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육계계열화업체인 (주)해표푸드서비스의 부도로 인해 계열농가들을 비롯한 연관업체들의 적잖은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왜 부도났나 해표푸드서비스가 첫 부도를 낸 것은 지난 7월31일. 이날부터 해표푸드서비스의 부도설은 육계업계에 급속히 확산됐고 신동방측도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계열사인 해표푸드서비스의 부도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부도사태는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지속된 육계업계의 장기불황에 따른 적자누적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현금이 급할 수밖에 없었던 해표푸드측이 무리한 출혈판매에 나섬으로써 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 일각에서는 해표의 지분구조를 감안, 이번부도에 대한 다른 각도로의 접근도 이뤄지고 있다. 해표푸드의 경우 워크아웃 기간을 거쳐 최근 매각을 협의중인 신동방그룹의 계열사인 만큼 사실상 그 경영이 우리은행을 주축으로 하는 신동방그룹 채권단의 통제하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표푸드의 이종웅 대표조차 주위사람들에게 "부도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채권단과 신동방측의 의지만 있었다면 이번부도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는 게 이들의 분석. 하지만 신동방이나 채권단의 입장에서는 부실기업으로 지목돼면서 신동방그룹의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해표푸드서비스를 어떤 식으로든 정리할 수 밖에 없던 만큼 "굳이 사업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관계자는 "신동방그룹이 워크아웃에 돌입할 때부터 해표푸드서비스는 정리사업 대상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해표푸드측이 자구회생에 강한 의지를 보인데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육계경기가 호황을 누리며 정리계획이 지연된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피해규모 및 보상 어떻게 되가나 해표푸드서비스가 완전히 사업을 포기할 경우 농가나 사료등 관련업체들에서 발생할 피해규모는 지난 6일 현재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총 2백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가운데 2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진 1백50여 계열농가들에 대한 사육비 미결제액을 비롯해 임도계비 10억여원, 유통 9억여원, 종계 2억여원 및 생계 운송기사 및 포장업체 등 사료업체를 제외한 피해규모가 5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사료업체의 경우 같은 계열사인 신동방사료가 규모만 놓고 볼 때 가장 큰 피해자로 꼽히고 있는 반면 D사료는 모그룹의 계열사에 대한 원료육공급분 만큼 사료를 공급, 그 피해가 경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현재 피해 농가와 업체들에 의한 조직적인 채권단 구성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동일품목 피해자들끼리 분산돼 경기도 용인의 해표푸드사무실과 서울 양평동 신동방그룹을 찾아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표의 한관계자는 "계열농가들이나 종계장 및 유통들에 대해서는 이미 입식이 돼있는 닭이나 종계를 양도하는 것으로 대체,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해표푸드서비스의 경우 주내종계장과 가공공장등 자산을 이미 매각, 부동산으로 양평종계장 정도가 남아있으나 그나마 신동방그룹의 채권단이 확보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럴경우 해표의 자체능력으로 피해보상을 해줄수 있는 정도라면 6일 현재 50∼60개 해표의 계약사육농장에 입식돼 있는 약 1백70만수의 실용계와, 지난 5월 입식된 육성계 2만5천여수를 포함, 약 7만5천수의 종계 및 종란, 그리고 납품처에서의 미수금이 전부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표측은 따라서 사육대금의 경우 피해농가를 몇군데씩 묶어 이들 농가들과 입식된 닭에 대한 양도·양수계약서를 체결하는 한편 지난 4일에는 병아리 공급 종계장 및 유통들에게 종계를 양도한다는 공증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를 다 현금화 한다고 해도 전체 피해액을 상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데다 그나마 현금화가 어려운 실정이고 출하 때 까지의 사료공급 등 많은 걸림돌이 산재, 피해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나 더 이상의 대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1백40억여원의 사료대금이 물려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동방 사료가 대금회수를 포기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신동방의 한관계자는 "최고경영자만이 알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아무리 계열사라고 해도 1백억원이 넘는 금액을 쉽게 포기할 수는 있겠느냐"고 밝혀 향후 신동방사료의 움직임도 피해 보상 과정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대해 한 피해농가는 "코끼리 몇 마리 한테 과자하나 던저주며 나눠먹으라는 식"이라며 "회사가 어려운 것은 알지만 너무나 부도덕한 처사 아니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일부 피해자들은 신동방그룹을 상대로한 집단 소송까지 전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여파와 향후 일정 이번 해표푸드서비스의 부도로 인한 시장의 영향은 아직 표면화 된 것이 없다. 다만 농가에게 양도된 생계가 제대로 판매되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양이 시장에 내몰릴 경우 일시적인 산지육계가격 하락 정도가 예상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일부 계열사들은 "부도사태는 안타깝지만 해표가 그동안 유발해온 적잖은 시장혼란도 수그러들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해표푸드서비스의 앞날이나 향후 모그룹차원의 피해보상 여부에 대해선 공식적인 입장확인이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해표푸드서비스의 육계계열화사업 정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상태다. 이럴 경우 일단 6개월 정도의 시간을 가진 후 본격적인 기업정리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함께 채권단의 통제가 이뤄지긴 했으나 해표푸드서비스의 경우 신동방사료와는 달리 독립법인을 유지해온데다 공식적인 워크아웃 형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져 현재로선 피해농가 관련업체들에 대한 추가 보상대책은 불투명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