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산업은 급변하는 시장변화와 WTO체제하의 무한경쟁속에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양돈산업은 잇따른 돼지콜레라 발생, 구제역 재발위험, 대일수출 중단 등으로 중장기적인 대안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양돈산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내적으로는 사육두수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으며 돈열, 구제역 등 질병으로 시달리고 있다. 또 유통업계는 기존의 냉동육시장에서 냉장육의 고품질 돼지고기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기존의 유통시장에도 변화를 겪고 있다. 외적으로도 값싼 수입산 돼지고기와 경쟁해야 하며 수출부위, 다시 말해 국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후지, 안·등심 등 비선호 부위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하반기에도 양돈농가들은 돼지값 하락은 예상하고 있지만 하락폭이 아닌 하락이후 얼마나 지속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현상이 올해도 나타날 경우 많은 양돈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상황은 하반기 하락한 돼지값이 생산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돼지고기 수급동향을 살펴보면 2002년 12월 현재 8백97만4천두로 돼지고기 생산량은 78만5천톤이며 수입량은 7만1천톤으로 91%의 자급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사육두수가 크게 증가해 생산량은 더욱 증가하고 수입량 역시 7월말 현재 3만8천여톤으로 지난해 4만6천여톤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했으나 국내 돼지값이 상승할 경우 수입은 언제든지 증가할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편 돼지고기 수급과 관련해 지난 2001년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서 돼지고기 중장기 수급전망 연구에서는 당시 내수위주와 수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경우에 2011년까지의 양돈산업 전망이 다시 한번 주목되고 있다. 2001년도에 육류수출입협회는 내수위주로 양돈산업을 이끌어 갈 경우 2003년는 8백74만두, 2004년 8백64만두, 2005년 8백81만7천두, 2011년에는 9백80만두가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반면 수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경우 금년도 9백19만8천두, 2004년 9백55만8천두, 2005년 9백91만5천두, 오는 2011년에는 1천1백만두가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6월 현재 국내 총 사육두수가 9백5만두로 수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경우와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보면 수출은 중단된 상태에서 사육두수만 증가되는 현상을 보이며 돼지고기 수급에 차질을 빗고 있다. 여기에 국내 돼지고기 시장도 급변하고 있는데 육가공업체 관계자들은 국내 돼지고기 시장이 냉동육 시장에서 냉장육 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됨에 따라 그동안 하반기 비축, 이듬해 상반기에 비축물량을 유통시켜 보전하던 관행이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하반기 비축여력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현재의 상황은 양돈농가와 육가공업체 모두에게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 특히 국내 양돈산업의 최대 호황기라고 할 수 있었던 98년과 99년 당시의 대일 수출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분간 국내 양돈산업은 침체 내지는 정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대일 수출중단 이후 일본시장의 대체 시장으로 개발한 필리핀, 러시아, 몽골 등은 물량도 물량이지만 수출가격에 있어서 업체들이 큰 매력을 못느끼고 있는 것이 문제다. 그나마 필리핀 시장이 안정적이었으나 돈열 발생으로 이마저도 중단된 상태여서 하반기에 수출부위를 처리할 수 있는 곳은 러시아가 유일하지만 가격면에서 크게 만족스럽지는 못한 형편이다. 그동안 양돈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키 위해 수출단지 조성, 품질개선단지 육성, 양돈계열화 사업, 돈열 청정화 추진, 축산물종합처리장 건설, 육가공업체들의 수출가공장 개선사업 등 각종 지원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지난 91년부터 2000년까지 수출 양돈산업으로 육성키 위해 지원된 것을 생산기반조성을 위해 1조2천3백억원, 수출가공장 시설 강화 및 수출여건조성을 위해 6천여억원 등 1조8천5백여원을 지원했다. 이러한 지원책 덕택으로 국내 양돈산업은 타 농산품에 비해 국제 경쟁력에 가장 근접해 있으며 여기에 삼겹살 위주의 국내 돼지고기 소비행태로 인해 수출경쟁력이 매우 높은 품목으로 자리매김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정책에 부작용도 심각하게 발생되고 있다. 대일수출중단이후 경쟁력이 약화된 단지 및 계열화 사업자가 경영난을 겪으며 이미 부도로 쓰러진 곳이 발생했으며 수출중단이후 돼지고기 품질 저하도 국내 돼지고기 시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 주관으로 내수위주 한국양돈산업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연구 결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연구가 그동안에 업계와 정부에서 수출전략품목으로서의 양돈산업을 내수위주로 눈을 돌렸다는것은 분명 양돈산업이 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제 양돈농가들도 변화되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으며 기존의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 경쟁력 확보와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에 힘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변화에 적응하는 농가나 육가공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국내 경쟁이 아닌 국제적인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피나는 노력만이 양돈산업을 발전, 유지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