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최고 경매가를 받는 소는 상식적으로 볼 때 최고의 평가를 받은 소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최고 경매가와 객관적인 평가에 근거한 최고품질의 소가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나타났다. 기자는 대회가 끝난 후 적지 않은 농가들로부터 “최고가 최고로 인정받지 못할 바에야 최고가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불평을 들었다. 심지어 “이러다간 대회가 본연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유통업체와 브랜드주체의 무분별한 마케팅경연장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하고 대회무용론까지 펴는 관계자들도 있었다. 그들의 얘기는 한마디로 육질 등 종합적인 성적이 가장 우수한 소가 아니고 그렇지 못한 소가 최고가를 받을 바에야 누가 최고의 소를 생산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냐는 것이다. 노래자랑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면 대체로 가창력이 최고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최고가에 경매된 소의 성적이 가장 우수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이런 예측이 빗나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많은 한우인들이 대회운영에 불만을 털어놓고, 심지어 대회무용론까지 펴는 데에도 바로 이러한 정서가 깔려 있는 것이다. 한우능력평가대회를 놓고 뒷말이 무성한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유통업체의 최고가에 대한 무분별한 경쟁심이고, 또 하나는 대회운영상 이를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브랜드주체는 어찌됐든 회원 농가 중에서 최고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고, 수요업체는 어떻게든 최고가의 소를 구매해 이를 홍보하려는 의욕(?)이 넘쳐 이런 문제가 잉태된 것이다. 경쟁은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그것은 더 이상 경쟁이 아니며, 자칫 한우능력평가대회 자체를 위축시키고 나아가 고급육바람이 불고 있는 한우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회운영 역시 보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경매를 하루 또는 일시에 끝냄으로써 그처럼 설익은 경쟁심이 작용할 여지를 차단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서도 또다시 이런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은 결과적으로 주최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우능력평가대회는 일본의 전국화우공진회 같이 고급육바람을 일으키는 대회여야 한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소가 최고가를 받고 모두가 축하의 박수를 쳐주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곽동신 dskwak@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