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가금인플루엔자가 일본은 물론 태국 캄보디아 심지어 중국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일 현재 17곳에서 발생되어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난 2일 현재 태국과 베트남에서 감염 환자 가운데 13명이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과민 반응이다. 닭고기와 계란 오리고기를 아예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져 국내 가금관련 산업이 짧은 시간에 초토화 상태가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근본 대책없이 바이러스 병원균의 소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가금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섭씨 56도에서 3시간 가열하거나, 60도에서 30분 가열하면 병원균이 죽기 때문에 고기를 익혀 먹으면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들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사람이 가금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사망할 수 있고 또 외국의 실례가 지나치게 확대 해석됨으로써 소비자들이 가금인플루엔자 공포에 떨게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 엄청난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졌지만 이에 대한 순발력 있는 대응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가금인플루엔자 근원 규명이 신속하지 못한 것도 화를 키운 원인이다. 가금인플루엔자가 확산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금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원조격 보균 동물은 주로 물에서 서식하는 청둥오리 같은 철새인데, 철새가 닭이나 오리같은 가금류에 접촉해서 집단 발생된 것으로 분석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발생된 곳이 바로 청둥오리 서식지역인 점을 들어, 농가 단위의 초동 방역을 소홀히 한 것 같다는 지적이 많다. 가금인플루엔자가 이처럼 국가적인 이슈로 제기된 것을 감안하면 날로 증가될 것이 우려되는 가축 질병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축산수의 분야의 최대 현안이다. 질병에 대한 피해가 심각하자 정치권과 고위 공직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공직자들 역시 초죽음을 당하지만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땜질하는 식으로 일관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가축질병이 발생할 때마다 연출되는 계층간의 남의 탓 역시 꼴 불견이다. 양축가들은 무조건 정부탓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관료 사회는 농민을 원망하고 관련 단체는 우왕좌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강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모양 갖추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그 누구도 축산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진정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진정한 질병 대책은 정부기구 확대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축주(畜主) 자신들이 질병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이들을 변화와 혁신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체계화된 생산자 전문조직을 바로 세우자는 것이다. 해답이 나와있고 시스템의 잘못을 공감하면서도 설득력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FDA니 DDA니 하는 개방 대책은 곧 산업의 전문화를 통한 체질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정설이다. 그러나 축산 현실을 보자. 1차 산업 가운데 그래도 가장 규모화 경쟁 대열에 설 수 있는 품목이지만 생산자 조직이 이리저리 찢기고 갈리는, 생산자 계층간 갈등과 반목 현상은 물론 이기주의적 충동적 행동이 난무하는 상태에 놓여있다. 합리적인 변화 곧 축산 바로 세우기가 절대 절명의 과제다. 요구받고 있는 변화와 혁신은 분명 축산 분야 현안과제이며, 미래를 향한 키워드임에 틀림없다. 변화와 혁신이 없는 사회는 정체하기 보다 퇴보하고 자멸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기 때문에 뜻있는 축산인들은 발전적이고 대안있는 변화를 열망하고 있다고 본다. 문제는 답이 나와 있는데도 답을 바르게 써넣지 않는데 있다. 하기 때문에 축산인 스스로가 진정하게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 자신의 양축장을 스스로 지키는 노력없이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각종 질병으로부터 완전 포위당한 지금 축산경영과 축산업의 미래는 곧 축산인들이 어떻게 자구하느냐에 달려 있다. 가금인플루엔자가 소멸된다고 해서 질병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금인플루엔자는 살처분 정책 외에는 영약이 없다지만 가금인플루엔자 피해를 계기로 질병 문제에 대한 새로운 각오와 대책을 논하고 근본을 세울 수 있는 축산수의분야에 태스크포스팀 구성이 어떨까 생각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가지라도 제대로 해봤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