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축산인들이 우려하듯이 매년 수많은 축산물브랜드가 양산되고 있고 이제 그 수도 700개를 넘어서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브랜드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유통업체와 당당히 거래계약을 하고 있는 브랜드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가, 만약 특정 브랜드에 커다란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유통업체나 소비자로부터 우리 축산물 전체가 불신 받을 우려가 있다. 이미 우리 시장은 애국심에 호소했던 과거와는 달리 수입축산물에 크게 잠식당하고 있어 우리 고유의 맛과 품질, 위생 등 외국산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판이다. 우리 부에서는 축산업의 전략적 축으로서 브랜드화를 통한 시장차별화에 큰 비중을 두고 있고, 건실한 브랜드육성을 통해 육종개량, 사료, 사양관리, 번식, 시설환경, 유통, 경영기법 등 농가수준을 토탈시스템 방식으로 개선해 나가면서 농가 규모화 또는 전업화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 DDA 등 개방화에 맞서는 수단이라는 것을 중시하여 여기에 맞추어 중장기 투융자계획을 수립할 예정에 있다. 금번의 『2003축산물브랜드경진대회 및 전시회』도 많은 분들의 관심 속에 무사히 마쳤고 다소 미진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시수준과 부대행사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어진 것 같아 담당자로서 안도를 하고 있다. 사실 이번 행사의 주 목적은 우수브랜드를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브랜드가 난립되었다고는 하나 시장의 다양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이리저리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하기도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고 현재의 상황을 그냥 방치할 수도 없기 때문에 포지티브 전략을 통해 우수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육성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고 일차적으로 경진대회를 통해 우수브랜드를 발굴하고 선정된 업체에 대해서는 홍보 등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축산물 브랜드경진대회 구상은 연초부터 되어 있었고 6월에 절차마련을 하여 8월부터 본격 가동하였다. 평가 대상품목은 브랜드화가 가장 필요한 한우, 나름대로 브랜드 판매비중이 50% 이상 되지만 브랜드화 비율이 좀더 높아질 필요가 있는 돼지로 정하였다. 닭고기는 주요 브랜드업체가 전국 닭고기 유통량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이미 브랜드화가 정착되어 있다는 점과 아직 닭고기 등급제가 본격 시행되지 않은 점, 계란의 경우 소규모 기능성계란의 판매비율이 높아 평가항목의 개발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어 금번 평가에서 제외하였다. 평가기준 마련을 위해서 1차적으로 각계 전문가를 통해 기본 안을 작성하였고 이것을 가지고 전문가집단 회의를 거쳐 평가기준안을 만들었다. 최종적으로 평가기준안에 대해 시·도, 연구기관, 관련 협회 등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쳤다. 평가기준안은 다시 축종별로 전공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 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 기준이 마련되었는데 크게 생산기반, 사양관리, 고급육생산, 위생관리, 브랜드관리시스템에 중점을 두고 분류하였고 각 분류에 다시 세분류를 하였다. 평가기준의 큰 골격을 짜는데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세분류 기준 및 배점에서 많은 시간을 소요하였다. 물론 브랜드로서 기본적인 규모화, 고품질·균일화에 대해서는 엄격하였지만 공산품이 아닌 축산물브랜드에 대해서 과연 이상적인 만점 기준을 어디에 두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판단의 어려움이 있었다. 각 시·도의 추천과정을 거쳐 31개 브랜드(한우 17, 돼지 14)에 대한 서류를 접수한 후, 서류를 통해 분석 가능한 것은 전문기관에 분석(혈통등록, 규격돈비율, 출하체중, 등급출현율, 거세율 등)을 의뢰하였고 서류심사를 통해 자료의 충실도 및 신뢰성, 규모화 등을 기준으로 현장방문대상 업체를 선정하였다. 현장방문 이후 최종 평가위원회에서실사팀 구성원 각자는 전문분야별로 현장실사 결과를 보고하였고 채점방식에 대한 평가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업체별 채점을 한 직후 수상업체를 확정하였다. □ 한우 한우는 브랜드간에 가장 특징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 생산기반과 생산자브랜드로서의 판매 등 유통부분이었다. 생산기반 분야에서는 회원이 사육하는 두수와 행정구역의 전체 사육두수와의 구별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브랜드가 있었고 밑소의 혈통등록이 미진한 브랜드도 여러 곳이 있었다. 아울러 밑소기반이 취약, 해당지역에서 생산한 밑소보다 타지역에서 구입한 밑소를 이용하는 브랜드도 많이 있었고, 명성이나 역사에 비해 연간 출하두수가 적은 브랜드도 보였다. 브랜드의 거의 대부분이 거세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비육단계별 사양프로그램 준수, 비육월령 등이 확실하게 지켜지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거의 대부분 브랜드업체의 육질 1등급출현율이 전국 평균을 훨씬 상회하였지만 의외로 육질 1등급출현율이 기대치보다 낮은 브랜드로 있었는데 이는 우수브랜드로서의 기본인 시스템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대부분의 브랜드업체가 농가와 느슨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향후 우수브랜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규약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자기 브랜드 이름으로 유통하는 비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시·군·축협·농업기술센타 등과 상호연계되어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이 평가위원들의 수상업체 선정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본다. □ 돼지 돼지 브랜드는 전반적으로 육가공업체 단위의 브랜드로서 생산보다는 유통브랜드의 성격이 강하였다. 돼지고기의 대일 수출중단 이후 내수 위주의 유통에서 브랜드의 역할이 커지면서 유통업체에서는 고유 상표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브랜드가 활성화되고 있고 한편에서는 지자체 지원 또는 영농법인 결성으로 생산자 단체의 브랜드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지만 규모면에서 볼때는 브랜드의 초기단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생산기반의 경우 브랜드 결성에 필요한 종돈의 혈통등록 및 모돈 통일 등에 대해서는 참가 업체 대부분이 양호한 편이었으나 규모가 큰 브랜드일수록 회원농가의 전국화 등으로 인해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에 다소의 어려운 점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사료통일은 사료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였고, 대부분의 브랜드가 사료를 통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돼지고기의 품질고급화에 중요한 요인인 비육후기 사료의 급여는 적어 아직도 생산농가의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도축단계의 위생관리는 HACCP 적용으로 외형상으로는 향상된 것으로 보이나 도축방법, 예냉시설 관리 및 품질관리 등에는 많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가공장에 대한 HACCP 적용 이 미진한 것으로 보였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리콜규정 또는 적립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홍보에는 브랜드간에 많은 차이를 보여 좀더 체계적인 홍보활동으로 브랜드의 활성화 유도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브랜드 육성차원에서 이루어진 금번 행사는 모든 브랜드업체의 지대한 관심속에 이루어 졌다. 사실상 공정하고 엄격한 평가기준 마련과 평가절차에 신경을 집중했지만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모처럼 어렵게 만들어진 이 행사를 축산인들의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공정하고 예측가능한 평가지표가 설정되어야 하겠다. 금번의 평가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던 분뇨처리 등 환경부분, 컨설팅, 지역내 클러스트 형성여부 등을 포함한 평가항목이 다양하고 세밀하게 다듬어 져야 하 고, 확정된 평가기준에 대해서는 평가기준별로 상세한 내용을 담은 책자를 제공함으로서 관심있는 업체에서 미리 준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가급적 수상내용의 다양성을 기하여 많은 업체가 참가토록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끝으로 국내시장에서 우리의 우수한 브랜드가 소비자로부터 사랑받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다는 것을 믿으면서 차기 대회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