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WTO 각료회의 결렬이 몰고 올 앞으로의 파장에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간을 벌었다'며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낮춰 시장접근물량을 늘리면서 국내보조금도 감축하라는 WTO 협상의 기조에 변함이 없기 때문. 이에 따라 농림부는 이번 각료회의가 결렬됐다하더라도 DDA 협상이 끝나는 것이 아닌 만큼 앞으로 후속 협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정섭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은 지난 15일 기자설명회에서 "각료회의가 결렬됐지만 내년말로 예정된 전체 협상 시한은 유효하다"며 "특히 우리나라에 불리한 내용이 담겨진 농업부문의 Yeo 초안은 앞으로 협상의 토대가 되는 만큼 다각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앞으로 험난한 파고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그렇다고 해서 정부로서는 이 이상 더 뾰족한 협상 수단과 전략을 마련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빗장이 더 크게 열릴 것에 대비한 국내 농업대책을 강구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번 협상 결렬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매우 비관적으로 내다고보 있으며, 오히려 협상 타결이 늦어지는 동안 농산물 시장이 나중에 한꺼번에 문을 열어야 할 부담이 더 크게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결렬로 인해 대미국 또는 대중국 등 양자협상으로 가게 되면 우리에게는 더욱 더 불리해질 수 있다며 수입국과 개도국이 뭉쳐 목소리를 하나로 낼 수 있는 다자간 협상이 훨씬 유리하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번 협상이 순연됐을 뿐이지 개방의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인 만큼 협상력을 다잡아 우리의 처지와 비슷한 다른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몇몇 농민단체들은 이번 각료회의 결렬과 관련, "인류의 다양하고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는 양심들이 만들어낸 투쟁의 결과"라며 "노무현 정부는 한국 농업이 회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