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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한우)현장 실사를 다녀와서

축산물등급판정소 등급기술부장 윤 영탁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10.29 11: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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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브랜드의 발굴과 시상을 통해 브랜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2003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현장실사가 10월 6일부터 11일까지 1주일간 이루어졌다.
이번 실사의 목적은 경진대회에 응모한 브랜드업체가 제출한 서류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서류심사에서 선정된 12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실시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한우브랜드화는 2000년에 실시된 '우리축산물브랜드전'을 계기로 가시화되기 시작하여 2003년 현재 상표등록을 한 138개를 포함하여 177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대부분이 산지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번 실사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종래의 브랜드가 비육을 하는 생산자의 상호 친목적 모임인 면이 강한데 반해 최근에는 상품(고기)에 브랜드명을 표시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대형소비유통망과 연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분명 브랜드화의 올바른 방향이라 할 수 있고 계속 발전시켜야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점에서 브랜드의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구체화 시켜가지 못하고있는 곳도 있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1. 생산 규약이 설정
공산품브랜드의 경우 동일한 품질의 상품을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으나 축산물은 혈통과 사양방법 그리고 유통과정에 의해 상품의 품질이 크게 좌우된다. 특히 한우는 사육기간이 길고 마리당 가격이 비싸 한사람이 브랜드화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두수를 사육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지역을 중심으로 비육을 하는 농가가 영농조합 등을 조직하거나, 농·축협 등의 생산자단체 또는 시·군 등의 지자체가 브랜드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번 실사결과 생산규약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브랜드가 적었는데 생산규약이 취약한 브랜드는 비육농가가 영농조합을 결성한 곳이나 지자체가 브랜드를 갖고 있으나 결속력이 약한 곳, 그리고 생산기반이 집중되어 있지 않은 유통브랜드이다.
생산규약을 통해 브랜드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실천함으로서 브랜드특징을 형성시킬 수 있고 이렇게 상품화한 고기를 유통시켜 브랜드연상을 통한 소비촉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혈통관리, 사료의 통일, 급여방법의 통일, 출하시기의 통일 등이 필요하나 생산규약이 없거나 관리가 허술한 브랜드는 판매를 개인의 필요에 의해 문전거래 또는 도매시장 출하 등으로도 하고 있어 브랜드의 의미가 퇴색되고있다.

2. 번식기반
한우브랜드의 취약점 중에 하나는 번식기반확보가 제대로 되고있지 않다는 점이다. 번식기반이 나름대로 확보되었거나 잠재력이 있는 곳은 종전에 한우개량단지로 지정되었고, 아직도 도시화가 되지 않은 산간지역인데비해 서울등 대도시에 인접해 있을수록 번식기반이 취약하였다.
축협이 중심이 된 산간지의 모 브랜드는 번식농가와 계약에 의해 밑소를 구입하고 이를 집중 사육관리하고 있으며 도시인근의 모 브랜드는 산간지의 번식농가와 계약에 의해 밑소를 구입·비육하여 생체 초음파 검사를 통해 품질이 우수한 소만 브랜드로 출하하고 있었다.
번식기반의 중요성은 안정적으로 밑소를 공급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통관리를 통해 자질이 우수한 소의 확보가 가능해 고 품질육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3. 브랜드 특징
실사를 한 브랜드명을 유형별로 보면 지역과 지역특산물을 혼합한 것이 4개, 지역명칭을 사용한 것이 6개 기타가 3개이다.
이들 브랜드는 나름대로 브랜드특징을 살리기 위해 지역특산물을 사료에 혼합하여 먹이거나 TMR사료를 개발하여 급여하고 있으나 자기 브랜드의 특징을 확실하게 설명하는 브랜드는 많지 않았다.
단지 1등급의 출현율이 몇%이상이라던가, 1등급 또는 2등급이상만 출하한다고 브랜드 특징을 설명하는데 이는 고급육의 의미지 브랜드의 특징으로서는 좀 미약하다.
브랜드 특징은 품질의 고급화뿐만아니라 브랜드고기가 갖고 있는 성분의 특징, 안전·위생성의 확보, 유통환경의 특징이 뚜렷이 나타나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의 한 바이어는 모브랜드업체가 브랜드한우라고 똑같은 1등급고기를 일반한우보다 비싸게 매입해주기를 요구해와 결과적으로 판매가를 높일 수밖에 없었는데 소비자가 같은 1등급고기인데 왜 비싼지모르겠다는 질문을 해와 답변이 궁했다는 말을 내게 해주었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브랜드의 특징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수단의 하나로 소 개체식별시스템등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수가 있겠다.

4. 사육규모
2003년에 조사된 177개의 브랜드별 사육규모를 보면 1천두이상 2000천두 이하가 15.3%로 가장 많았다. 실제도 이번에 실사한 12개 브랜드의 1년간 총 출하두수는 1만1천여두로 브랜드당 평균 900여두를 출하한 셈이 된다.
이는 하루에 평균 2.5두 출하(1등급이상만 브랜드 명을 붙일 경우 약 1.5두)하는 것으로 판매를 특정지역으로 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판매점이 전국적으로 산재되어 있고 판매량도 많아 현재의 규모로서는 1개 브랜드가 1개 점포에서만 판매될 수밖에 없어 브랜드홍보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미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에는 규모를 중시하는 광역브랜드와 브랜드특성을 살린 지역브랜드로 구분 육성 발전시켜야 될 것으로 본다.

5. 판매 유통망과 홍보
이번 실사에서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부분중의 하나는 브랜드가 유통업체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많이 이동되었다는 점이다. 경남의 모 브랜드는 유통업체의 횡포로 브랜드육 납품을 중지 했으나 소비자가 요구해와 종전보다 좋은 가격으로 재 납품하고 있고, 입식자금도 일부 지원 받고 있다고 하고, 전북의 모 브랜드는 외국계 유통업체가 좋은 가격조건으로 20년간 계약을 요구해와 우선 10년간 계약을 했다고 한다. 또한 경기도의 모 브랜드는 대형 유통업체와 포장지 디자인의 개발 등 브랜드로서의 고급적 이미지 구축에 지자체가 발벗고 나서고 있으며 강원도의 모 브랜드는 농협 하나로마트에 납품하고 있는 등 종전보다 많이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도 브랜드고기를 생산해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소위 반쪽브랜드가 많이 있음은 안타까운 일중에 하나이다.

6. 맺는 말
이번에 실시되는 축산물브랜드경진대회는 우리나라의 브랜드 현실을 정확히 알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시의 적절한 대회라고 본다.
이 대회를 통해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설정되고 브랜드별 취약점이 보완되어 지길 기대한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고 미래를 위한 설계의 장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대회의 의미를 각 브랜드가 이해를 해 축제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