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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인플루엔자…업계반응 및 대책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12.17 15: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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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폭탄 맞았다" 망연자실

"원자폭탄을 맞았다"
지난 15일 충북음성의 가금인플루엔자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되자 계열화업계의 한관계자는 앞으로 업계가 받게 될 충격에 대한 전망을 이 한마디로 압축했다.
그러나 가공할 위력의 악재 출현과 함께 의사 발생 발표라는 '예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 현재 가금업계는 마땅한 대책을 마련치 못한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질병방역 및 위생확보 차원에서 가금산업에 대한 규제강화의 필요성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지난 12일 의사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 발생이 알려지면서부터 가금업계는 관련단체와 업체는 물론 농장단위에 이르기까지 전반에 걸쳐 유래없는 초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육계계열화업체들은 지난 12일부터 혹시나 올지 모를 추가발생에 대비하고 있으나 오염원 전파 우려로 직접 농장 방문은 삼간채 차단방역 주문에만 의지하며 사태의 변화만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계열화업계의 경영자는 "소비홍보는 개별적으로는 힘든데다 예방약이 없는 상황에 방역을 잘하라는 말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한양계협회의 경우 지난 12일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전직원이 대기상태에 있는 상황이다. 협회는 회원들에 대한 공문발송은 물론 연락이 되는데로 유선상으로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각 언론매체에 해당농장의 촬영이나 과잉보도자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계육협회도 각 회원사들에게 철저한 차단방역 주문과 함께 일요일에도 출근, 이상징후 여부 파악을 위한 일일 조사대장 작성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지난 16일까지 범업계 차원의 적극적인 공동대응책 전개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그 대책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단 모임자체가 어려운데다 특히 소비감소 우려에 따른 홍보 자체도 활동 범위가 지금현재로선 극히 제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육협회의 한 임원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에 인체전염여부 확인이 의뢰된 상황에서 언론이나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접근을 할수 있겠느냐"며 "시간이 해결해 줄 수밖에 없다"고 체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과잉보도에 따른 소비감소의 피해가 당초 예상치를 넘어서고 있는데다 의사 발생 추가 확인 및 16일 중앙방역대책회의에서 뒤늦게 3km 이내 모든 관련농가에 대한 살처분 조치 등이 내려지자 업계 일각에서는 "산업 자체가 절딴나는 마당에 현실을 핑계삼아 너무 안일하게 대처해 왔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관련단체에서는 정부의 방역조치를 면밀히 분석, 보다 강력한 방역대책과 이로인해 농가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보상 및 지원을 요구했어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범업계 차원에서 의사 발생 직후 각 메스컴이나 관계당국에 과잉 발표 자제를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가상시나리오에 의한 단계적 홍보 대책과 이에 따른 사업전개 방안을 만들어 피해를 최소화 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계장의 허가제 도입은 물론 육계농가들에 대해서도 등록제와 연계,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계열화업체의 한관계자는 "우린 지금까지 규제라면 거부감부터 표시해 왔다"며 "하지만 질병방역과 위생없이는 산업도 존재하지 못한다는 것을 실감한 만큼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감축에 따른 범업계 차원의 감축사업 전개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어 그 실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일호·유병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