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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판매 이익 원유 판매 이익보다 2배 높아

일본 낙농현장을 찾아...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09.24 17: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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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판-박스.사진7장.
최근 농가형 유가공공장 운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농가유가공연구회(회장 조옥향)는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4박5일간 일본 북해도 낙농현장 연수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연수는 일본의 낙농지대인 북해도에서 일찍이 유가공사업에 참여한 목장과 세계 유일의 낙농대학인 북해도낙농학원대학에서 목장유가공의 권위자인 안도고우찌교수 등과 치즈·아이스크림 등을 직접 만들어 보는 등 이론과 실습을 병행했다. 이에 본지는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여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편집자>

<본문>
9월 15일 하오 일본 북해도 삿뽀로공항에 도착한 후 버스로 약 4시간 30분을 이동하여 북해도 동부지역 낙농지대 오비히로에 도착한 연수단 23명은 도카치가와 그랜드호텔 아미가와칸에 투숙.
16일 오전 6시에 기상하여 조식후 오전 9시경 북해도 오비히로소재 닛타목장에 도착했다. 1948년 설립된 이 목장은 1996년 공방 「카시와칸」을 창업했다. 현재 홀스타인 젖소 1백10두를 기르면서 1일 생산하는 원유 1톤중 3백∼5백kg은 유제품을 생산하고 나머지는 호꾸렌(집유조합)으로 납유한다. 목장에 들어서면 공방 오른쪽에 미끄럼틀과 시소가 잘 배치된 놀이터가 있어 가족관광객이 자주 찾아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50평 남짓 목조건물로 되어 있는 공방에 들어서면 왼쪽에 10평 남짓 공장이 있는데 작업과정을 유리창 너머로 볼 수 있으며 설비 대부분은 프랑스에서 수입하거나 보고 와서 일본에서 자체 제작하였다 한다.
주된 생산품목은 내츄럴 치즈와 버터이다. 지배인 카드노씨의 관심과 열의로 맛있고 특색 있는 치즈 3종과 버터 1종 생산하여 7m 남짓 쇼케이스 안에 진열했다. 공방을 찾는 방문객은 샘플로 마련된 치즈의 맛을 보고 구매한다. 공방휴게실 상단에는 70∼80년대 목장의 모습을 담은 대형사진을 부착하여 목장의 역사를 알리고 있다.
「카시와」치즈는 숙성기간이 4개월 이상의 하드타잎으로 염수로 닦고 정성스럽게 숙성시킨 치즈이다. 스위스 타잎 특유의 단맛과 깊은 맛이 느껴지는 이 치즈는 퐁듀 등의 요리나 안주 등에 폭넓게 이용되는데 제2회 올 재팬 내츄럴치즈 콘테스트에서 심사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한다.
또 「신와」치즈는 닛타목장의 지명을 이름으로 달았다. 숙성기간이 2개월이며, 상쾌한 산미가 특징인 이 치즈는 야채와 잘 어울려 샐러드로 좋다.
「다이치노홉페」치즈는 숙성기간이 3주에서 4주인 세미하드타잎이다. 연하고 크리미한 맛으로 먹기 좋으며 숙성이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독특한 풍미가 나타나며 와인과 함께 먹으면 제맛이 난다. 이 치즈는 제2회 올 재팬 내츄럴치즈 콘테스트 소프트타잎 금상을 수상했다. 이 치즈의 용량은 1개당 3백∼3백50g 사이이며 개당 가격은 3백50엔(한화 3천5백원)이다. 연수단이 방문한 날 카드노씨는 “오늘은 이 치즈를 1백50개 만들기로 했다”면서 “개업당시인 8년전 일본에서는 와인붐과 함께 치즈붐이 일어서 큰 홍보 없이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닛타」버터는 부드럽고 깊은 맛과 향기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염분은 적다.
닛타목장과 인접한 한다목장은 홀스타인 젖소 1백70두를 사육하면서 연간 5백50∼6백톤의 원유를 생산한다. 이중 연간 40∼50톤의 원유는 세미하드타잎의 치즈 4∼5톤을 생산한다. 한다목장에서 생산되는 치즈는 목초이름에서 따온 오챠드·티모시·루상등 3종(본지 1천7백51호 5면 참조)이다. 루상과 오챠드는 제2회 올 재팬 내츄럴치즈 콘테스트에 출품하여 하드타잎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다목장은 치즈생산에 이용되는 원유 외 원유는 리터당 76엔을 받고 납유를 한다. 치즈 생산에 이용하는 원유는 55엔이다. 원유가격은 마시는 시유와 치즈·요구르트 등을 생산하는 용도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 그 결정은 지자체와 집유조합·배분업체 관계자가 모여서 한다. 치즈 또는 요구르트를 생산하는 원유가격은 낮아서 유가공 농가는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받는 셈이다.
한다씨의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한다목장은 운영되고 있다. 타이키쵸 출신인 한다씨는 북해도낙농학원대학을 졸업 후 가축인공수정사로써 다른지역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8년간 한 후 고향에 돌아와 농장경영을 했다.
특히 한다씨는 일방적인 마스마케팅으로부터 이탈하여 경제적 평가로서의 비즈니스의 밖에 놓여있던 축산업의 다면적기능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제공하기 위해 91년 치즈시험에 나서 1회에 원유 20리터씩 연간 1톤∼1천2백kg을 처리, 1백∼2백kg의 치즈를 생산했다. 93년 프랑스 알자스·콘테지방의 농가 소규모 치즈 제조소를 시찰하고 돌아와 일본 전국의 회원 50명과 함께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치즈 생산량과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치즈생산을 위한 원유검사는 한다씨가 직접 위생적인 검사와 유성분 검사로 구분하여 하고 양성으로 두 번이 나오면 보건소에 검사를 의뢰한다. 한다씨는 “세균수 5만 이상이면 페널티를 적용 받으며 체세포수 30만 이상이면 경고조치가 취해진다”면서“가공우유는 질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다목장은 농장에서 40m거리에 위치한 5평 남짓 공장까지 원유를 운반하여 치즈를 생산한다. 그 운반은 버려지는 냉각기를 개조하여 이용하는 등 치즈생산에 따른 설비는 모두 재활용품으로 설비총액은 5백만∼6백만엔으로 투자비용을 최소화하 한 것이 돋보인다.
한다목장 연간 매출액은 원유 6천만엔·치즈 2천만엔으로 모두 8천만엔에 달한다. 이익은 원유 25%, 치즈 50%로 치즈판매 이익이 원유판매 이익보다 2배에 달한다.
북해도 도카치소재 치즈공방(유)토카치노 프로마쥬는 유업체에서 42년간 근무하면서 프랑스 시찰을 통해 많은 조그만 치즈공방을 보고 그 미력에 빠져 회사를 2000년 3월 퇴직한 토카치노씨가 아들과 함께 세웠다.
대표적인 상품은 까망벨 치즈.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을 수차례 방문하여 터득한 기술을 이용하여 일본인에게 알맞은 까망벨치즈를 만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도카치지역에서 풍부하게 생산되는 콩을 첨가하여 독특한 풍미와 맛이 자랑인 빈즈 까망벨의 인기는 소비자들사이 가장 높다.
특이한 사항은 한다목장 보다 kg당 11엔이 많은 66엔에 원유를 구입하여 치즈를 만든다. 다만 세균수는 원유 1ml당 1천마리 이하이어야 한다.
(유)토카치노 프로마쥬에서 버스로 한시간 30분 거리인 공동학사 신토쿠농장은 25년전 설립되었으며 12년전부터 치즈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 곳은 신체가 부자유스러운 사람을 비롯 마음에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 사회나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사람, 농축산업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 등 50명이 함께 일하고 도와가며 생활하여 경제적·정신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복지시설이다.
현재 사육중인 젖소는 홀스타인과 브라운스위스 등 2개품종으로 모두 78두이다.
신토쿠농장은 HACCP인증업체인데 프랑스식이다. 미국식으로 할 경우 대기업 체제를 갖추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브라운스위스종은 홀스타인종에 비해 유량은 15%정도 적으나 유단백량은 20% 정도 높아 치즈생산을 다변화하는데 아주 유용한 품종이라는 것.
유질검사는 매일하고 한번씩 있으며 식품가공기술센터에서 발간한 치즈공방을 위한 기술서에 의해 사고가 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 제1회 전일본 치즈 콘테스트에서 당당히 그랑프리의 영예를 거머쥐어 그 이후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곳의 책임자 미야지마씨는“치즈는 1일 생산하는 원유 1톤중 약 절반인 5백kg로 12종류를 생산, 판매하는데 올 상반기 치즈판매에 의한 소득은 전년 보다 20% 증가한 6천만엔이다. 이 소득은 신토쿠농장 50명이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는 액수”라고 귀띔했다. 미야지마씨는“최근 소비자들의 치즈 선호도가 소프트타잎에서 하드타잎으로 바뀌고 있어 치즈공정생산과정을 변화시킬 방침”이라고 밝히듯 연수단이 방문한 날 신토쿠농장 치즈공장은 증축되고 있었다.
일본에서 연간 생산되는 원유 8백만톤 중 시유용은 5백만톤이며 나머지 3백만톤은 가공처리되고 있다. 일본의 유가공 목장은 북해도 40개소를 포함 1백30개소에 이른다.
북해도낙농연수단 일행은 지난 17일·18일 양일간 세계 유일의 낙농대학인 북해도낙농학원대학 식품과학과 안도고우찌교수·김진보조교수(한국인)를 비롯 대학생·대학원생 10여명과 함께 일본농림규격의 스트링치즈와 아이스크림 등을 수차례에 걸쳐 직접 만들어 보면서 궁금하게 여겼던 공정과정을 터득했다. 특히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유의 질에서부터 작업과정에서의 온도 등이 얼마나 중요하고 색소와 향은 언제 첨가하는 것이지를 실습을 하는 과정에서 각자 요령을 터득했다.
연수단 일행은 삿뽀로로 이동하여 3대째 대물림을 하는 마찌무라농장을 방문했다. 이 농장은 1918년 설립된 목장으로 1928년 브리더로써 미국·캐나다에서 우수축을 수입하여 종축을 생산, 판매하였으나 가축인공수정사업이 활발해지면서 60년대를 전후하여 종축생산목장에서 시유생산으로 전환한 목장이다.
젖소 3백90두중 1백90두를 착유중이다. 지난해 우군검정 두당평균 산유량은 연간 약9천kg. 1일 생산되는 원유 5톤5백kg은 전량 90ml·1백80ml·5백ml·1천ml 들이용 저온살균우유를 비롯 각종 요구르트 등으로 가공하여 24개현 68개 지점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마찌무라목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우유공장에 5명, 우사에 5명 등 모두 10명인데 공장에 근무하는 직원의 부인들이 매일 오전에 아르바이트로 출근하면서 돕고 있다.
목장 부지는 목초지 1백ha·사일리지용 옥수수포 20ha·보리재배포30ha·우사 등 5ha등 모두1백55ha로 조사료를 완전 자급하고 있으며 보리는 판매하여 다른 곡물을 구입하고 있다.
19일 하오 6시 KE 766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연수단 일행중 일부 단원은 22일 현재 일본에서 배운 경험을 토대로 목장에서 실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