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 발생에 이어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 국내 축산업계가 육류수급대란의 우려속에 있다. 정부에서는 육류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축산관련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에 재고로 남아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유통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이에 따른 육류 수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각축종별 전문가들로부터 미 광우병(BSE) 파동과 고병원성가금인플루엔자(HPAI) 발생이후 육류수급 대책을 지상공청을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사진1> ▲정찬길교수(건국대)=미 광우병 발생은 우리나라 한육우 산업의 존폐가 달린 심각한 문제이다. 수급 문제를 말하기 전에 광우병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광우병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보면 영국의 경우 5조원, 미국의 경우 2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광우병 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쇠고기 시장에서 미국 쇠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44%나 될 정도로 많다는 것은 곧 우리나라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위험부위는 물론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전량에 대한 유통을 중단해야 한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산 쇠고기를 유통시킨다면 반드시 그 책임자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영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을 때 미국이 취한 차단 방역 조치를 보면 얼마나 철저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수급 문제는 호주나 뉴질랜드 등으로부터 수입을 대체하는 방안을 빨리 강구하는 한편 국내 돼지고기 수출부위로 쇠고기 부족분의 공백을 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쇠고기 둔갑 판매 방지를 위한 음식점에서의 원산지 표시제 도입이다. 음식점에서의 원산지 표시제 도입 없이는 국내 한육우 산업의 장래를 보장할 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매점매석을 막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사진2> ▲원유석박사(농협중앙회)=미국서 발생한 광우병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쇠고기 구매욕구가 단기적으로 볼 때 주춤거릴 것으로 분석되지만 광우병 소식이후에 서울축산물공판장 평균 경락가격이 한우나 육우 모두 500∼1000원정도 높아진 현상은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이같은 현상은 쇠고기 고정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내산 쇠고기로 집중되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국내 쇠고기 공급량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장기간 중단될 경우 국내산 쇠고기의 가격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다. 또한 산지 소값도 상당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1일 발표된 한우사육두수는 140만6천두이다. 12월부터 2월까지가 송아지는 적게 나고 설특수등으로 쇠고기 수요는 늘어나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쇠고기 가격상승폭은 의외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산지 양축농가들의 번식심리도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사진3> ▲정영철 소장(P&C)=한우도 마찬가지겠지만 처음 미국에서의 광우병 발생 파동이 발표된 직후 전체 육류시장에 위축을 불러옴으로써 돼지고기도 유탄을 맞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국내 쇠고기 수입육 시장에 큰 비중을 차지해온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중단으로 인해 그 빈자리를 호주산이나 뉴질랜드산 쇠고기가 채워감으로써 점차 새로운 질서를 잡아갈 것이 예상되나 그전까지는 돼지고기로의 대체가 상당부문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가금인플루엔자 발생으로 닭고기 수요 또한 대폭 감소한 대신 이역시 돼지고기가 대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돼지고기 생산잠재력은 지난해 보다 오히려 감소, 공급이 수요를 충분히 만족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여름수준 정도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4> ▲이현택 상무((주)체리부로)=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설까지의 고비를 넘긴 후 2월이나 3월정도에는 닭고기 수급도 어느 정도 맞아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소한 남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이번 가금인플루엔자로 인해 몇 개 종계 부화장이 폐쇄 조치를 당한데다 그 이전부터 워낙 불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종계 감산이 상당수 이뤄져 왔기 때문에 생산잠재력이 크게 줄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정부가 육계에서부터 종계에 이르기까지 보조금 지원을 통한 생산감축에 나서고 있는 반면 언론에서의 가금인플루엔자와 관련한 보도가 수그러든다면 예년만큼은 아니지만 구정 이후 닭고기 소비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의 미국에서의 광우병 발생은 닭고기 소비쪽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금인플루엔자가 없는 상황이라면 양상은 달랐겠지만 어차피 가축 질병이라는 측면에서 전체 육류 소비가 동반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5> ▲신승렬 팀장(한국농촌경제연구원)=미국에서의 광우병 발생과 국내 가금인플루엔자(HP AI) 발생은 전반적으로 육류소비를 침체시키고 있다. 쇠고기의 경우 10만톤 정도로 추정되는 재고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산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수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체 쇠고기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산 쇠고기 소비가 위축됨에 따라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국내산 쇠고기는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농경연에서 12월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쇠고기 소비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55%의 소비자들이 한우고기를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을 감암할 때 국내산 쇠고기의 소비 증가에 곧바로 적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품질을 믿을 수 있는 브랜드육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며 설 경기로 인해 한우의 인기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광우병 파동은 국내 한우산업에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높은 산지값으로 인해 농가들이 무분별하게 암소 출하를 늘릴 경우 자칫 한우사육기반을 더욱 위축시킬 우려도 있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농가들은 고급육 출하를 늘려 한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고 고급육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 닭고기의 경우는 매년 여름철 복 특수 이후 가장 많은 소비량을 보이는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소비가 크게 위축되며 가금인플루엔자의 영양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향후 닭고기 소비는 가금인플루엔자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있는데 아직까지 발생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소비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는 광우병, 가금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큰 폭의 상승을 기대했지만 현재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상대적으로 돼지고기 소비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출하물량은 그리 많지 않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