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10월에 접어들면서 돼지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양돈농가들 뿐만 아니라 관련업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사회 전반적으로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가 크게 둔화되면서 돼지고기 소비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은 10월에 바닥을 치고 11월부터는 서서히 상승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본지는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연말까지의 돼지값 전망을 들어봤다. ▲김동성 전무(대한양돈협회)=돼지값은 10월에 최저로 보고 있으며 11월부터는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돼지값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며 사육두수 증가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도매시장 출하물량이 평소보다 10%가량 증가해 하락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11월부터는 돼지콜레라 예방백신 등의 영향으로 유·사산이 증가했던 점과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방영될 예정인 돼지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TV광고,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돼지고기 소비촉진 행사 등으로 돼지값 상승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최동수 본부장(CJ푸드시스템 축육사업본부)=삼겹살을 제외한 부위의 소비 위축으로 인해 육가공업체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육가공업체들은 상반기 돼지값이 높았을 때의 손해를 하반기에 어느 정도 만회해야만 연중으로 안정된 운영을 할 수 있는데 올해는 연중으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육가공업체들이 돼지값 하락시 작업두수를 늘려야 하지만 올해는 소비위축으로 인해 이마저도 기대하기 힘들어 돼지값 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앞으로의 전망은 11월부터 출하두수가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큰 폭의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며 저돈가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특히 내년도에는 올해보다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은데 올해보다 지육평균 1백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영철 소장(정P&C연구소)=내달 초 정도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다. 따라서 양돈 농가들은 지금 최대한 천천히 증체시켜 출하를 지연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재 돼지값이 이같이 떨어진 것은 돼지출하두수가 많기 때문이며, 내달 초 회복세 전망도 출하두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제 누구나 뻔히 알고 있는 이 같은 현상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이냐는 것이다. 대만은 일본에 돼지고기 수출이 한창 이루어질 때 1천만두를 사육했으나, 지금은 6백만두 수준으로 줄었다. 수출 안 되는 물량만큼 줄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연간 8만두를 수출할 당시 돼지 마리수가 8백만두였는데 일본 수출이 중단된 지금 사육마리수가 10%정도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 연례 행사처럼 치러지고 있는 이 같은 현상은 구조적으로 피할 수 없게 돼 있다. 돼지고기 소비 확대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돼지 사육마리수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정선현 기획실장(양돈협동조합 연합회)=우리 양돈산업은 90년 이후 비약적인 질적 양적 발전을 거듭하며 대일무역역조개선에 효자 농산물로 인정을 받았으나 2000년 3월 초유의 구제역발생 이후 고부가가치 수출지역인 일본의 진출이 중단되면서 수출부위의 수요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돈가가 2천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양돈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니 수매를 하라는 등 각종 정부지원책이라도 요구하였으나 최근에는 돈가가 1,700원대까지 하락하면서도 정치ㆍ경제전반이 어려운 관계로 우리 양돈산업의 어려움이 희석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더욱이 질병예방관리, 항생제규제, 분뇨처리, 악취방지 등 제반법규와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양돈업을 영위하기에는 그 어느 해 보다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이 현실이다. 어쩌면 매년 반복되는 순환성 하락이라 볼 수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생산량 대비 소비가 구조적으로 받쳐주지 못함을 알 수 있겠다. 그러나 엄격히 계산을 해보면 총수요량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돈육수입국 위치에 있음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돈육소비구조로는 우리 양돈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계절적 소비등락이 적고 지속적인 마케팅개발과 제품개발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가장 이상적으로는 선진국과 같이 최소한 2차 돈육가공제품의 소비시장이 전체 돈육시장의 30%이상을 차지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될 수 있으면 다행이나 구조적인 소비문화 차이로 그렇지 못할 경우 대안을 찾아야할 것이다. 그 단적인 예로는 계육소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돈육과 계육은 우리국민이 찾는 육류 중 가장 많이 선호하는 고기이지만 소비시장접근은 계육이 앞선 것으로 판단된다. 계육은 부위별로 고른 소비가 유도되고 있는 반면에 돈육은 외식 및 프랜차이즈가 늘어날수록 삼겹, 갈비 등 선호부위의 소비를 증가시켜 소비구조를 왜곡시키고 수입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만약 수출부위 돈육을 가지고 다양한 계육체인점과 같이 가정용 배달 및 즉석안주제품 등 선호제품으로 개발하여 소비자의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현재와 같이 악순환이 계속될까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갈수록 FTA, DDA협상으로 인한 대외개방 압력은 높아지고 있고 우리는 청정화가 안되어 일본으로부터 수입국으로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 있지만 다행히 금년 11월 자조금 대의원 선거가 잘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자조금으로 이러한 근본적인 핵심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한 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성호 차장대우(농협중앙회 축산조사팀)=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육두수가 늘어나면서 가격하락은 농가나 관계자들 모두 인지했지만 의외로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9월 사육두수는 9백29만두로 조사돼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5만4천두 가량이 늘어났다. 이런 상태에서 다음달까지는 약보합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2만원대에서 바닥은 친 것으로 분석되지만 12월은 되야 경영비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사육두수가 늘었어도 최소한 연말에는 소비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양돈농가들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 동요 없이 정상적인 출하를 지속하는 것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바람직할 것으로 믿는다. ▲임남빈 실장(농협서울축산물공판장 경매실)=돼지가격은 kg당 1천6백원대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2∼3일 출하물량이 감소하면서 지난 17일 1천8백원대를 회복했다. 1천6백원대가 바닥으로 보이며 더 이상 하락은 보이지 않고 1천8∼9백원대에서 약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서서히 상승곡선을 그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산지에서는 의외로 출하대기물량이 많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며 육가공업체들이 바닥시세를 보임과 동시에 물량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여 큰 하락폭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사육두수가 늘어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큰 가격상승도 당분간은 힘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편명식 부장(천하제일사료 양돈PM)=9월 추석이후 급락했던 돈가는 10월 최저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탈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도축두수가 증가한 것은 돈가의 계절지수 적용에다 불황으로 인한 양돈농가의 불안심리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며 차츰 도축 두수는 정상이하로 감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돈가 관련 현재 악재보다는 호재가 많은 상황이며, 그 호재는 첫째, 사육두수가 사상 최고인 9백28만7천두라 하더라도 전국사료생산량이 전년누계비 4.3%가 줄어들은 상황이며, 8월 44만8천톤으로 추정시 현재 사육두수는 전년보다 현저히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현재 돈육 재고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고(전년동기비 .2%, 전월비 14.1%) 특히 수출부위의 감소세가 크다는 것은 돈가가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셋째, 전국사료생산량중 돼지 단계별 사료량중 특히 자돈사료 감소량(전년비 20%, 8월비 5.5% 감소)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단기적 돈가를 예측할 수 있는 육성 비육돈 사료량 역시 감소됐다는 것은 현재 출하두수가 10월 이후 감소할 것이라는 증거이다. 넷째, 지난 5∼6월 있었던 모돈의 유사산이 정확히 어느정도 인지 판단할 수 없으나 농장마다 15%이상의 모돈에서 다발한 것으로 추정들을 하고 있어 11월이후 출하두수는 분명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PED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현재에도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어 출하두수 감소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여섯째,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돈가하락이 최대치를 이루지 못하고 다시 하락함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농가들의 폐업이 급증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 돈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일곱째, 현재 돈육 수입은 8월 전년누계대비 16.7%정도가 감소한 상황이며, 최근 다시 증가세를 타고 있지만 미국 및 캐나다 등의 세계돈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고, 돈가가 다시 회복세를 보일것이라는 육가공업체의 기대 심리에 의한 일시적 상황으로 추정되어 다시 감소세를 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악재로는 첫째, 경기악화로 소비가 20∼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돈육소비촉진운동의 새로운 전략이 세워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육가공업체의 구매감소가 예상되며, 셋째 DDA협상과 한칠FTA협정이후 양돈선진국과의 FTA협정이 한국 양돈업의 존폐가 걸린 심각한 문제인 것만이 틀림없다. 결론적으로 10월이후 돈가는 악재보다는 호재가 많기는 하지만 소비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어느누구도 향후 돈가를 장담할 수 없겠으나 틀림없는 것은 현재 돈가보다는 상승세를 타게될 것이며. 11월 2천2백원대 회복, 12월 2천5백원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약간의 소비만 뒷받침된다면 2004년 상반기는 돈가 상황이 매우 긍정적이어서 6개월 평균 2천8백원대 이상을 조심스레 예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