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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칸쿤을 다녀와서

시간은 벌었지만 대세는 막을수 없고...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09.22 09: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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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구회장 (농민단체협의회)
<사진1>한마디로 WTO를 반대하는 한국 농민들의 확고한 입장을 만천하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고 이경해씨와 같은 훌륭한 분을 잃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나 나아가 국내 농업계로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칸쿤에서 우리 한국 농민들은 모든 시위와 행사를 주도했다. WTO 회담장소를 진입하기 위해 앞장선 것도 우리 한국 농민들이었고 회담장 진입을 막는 현지 경찰들의 대오를 뚫고 나선것도 역시 한국 농민들이었다. 이때문에 WTO를 반대하기 위해 참석한 각국 사람들은 연신 '코리아'를 연발하면서 한국농민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기도 했다.
물론 이과정을 거치며 멕시코 당국의 한국 농민에 대한 견제와 단속이 대폭 강화, 이후 귀국할 때 까지 차도 제대로 타지 못한채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먼거리를 직접 걸어가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우리의 목적을 위해 이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번 칸쿤 회담을 통해 WTO 협상은 결렬됐다고는 하나 앞으로 국내 농업계에 어떤식으로 영향이 미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칸쿤에서 보여준 한국 농민들의 확고한 입장과 의지는 개방을 요구하는 각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어떠한 압력이 있더러다고 결코 물러서거나 굴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고 할 것이다.

김남용 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
<사진2>우리 나라 농업 전체가 DDA협상 등 외국의 수입개방화로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이번에 농민들이 멕시코의 칸쿤까지 가서 DDA협상 반대시위를 하게 된 것도 이런 어려운 상황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칸쿤에서의 시위과정에서 이런 절박한 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알리기 위해 이경해씨가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벌어진데 대해서 이루 표현할 수 없이 가슴이 아프다. 부디 고 이경해 열사의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농민 모두와 국민들이 함께 위기의 농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길 바란다.


정해운 회장(한국양봉협회)
<사진3>제5차 WTO 각료회의가 지난 10일부터 멕시코 칸쿤에서 열려 농민단체장의 한 사람으로서 이곳에 갔었다.
가서 들려오는 협상 소식과 분위기를 보니 한마디로 역부족 그 자체였다. 역시 협상이라는게 그 나라의 국력과 비례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관세상한을 설정하겠다는 선진 수출국들의 주장에 우리가 힘없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는 순간 아득하니 짝이 없었다.
이렇게 아득하고 불리한 소식만 듣게되니 전한농연 회장을 역임한 이경해씨가 할복 자결을 하는 청천벽력과 같은 현실을 맞이하게 돼 안타까운 마음은 두배 세배로 늘어나 주체하기 힘들 정도였다. 현지에서의 협상 분위기도 심상치 않은 가운데 엎친데덮친격으로 이런 비보까지 접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이 아닌가 하는 무력증마저 느끼게 됐다.
선진 수출국 주도로 일방적으로 펼쳐지는 협상진행과정을 보면서 이대로 협상이 종결되면 우리 농축산업과 농축산인은 한마디로 '죽겠구나' '희망이 없구나'라는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협상 결렬로 시간은 벌었다지만 대세는 막을 수는 없고...
어떻게 해서든지 되도록 불리한 협상이 되지 않도록 NGO로서 총력을 다해 볼 작정이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이에 대비한 정부의 강도높은 대책이다.
그동안 정부가 해 온 대책이나 정책과는 질적으로 다른 체감있는 정책이 탄생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