% 정도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역시 구제역 발생에 따른 방역약품, 특히 소독약 관납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면된다. 수입제품은 지난 1999년 대비 약 2.9% 정도 증가한 6백52억원이 예상되는데 아는 구제역 백신 및 소독약의 긴급 수입에 기인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소독약의 경우 올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특히 농림부가 2차 방역비를 지방으로 내려보내며 특정성분의 제품만을 구매토록 공문시달 한 것은 해당업체에 큰 판매증가를 가져왔지만 다른 업체에는 일선 시군에 소독약 관납을 할 수 없게 만들어 엄청난 매출손실을 가져왔다. 특히 검역원이 특정성분만을 구매토록 하는 농림부의 계획에 근거가 부적하다는 이유로 반대의 뜻을 밝혔음에도 일선 시군에 공문조치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시각이 업계 전반에 깔렸으며 이에 대한 갖가지 추측을 낳게 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소독약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밤을 새워 생산하는 등 공급을 서둘렀고, 이 과정에서 소독약의 약효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약사감시를 실시해 일부 제품에 대해 함량미달 등의 이유로 일시적인 제조정지 등을 행정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사료공장 제품의 경우는 올해 시장규모는 약 7백76억원으로 예상돼 전년도의 7백74억원에 비해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료공장용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시장규모의 19.5% 정도이며 이는 전년도 시장점유율보다 5% 정도 감소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료공장용 제품의 시장규모는 CTC바이오의 수입완제품 사료공장 판매비중이 가장 큰 요인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잇으며 생균제와 미네랄 등의 단미사료 공급이 동물약품 시장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주문용 첨가제의 시장규모는 7백42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며 99년 8백52억원 대비 12.9%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 점유율 역시 지난해의 22.2%에 비해 다소 떨어진 18.7% 정도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가 올들어 10월까지 집계한 필드제품과 사료공장, 주문용첨가제를 모두 합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회사는 전년에 이어 3백77억5천8백만원의 매출고를 올린 바이엘코리아가 차지했으며 2위는 다원케미칼 1백30억7천3백만원, 3위 유니화학 1백29억6천9백만원, 4위 애그리브랜드퓨리나코리아 1백20억4천4백만원, 5위 대성미생물연구소 1백11억1천6백만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이밖에도 상위 10위까지 매출순위는 6위 제일바이오, 7위 과학사료, 8위 우성양행, 9위 동방, 10위 우진으로 드러났다. 매년 판매순위 2위를 차지하던 중앙바이오텍은 올들어 83억8천5백만원에 그쳐 판매순위 11위에 머물렀다. 올들어 동물약품 업계의 코스닥 진출도 두드러진 한해였다. 대성미생물연구소에 이어 이글벧과 중앙바이오텍이 코스닥에 등록했으며 현재 추진중에 있는 업체로는 대한신약, CTC바이오등을 여러 회사를 꼽을 수 있다. 올 동물약품 업체들은 특히 사상 유례없는 계란값 폭락과 돼지값 하락으로 인해 매출신장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구제역 파동으로 인한 특수로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독약이 없는 업체들의 경우 전년대비 40% 정도의 매출이 줄었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어쨌든 올 한해 동물약품 업계의 판매성적은 평년작 수준을 조금 웃도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신상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