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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농심 FTA 국회비준 반대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11.24 11: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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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농심(農心)이 지난 19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폭발했다.
이날 전국농민연대(상임대표 송남수)가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와 대학로에서 개최한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WTO·DDA 농업협상 반대와 한·칠레 FTA 국회비준 반대를 외치며 밤늦은 시간까지 여의도와 마포, 종로등 곳곳에서 경찰 저지선과 대치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송남수 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오늘 농민 대항쟁은 농민의 문제를 누구에게 의지해 해결할 것이 아니라 농민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의 표현”이라며 “WTO 농업협상과 자유무역협정 추진등 개방공세로 생사존망의 기로에 처해 있는 농업의 생존을 위해 4백만 농민이 단결해 정부의 농업개방론자들과 투쟁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서정의 회장(한농연)은 농민생존권 쟁취를 위한 정치연설에서 “농민연대에서 파악한 농가부채만 해도 농가당 1억4천만원에 달한다”며 “농가부채와 절망에 짓눌린 농민들이 하나뿐인 생명을 포기하는 이 상황을 여기모인 농민들이 반드시 끝장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회장은 “회원조합과 농민위에 군림해온 농협중앙회를 반드시 개혁해 농협이 농업의 당당한 주체로 거듭나야 하며 정부의 1백19조원 투융자계획은 정말 필요한 정책이 되도록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찬 의장(전농)은 WTO, FTA등 개방정책과 관련한 정치연설을 통해 “FTA 비준에 동의하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생명줄인 농업은 팔아먹는 매국자로 규정,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하자”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또 “노무현 대통령이 발표한 1백19조원은 연간 농업예산 9조, 10년간 농업예산 90조원이 포함된 것으로 농민들은 속아선 안된다”고 외쳤다.
이날 전국농민연대가 농민대회를 통해 요구한 사항은 모두 10개항으로 △WTO/DDA 농업협상·쌀 수입개방 반대 △통일대비 식량자급 및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종합대책 수립 △농업·농촌을 살리기 위한 농업투자계획 및 재원 확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추진 중단 및 DDA 농업협상이후 재논의등이다. 또 △상호금융부채를 포함한 농가부채특별법 개정 △신·경분리 조기 이행 등 근본적인 농업협동조합 개혁 △재생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실질적 소득보장이 되는 직접지불제 확충과 농가소득안전망 구축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농어촌복지특별법 조기 제정 △우리농축산물 소비촉진 및 청소년 건강증진을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을 요구했다.
이날 전국농민연대는 농민대회에 강원 4천명, 경기 4천명, 충남 1만3천명, 충북 5천5백명, 경남 1만8천명, 경북 1만6천명, 전남 1만5천명, 전북 1만3천명, 제주 5백명 등 모두 9만여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본 대회를 마친 오후 4시 농민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마포대교를 건너 공덕동로타리까지 두 갈래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또한 대학로에서 집회를 가진 농민 1만여명도 같은 시간 종로방향으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곳곳에서 경찰 저지선에 막히자 종묘 앞과 을지로, 국회 앞, 공덕동 로타리, 원효대교등지에서 전경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시위 현장에서 1백7명을 연행, 5명을 훈방조치하고 1백2명에 대해서는 시위 가담정도 등을 조사중으로 연행자 가운데 경찰버스를 불태우는 등 과격시위를 벌인 농민을 가려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거리시위에서 농민들은 수십명이 중경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