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낙농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백색우유 공장도출고가격과 소비자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새해벽두부터 강하게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6년 동안 동결된 농가수취 원유가격도 현실에 알맞게 재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낙농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우유가격을 둘러싼 문제가 낙농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남양·매일·롯데·건국·연세 등 국내 굴지의 우유업체들은 지난 98년 농가수취원유가격이 18% 인상될 때 공장도출고가격을 18.4%로 인상한 이후 거의 6년간 동결된 상태로 백색우유 판매에 의한 손실액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백색우유 공장도 출고가격은 현재 제품 원가보다 10%이상 낮아 판매량이 증가하더라도 마진이 없으므로 대다수 우유업체들은 백색우유 판매를 위한 홍보는 아예 기피하는 실정이다. 남양유업(대표 홍원식)의 경우 최근 1천5백여 낙농가로부터 1일 평균 7백64톤을 집유하여 이중 50∼60%를 백색우유로 생산하는데 적자는 하루에 8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냐하면 남양유업은 1일 평균 2백ml들이를 기준 2백77만개의 백색우유를 소비시키고 있는데 「남양 3.4우유」2백ml들이 공장도 출고가격은 2백5원으로 개당 30원 이상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매일유업(대표 김정완)도 마찬가지이다. 매일유업은 최근 1일 평균 8백20톤의 원유를 낙농진흥회로부터 받고 있는데 이중 백색우유로 4백55톤을 처리중이다. 이와 관련 매일유업 이한동전무는“백색우유 2백ml 공장도출고가격은 2백15원으로 개당 한계이익 -2원, 영업이익 -21원이 발생,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지난해 ESL 백색우유 판매에 의한 한계이익은 약 -13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1백39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롯데햄우유(대표 남정식)도 1일 평균 진흥회에서 2백30톤을 받고 전북지역 농가로부터 32톤을 집유, 1일평균 2백62톤의 국산 원유를 처리하고 있다. 이중 42%에 달하는 1백9톤을 백색우유로 생산하여 시판하고 있는데 그 손실액은 2백ml의 경우 40원이나 발생하고 있으며, 1천ml들이는 3백원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햄우유 유영업담당 이해완이사는 “13년간 백색우유를 만들고 있는데 백색우유를 만들어 이익을 본 해는 한해도 없다”고 밝히듯 백색우유는 회사경영에 어려움 가중시키는 미운 오리새끼 품목으로 전락되었다. 연세우유(대표 최기준)의 경우도 1일 평균 2백19톤을 집유하여 이중 1백86톤을 백색시유로 생산, 판매하고 있는데 공장도 출고가격은 6년간 동결된 반면 제품 생산에 따른 모든 제반비용은 상승하여 손실액은 매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또 이들 우유업체들은 백색우유로 생산하여 판매하고도 남는 원유는 거의 분유를 만들어 매각하고 있는데 그에 따른 손실액도 만만찮다. 연세우유의 경우 지난해 1일 평균 28톤의 원유를 분유로 생산하여 매각했는데 매각가격은 kg당 3천5백원 내외로 손실액은 무려 4천9원이나 발생하였다. 왜냐하면 농가에 지급하는 원유가격에 운반, 검사비용을 합하면 수유하는 원유가격은 kg당 6백40원∼6백50원에 달한다. 이와 반면 분유 kg당 생산원가는 8천4백원이 되기 때문에 연세우유의 경우 지난해 11월말까지 3백51톤의 분유를 생산하여 매각처분한데 다른 손실액은 28억원에 달한다. 이 액수는 생산원가의 65%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외 건국유업(대표 박홍양)등 모든 우유업체들도 백색우유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적자폭이 비례하여 증가하는 현상은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백색우유만을 생산했던 13개 우유조합들은 98년 이후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우유공장의 문을 하나 둘씩 닫고 이제 서울우유(조합장 김재술)와 부산우유(조합장 ) 등 3개조합만이 농가가 생산한 우유를 처리하고 있을 뿐이다. 일부 우유업체들은 98년 1천2백원였던 1천ml기준 백색우유 공장도 출고가격을 지난해 1천원으로 17% 인하하는 등 잉여원유해소에 나서고 있다. 반면 98년 3천원였던 아이스크림가격은 지난해 4천2백원으로 5년만에 40% 상승했고, 콜라가격도 5년만에 40% 상승했다. 쥬스류, 과자류의 소비자가격도 모두 두 자리%로 올랐다. 한국유가공협회(회장 전화진) 김명길전무는 “인건비 등 우유제품 생산에 따른 제반물가는 매년 상승한 반면 백색우유 공장도 출고가격은 98년 이후 동결되어 회원사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면서“따라서 우유공장도 출고가격이 빠른 시일에 현실화되지 못할 경우 회원사들은 경영난에 봉착한 나머지 하나 둘씩 쓰러질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정부와 낙농관계자들은 우유 공장도 출고가격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유업체 입장에서는 현재의 가격체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백색우유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경영압박을 더욱 받는 관계로 소비홍보를 않게 되어 결국 국내 원유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낙농업계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한 축을 담당하는 우유업체의 적자폭을 줄이고 우유소비량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우유공장도 출고가격은 현실화되어야 옳다. 이와 함께 지난 6년간 동결된 농가수취원유가격도 현실에 알맞게 조정하는 것을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조용환 ywc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