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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시대-돼지고기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1.01.08 1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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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온도 0"c로 신선함을 지켰다" 미국산 냉장포크 삼겹살 600g 1근에 4140원! "
1999년 10월 1일에 난 신문 광고이다. 그로부터 만 10년 뒤 2009년 10월1일 "한국은 미산돈육의 국제 경쟁력에 밀려 50%는 외국에 시장을 내주고 자급율 50%를 유지하고 있으며 잔존하고 있는 양축가는 10년 전의 10분의1인 2000농가만이 명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될 수도 있다. 축산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국산돈육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왜 이렇게 좋지않은 시나리오를 그리는가? 최선의 시나리오만 그리고 있으면 예상변수가 조금만 빗나가도 결코 달성될 수 없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으면 결코 그렇게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소비자중심! 오로지 정답은 모든 돈육의 생산, 커트미트, 가공제품개발, 마케팅등 모든 것이 소비자 오리엔티드(oriented)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를 무시한 제품생산은 있을 수 없고 존재할 수 없다. 소비자의 니즈(needs)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품은 외면당한다. 양돈농가의 고객은 도매시장중개인과 육가공업체이다. 중개인과 육가공업체의 고객은 정육점, 슈퍼마켓과 레스토랑이고 이들의 최종고객은 일반소비자이다. 덴마크의 스탭홀베르크 육가공공장에서 말한 "한국에서 원하는 제품 스펙을 말하시오. 원하는 데로 만들어 주겠소"할 때 진정한 경쟁력을 보게 된다.
현재 한국소비자의 기호는 어떤가? 가정용과 외식산업을 포함한 돈육생육시장90%대 가공육시장 10%의 비율. 아직은 생육시장이 절대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위별 선호도면에서는 삼겹살, 목심,
갈비가 8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부위별 편중이 심하다. 등심, 안심, 전후지는 서자취급을 받고 있다. 이는 생고기 로스를 위주로 하는 소비자에게 일차 원인이 있으나 비인기부위의 개발을 등
한시하고 수출로만 해결하려 했던 육가공공장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돼지는 한마리 생산했는데 쓸만한 부위는 반밖에 되지않고 반절은 마치 잡육처럼 처리해야 한다면 양축가와 육가공업체 모두의 경쟁력이 약해질 것이다. 인기부위에서도 목심의 증가가 눈에 띈다. 유통방법적 측면에서는 냉장육이 6대 냉동육4로 냉장육의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구매의사결정의 요인으로서는 신선도(37%)와 위생상태(31%)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즉 일반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돼지고기는 신선하고 위생상태가 좋은 냉장육으로서 삼겹살과 목심이다. 미국산돼지고기 광고가 바로 이 "신선냉장육삼겹살 1근 140원"이라고 했으니 소비자의 구매행태를 정확히 꿰뚫고 있을 뿐아니라 가격도 100g에 700원이 되지않으니 시장성이 상당한 것이다.
이런 소비패턴이 가정에서 외식으로, 생육에서 가공육으로, 삼겹,목심에서 등심,안심으로 확대되기 까지는 상당한 노력과 시일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은 생육대 가공육이 7:3 미국은 1:9로
가공육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아주 대별된다. 일본은 시장자유화가 된 지 꽤 오래되었지만 여러 비관세장벽과 점진적 관세인하, 직간접보조금 지원 등으로 자국의 양돈가를 보호하여 1999년 약 60%의 자급율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은 다꾸앙과 사시미로 대표되는 식문화 단순성의 나라가 아니라 다양성의 나라이다. 돈육의 경우 HMR(Home meal replacement;가정대체식품)의 개발, 수십여종의 가공육제품, 정육점과 슈퍼마켓정육부에서의 각종다짐육류, 양념육류, 바베큐류, 도시락재료류 개발등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소비자를 상대로 한 필사적인 제품개발과 마케팅으로 그나마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일본의 추세를 볼 때 앞으로의 소비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첫째 고품질 규격화된 냉장생육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둘째, 외식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셋째, HMR이 확산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돈육의 경쟁력은 육가공업체, 정육점, 레스토랑의 비인기부위에 대한 제품개발과 더불어
생산자의 브랜드화가 필수적이다. 브랜드육의 조건은 첫째, 특징이 있어야 한다. 즉 일반돈육과 달리 지방이 얇다거나 맛이 고소하다거나 건강식품적 기능이 있다거나 하는 등이고 둘째, 규격이
통일되어서 항상 같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체중, 일령, 혈통, 사료, 도축관리, 유통등을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품질관리 즉 가짜 제품이 없어야 한다. 넷째, 정시정
량판매 즉 일년 365일 언제나 일정량의 브랜드육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하며, 다섯째, 돈육은 싸다는 인식이 있어서 위4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가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외식산업의 매출은 가정용에 비해 1993년을 기점으로 수요가 많고 점차 증가하고 있다. 외식체인업이 가능하려면 균일성과 대량생산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일차적으로 규격돈 생산에 대한 책임이 양돈가에게 뿐만 아니라 관련업체 전반에 걸친 시스템적인 문제로 변화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일본 돈육 전문가들은 육가공공장에서 생산된 육질이 가공공 자체의 제품생산과정상의 부실이라기 보다 생산단계에서의 부적절한 관리에 의해 대부분 나타나는 원천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즉, 육가공업체와 도매시장 중매인이 요구하는 품질수준을 준수하고 따라야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또 HMR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았는 데 이는 한국도 직장주부가 증가하고 반핵가정(1-2인가정)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으로서 시간적인 가치와 편의성에 대한 중요도가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HMR(가정대체식품)은 ready to cook(조리만하면 먹을 수
있는), ready to heat(따뜻하게만 하면 먹을 수 있는), ready to eat(그대로 먹을 수 있는)등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일류레스토랑의 요리를 가정에서 맛볼 수 있도록 하는 상품개발이 요구된다.
경쟁전략은 경영학원론적 측면에서 아직까지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원가우위의 전략이다. 이것 때문에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WTO니 GATT니 하는 강대국논리가 세계질서인 양 자리잡고 있다. 둘째, 차별화전략이다. 가격경쟁을 뛰어 넘어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개발하여야 한다. 생육시장이고 외식산업이고 HMR이고 간에 차별화되고 개성화되고 상표화되어 자기의 이름과 얼굴의 이미지를 높이고 부각시켜야 한다.
셋째는 세분화전략이다. 각각의 시장마다 독특한 환경이 존재한다. 정육점, 슈퍼, 외식체인점등은 각각의 수요층과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요구를 정확히 분석하고 대응하는 자세가 중요하
다. 이 세가지 경쟁전략을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적합하게 적용하며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변화를 리드하여야만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