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채란업계는 하반기 들어서 계란가격 안정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타산업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불황의 늪에서 허덕여야 했다. 노계도태 지연과 환우 성행에 따라 큰알을 중심으로 예상치 못했던 계란공급이 이뤄진 반면 사회 전반에 걸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인해 계란 소비는 부진했기 때문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4/4분기에 입식된 산란실용계는 6백84만4천수로 전년동기 대비 15.5%가 감소한 것을 비롯해 올해 상반기의 입식량이 전년동기 대비 10.7%가 줄어든 1천4백24만1천수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육추사료는 올 1/4분기 6만9천8백23톤, 2/4분기 7만6천4백39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3%, 16.2%가 각각 감소됐다. 반면 올 상반기동안 산란사료 생산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90만7천2백32톤에 이르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7월과 9월에는 오히려 산란사료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에따라 계란의 수급불균형 현상도 심화되면서 산지계란가격도 생산비선을 밑돌며 농가들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서울지역의 경우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특란 10개를 기준으로 월평균 산지계란가격이 7백72.4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현실화가격 조사 발표방침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D/C폭이 계속 커져 얼마전에는 최고 14원까지 벌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실거래가격은 전반적으로 생산비를 밑돌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올해 노계도태 지연추세가 심화된 것은 것은 육가공품 판매가 위축된 상황에 돼지가격도 하락, 그동안 지속돼온 육가공업체들의 돈육으로 대체 현상이 더욱 가속화됨으로써 가뜩이나 계정육 수요감소에 어려움을 겪어온 계정육 업체들의 노계 작업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계정육업체들의 HACCP인증을 위한 가동중지 등의 여파와 함께 노계출하가 일시에 집중된 추세도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로인해 올초에는 울며겨자먹기식 환우가 급속히 확산된데다 일부 농가에서는 중추가 산란을 시작했음에도 노계를 빼지 못해 입식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노계를 개 장사는 물론 주변에 나눠주는 농가가 적지않았던 데다 일부에서는 굶긴후 소각하거나 몰래 매몰하는 사례까지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특히 경영난이 가중된 상당수 농가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신계군을 입식을 하지 못한채 노계 출하를 꺼리는 악순환의 반복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업계에 근본적인 노계 처리 대책의 필요성이 그어느 때 보다 중요히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계란소비 부진 및 대형할인매장에 의한 시장왜곡도 국내 산란계업계의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올랐다. 유통전문가들은 계란이 필수상품에서 점차 멀어짐에 따라 과거와는 달리 경기침체에 따른 충격도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형할인매장들의 경우 매장수의 증가로 올해 전체 계란판매량이 표면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각 매장당 판매량에 있어서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나마 세일기간동안 판매 집중현상이 더욱 두드러짐으로써 매출면에서는 그 감소폭이 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할인매장들의 세일경쟁은 유통시장혼란과 함께 산지계란가격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농가들의 그 부담을 고스란이 안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또다른 현안과제로 부상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