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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원예 작물에 대한 액비 시용 효과

임상현(강원도농업기술원)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11.19 10: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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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에서 분뇨 처리 및 관리 방법은 농가의 규모 입지 조건 각종 환경 규제 등의 여건이 달라 특정한 수단을 일관되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액비화는 대규모 슬러리 돈사에서 발생하는 수분 함량이 95%이상인 액상 분뇨를 퇴비화의 방법으로 효율적인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시설 원예 작물에 대한 액비 시용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 시설 과채류 재배시 액비 사용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으로는 첫째 대체로 화학 비료에 비해 초기 반응이 늦다는 점이다. 관행에 익숙한 농가에서 과도한 투입이 우선의 수량을 높이는데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투입과 산출의 균형이 깨지면서 지속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관행적으로 작물의 생육을 보고 시비량을 결정하는 경우 화학비료보다 과다 투입의 가능성은 많아 보인다.
둘째, 액비의 농도가 너무 낮아서 기비의 경우 바닥에 질척하게 고였다 화학비료로 사용할 경우 몇 포를 운반하면 그칠 일에도 대형탱크를 이용해야 한다면 작업이 복잡하고 힘들어 진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농축기술의 도입이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아야 한다. 현재 개발되어 있는 기술수준만으로도 도입은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셋째는 농가 수준에서 양분의 비율을 맞추기 힘들다는 점이다. 액비의 분석은 물론이고 부족한 비료성분을 계산을 통해 구하고 녹여 넣은 작업을 농가자체로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농가 토양을 분석하고 작물의 상태에 적합하도록 맞춤형 비료로서 쓸 수 있다면 폐기물 처리가 아닌 적당한 비료 가격을 지불하고라도 수용될 것이다. 이미 시설재배용으로는 작물의 생육단계에 맞추어서 사용되는 액비 또는 수용성 복합비료들이 시판되고 있다. 양분의 조성은 이에 준하면 되고 축산분뇨 액비를 고급화할 경우 타킷이 되는 시장도 바로 이것이다. 여기에 시설 재배 농가에서 선호하는 미생물 등의 보조제를 첨가한다면 충분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축산분뇨 액비체계에 관한 제언을 한다면 첫째 지역단위의 관리체계 문제다. 이제까지 국내에서 축산 분뇨에 관한 관리는 대부분 개별 농가 수준에서 처리되도록 국가적으로 지원해 왔다. 그러나 경제적, 기술적 지원과 행정적 규제를 동원한 지금까지의 처리 방식은 효율이 매우 낮아서 개별 농가 수준의 처리 방법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가축 분뇨의 관리 체계는 지역단위의 통합 관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축분뇨의 비료화는 친환경 농업이라는 미명하에 기준 없는 무분별한 보급 체계로 일관해 왔다. 이 또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축분뇨의 재활용이 친환경이라면 그것은 포괄적 개념에서 친환경이다. 단지, 재배와 소비의 의미에서만 본다면 친환경이라고 할 수 없다. 절도있게 양분 수지의 조절을 하기 어렵다면 차라리 환경 오염에 가깝다. 양분수지를 맞추는 조절이 가능하려면 역시 소규모 개별 농가의 처리에는 문제가 있다. 조건에 따라서 변화하는 성상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며, 역시 지역단위의 대규모 관리체계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고농축 및 고급 액비화다. 일반적으로 재배에 쓰이는 액비의 수요는 계절적으로 분산되어 있으며 축산 분뇨 발생지역과 일치하지 않는다. 4월 밭작물 재배에서 6월 벼재배 초기에 이르기까지의 수요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이외의 기간은 사용량이 많지 않다. 연중 소비가 가능한 시설 재배에서 관주용 비료로서의 사용은 아직까지 많지 않으며 요구하는 사양이 매우 까다롭다. 이에 대한 대안은 두가지다. 한 가지는 처리 후 액비를 정화 과정을 통해 고농도로 농축한 후 정화수는 방류하고 농축한 액비는 살균하여 저장성과 이동성을 동시에 높이는 일이다. 계절적 분산과 지역적 불일치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다른 한가지는 양분 보정과 미생물 등의 보조제를 혼합하여 액비를 고급화시키는 일이다. 까다로운 시설농가의 기호도를 충족시키는 방안 또한 축산 분뇨 액비화의 한가지 과제이다.
셋째, 공공 부담의 원칙이다.
축산분뇨의 액비화 및 상품화는 판매까지 연계되는 사업이므로 민간 기업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공공기관에서 수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액비화의 이익이 재배된 농산물을 구입한 소비자나 액비로 재배하는 농가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상품성 향상에 대한 논의는 별도의 가격산정이 있을 것이고) 그러나 축산 분뇨 액비로 재배된 농산물이 친환경 농산물로 비싸게 팔리는 예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축산분뇨의 자원화는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측면에서의 친환경일뿐 청경 농산물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비용은 환경 보호 측면에서 공공부담의 원칙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