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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인플루엔자…업계 미칠 파장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3.12.17 15: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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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산업 기반 흔들수도…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 발생은 생산과 소비 등 모든 측면에서 국내 가금업계에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오랜 불황으로 아사직전에 놓여 있던 육계업계나 오리업계에는 이제 연쇄도산의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지난 15일 오전까지만 해도 특별한 추가 발생조짐이 보이지 않자 일단 이번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가 ꡐ단발성ꡑ으로 끝날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12일 신고된 위험지역내 3천수 규모의 종오리 농장(2.5km)도 첫 발생한 종계장과 같은 의사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로 15일 저녁 확진되면서 업계는 충격에 쌓여있다.
실제로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네덜란드의 경우 닭 5천만수 중 절반인 2천5백만수가 폐사 및 살처분 되는 등 치명타를 입은바 있다. 더욱이 OIE에 공식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지난 10월 인도네시아에서도 발생, 현지 정부가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하는 사이에 지금까지 30%가 넘는 닭이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확산이 될 경우 가축의 가공할 폐사율과 함께 생산성 저하에 따른 막대한 직접적 재산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이제 국내에서도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 최악의 시나리오
더욱이 외국의 사례를 감안, 올 겨울 국내업계에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에 추가 신고가 잇따르고 있어 업계를 더욱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인해 예년에 비해 15% 가까이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닭고기의 경우 각 메스컴에서 고병원성이 확인된 15일 일제히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무서운 질병인 것처럼 대대적인 보도에 나서면서 관련 제품의 판매장이나 외식업소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거의 끊긴 상태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산지육계가격은 kg당 6백원, 그나마 실거래가격은 5백원에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협회의 한관계자는 "근본적인 수급불균형 요인도 있지만 가금인플루엔자 발표의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폭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계육업계와 사정이 다를바 없는 오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년전 중국산 오리육에서의 가금인플루엔자 검출 파동을 계기로 오리육소비가 급감한 악몽이 더끔직하게 재현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들어 종계의 경우 30만수(7억원), 닭고기와 오리고기 및 노계육 등 3천톤(86억원)이 이뤄져온 가금관련 제품의 수출이 올스톱 됐다. 중국진출을 눈앞에둔 일부 육종업체의 꿈도 일단 모두 허사가 됐다.
국내산 가금육의 주요 수출대상국인 일본의 경우 의사 발생 발표가 이뤄진 지난 12일 OIE에 대한 우리 정부의 통보 직후 곧바로 수입중단 조치를 내렸으며 삼계탕 등 열처리 제품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면 보통 6개월 이후에 수출재개 가능하지만 신뢰도 문제로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청정국 지위획득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연쇄도산 공포
가금업계는 이번 가금인플루엔자에 따른 여파가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여온 가금업계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육계계열화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미 일년반이상 지속된 극심한 불황으로 사육비 지급지연은 물론 금융권에서의 차입 등 대부분 계열화업체들의 자금난이 턱까지 차있었다"며 "이젠 한치앞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각 금융권에서의 대출금 회수 압박이 강화되는 반면 자금유통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의 숨통을 조일 전망이다.
이미 지난 15일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 확진 소식이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 알려지면서 상장 및 등록이 이뤄진 계열화업체들의 주가 약세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업계관계자들은 "이같은 상황이 지속돼 만약 오리를 포함 일부 계열화업체가 문을 닫을 경우 수개월동안 대금회수가 어려웠던 해당협력업체나 농가들의 막대한 피해까지 예상되고 있으며 이는 또다른 업체로 번져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함께 농장이나 부화장 및 닭 오리도축장 등 관련시설의 통제에 따른 피해도 적지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생산이나 소비 모두 더 이상의 추가 발생이 없어야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금인플루엔자 여파에서 하루빨리 탈출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철저한 차단방역 등을 통한 업계 자구노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