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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음목장, 농가형 유가공공장 설립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07.23 11: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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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젖소송아지 6마리로 낙농을 시작한 부부가 그동안 근면·성실함으로 일관, 고능력우 90여두를 사육하는 전업부부가 되었다.
특히 개체기록과 조사료생산·선진낙농기술 터득에 적극 나서 능력·체형이 우수한 후대축을 확보했으며 원유생산비는 줄이고 있다.
화제의 목장은 경기도 양주군 은현면 운암리 16-2번지 산내음목장(대표 신동현·58세). 신동현대표는 지난 83년 은현면 하패리에서 부인(최옥자·52세)과 함께 젖소송아지 6두를 입식 했다. 젖소에게 사료를 주고 나서야 식사를 했고 젖소가 아프면 식사를 거를 정도로 돌보아 젖소는 10년만에 35두로 늘어나 목장부지 6백평이 협소하여 93년 운암리(2천5백평)로 이전하였다. 현재 기르는 젖소는 경산우41두·육성우 45두 등 모두 86두. 비육 수송아지 10두를 합하면 96두에 달한다.
원유 1ml당 체세포수 10만 내외·세균수 5천의 1등급 원유 하루 평균생산량 1천3백kg은 서울우유 1공장에서 가공된다. 농협 젖소개량부가 집계한 4월 전국검정농가성적에 따르면 산내음 검정우 30두의 두당 평균 3백5일보정 유량은 1만1천92kg으로 상위 46위에 랭크됐다.
이처럼 능력이 높은 이유는 종축개량협회 입회검정을 91년부터 받는 것과 신동현대표가 착유하면서 기록하는 자가검정에 기인된다. 그 기록은 서울우유가 9년전 배부해준 4×6배판 착유량기록부에 적는데 유방염 치료 여부에서부터 ▲예방접종 여부와 치료약 명기 ▲분만일·발정일 또는 재 발정일 ▲수의사 왕진시 내용 ▲라이너 교체 날짜에 이르기까지 착유과정에서 관찰된 모든 사항이다. 파이프라인 착유를 하고 그때그때 손으로 기록하는 관계로 착유량기록부 원장은 우 분·뇨로 얼룩져 마치 가보와 같다.
신동현대표는“많은 낙농가들은 컴퓨터만 놓으면 마치 자동화시설을 갖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수작업으로 메모를 철저히 한 다음 컴퓨터에 입력을 해야지 기록이 부실하면 컴퓨터도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신동현대표는 50대 후반인데도 매년 4월 10일이 되면 자가 1천5백평과 평당 4백원을 주고 임대하는 8천5백평 등 사료작물포 1만평에 옥수수종자「DK-729」를 파종하고 수확할때는 엔실리지용 첨가제「이나큐란트」를 넣어 발효시켜 연중 급여한다. 또 일부 농가들이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한 볏짚암모니아가스처리도 한해를 거르지 않고 한다. 그래서 최근 많은 농가가 조사료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데도 신동현대표는 조사료에 대한 걱정은 없다.
“어느 목장을 막론하고 송아지 최대의 적은 설사”라고 전제한 신동현대표는“그러나 두 달전 설사 방지제 마이크로플러스를 주었더니 설사가 없어졌다. 장염에 걸린 성우나 번식이 안 되는 개체는 마이크로텍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산내음목장이 오늘이 있기까지는 어려움도 많았다. 외아들(윤섭·27세)이 대물림 받기를 희망하여 신동현대표는 97년 자담 9천만원을 비롯 정부자금(9천만원·연리 5%)과 일반대출(9천만원·연리 11.5%)을 포함, 모두 2억7천만원을 투입하여 H빔 철근콘크리트구조 3백40평의 우사를 건립하고 1·2·3 단계식 액비저장탱크를 비롯 트랙터 등 현대화 장비를 갖추었다.
그러나 이듬해 IMF 한파가 몰아닥쳐 일반대출 은행금리는 한때 21%까지 올라 이자를 갚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 특히 아들이 개강을 앞둔 2001년 2월 11일 하오 6시경 목장 일을 돕던 중 왼쪽 팔꿈치 상단부위가 파열 절단되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신동현대표가 과거 의료업에 근무했던 관계로 응급치료를 하고 봉합수술도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나 신동현대표의 처는 당시 충격으로 지금도 병석에 있다.
그의 아들은 1년간 투병기간을 거친 후 단국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고려대 자연자원대 손용석교수로부터 석사학위과정을 밟으면서 양주축협 TMR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땅은 뿌린 것만큼 거두듯 진실하며 젖소는 정성을 들인 만큼 그 대가를 주인에게 되돌려 준다”는 지론을 펼치는 신동현대표는 “아들은 조합원이 찾을 정도로 바쁜 축협인이 되었고 며느리와 두 딸이 잘하여 우리부부는 힘이 솟는다”면서 아픈 과거와 실의 속에서도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흔들림을 애써 감춰온 신동현대표는 목부 없이 혼자 고능력우 90여두를 기르는 억척 낙농가이다.
<조용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