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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수급 불균형의 원인과 정책 제언-신승렬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4.02.17 16: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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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력적 원유가 결정이 수급불균형 초래


■ 원유수급 불균형 원인

원유수급 불균형의 원인은 비탄력적인 원유가격 체계, 시유중심의 시장구조, 계절 패턴 등 구조적 원인과 두당 생산성 향상, 체세포 패널티 완화, 시유소비 감소 등 수급 측면, 집유일원화 사업추진의 임의성 등 정책적인 측면의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 구조적인 측면

- 비탄력적인 원유가격 결정 체계
원유가격(620원/kg)이 생산비(445원/kg)보다 39% 정도 높아 원유가격 구조 자체가 과잉생산을 유도하는 구조이며, 수요와 공급에 의한 원유가격 조정이 미흡하다.
낙농진흥회 설립 이후 고정가격에 생산 원유전량을 수매하는 등 비탄력적인 원유가격 결정체계가 원유수급 불균형의 원인이라 하겠다.

- 시유소비 중심의 시장 구조
국내원유생산량의 53%는 시유로 소비되고 나머지 47%는 버터, 치즈, 분유로 가공하여 저장하거나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국산분유 원가는 kg 당 6,700원 정도인데 반해 수입분유(혼합분유기준) 가격은 kg당 2,300원으로 가격 경쟁력이 낮아 식품가공업계에서는 수입분유를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국산분유가 재고로 쌓일 수밖에 없는 시유중심의 원유시장 구조가 원유수급 불안정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 계절적 수요 패턴
원유재고량은 상반기에는 증가하고 하반기에는 감소하는 계절적 패턴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는 착유우 두수가 증가하고 영양분이 풍부한 조사료를 다량 섭취하여 생산량은 증가하는 반면, 학교급식 중단으로 우유소비량은 감소한다. 하반기에는 여름철 더위로 산유량이 감소하고, 가을철에는 젖소가 체력을 회복하여 생산량은 감소한다. 또한 원유소비량은 여름철 가공용 원료로의 소비가 증가한다.

■ 수급 측면

- 젖소의 두당생산성 향상
지속적인 젖소 개량 사업, 규모화로 인한 사양관리 기술 향상, 양질의 조사료 급여, 집유일원화로 인한 안정적 판로 확보 등으로 연평균 두당 산유량 증가율이 1992년∼97년에는 0.3%이던 것이, 1998∼02년에는 3.8%로 크게 증가하였다. 1992∼2002년 동안 두당 산유량은 21.2% 증가하였다.

- 체세포패널티 완화
1999년 10월 체세포 패널티를 30원으로 환원하면서 노산우 도태가 지연되고, 원유 계획생산제 대비로 사육두수가 증가하면서 원유재고량은 증가하였다.

- 낙농조합과 유업체의 폐업
외환위기 당시 인상된 원유가격의 고정과 시유가격 인하에 따른 유업체의 판매손실 증가는 유업체의 소극적인 판매 활동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낙농조합 7개소, 유업체 3개소 등 총 10개소(488톤/일)가 폐업됨으로써 원유소비량은 감소하였다. 낙농조합의 총 원유소비감소량은 1일 396톤이었으며, 그 내역은 목우촌 126톤, 경북낙협 21톤, 대구우유 60톤, 광전우유 30톤, 경남낙협 65톤, 청주우유 46톤, 대전우유 48톤이었다. 유업체의 총 원유 소비감소량은 1일 92톤이며, 모닝벨 35톤, 건국우유 22톤, 해태유업 대구공장 35톤이었다. 이에 따라 낙농진흥회의 원유 수매량은 급증하였으나 원유소비량 감소로 인한 비용은 증가하였다.

- 분유수입 증가
1995년 유제품에 대한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관세율이 하락하여 국산분유와의 가격경쟁력으로 수입은 증가하였다. 그리고 혼합분유의 관세율이 탈지·전지분유보다 낮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혼합분유 위주로 수입되고 있다.

- 시유소비 정체성
우유의 주 소비인구인 29세이하 연령층의 비중이 감소하였고, 대체음료 시장의 확대에 의한 음용 우유제품을 잠식하는 등 수요기반이 위축되었다. 29세이하 연령층이 1980년 24,633명으로 전인구의 64.6%를 차지하였으나 1990년에는 24,081천명 56.2%, 2000년 21,957천명 46.7%, 2002년에는 21,258천명 44.6%를 차지하였다.
일본은 1994년 39천달러일 때 시유소비량이 42kg으로 정점에 달한 이후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예를 볼 때, 우리나라도 소득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1인당 시유소비량이 다소 증가할 잠재력이 있으나 급격히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정책적인 측면

- 낙농진흥회 가격조절기능 미비
원유가격 결정기능은 1999년 낙농진흥회 설립시 정부에서 낙농진흥회로 이전되었고, 원유가격은 전년대비 5% 이상의 기준가격 변동요인이 발생하였을 경우 재책정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2002년 생산비(446원/kg)는 기준가격 인상 전년도인 1997년 생산비(507원/kg)보다 12% 하락된 것임에도 기준가격 조정이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업체 낙농가의 경우 사업자와의 자율협약에 따라 생산조절이 가능했던 반면, 낙농진흥회의 집유일원화 사업 참여농가는 일정가격에 전량을 수매해준 결과 잉여원유차등가격제 시행 이전까지는 원유생산조절 동기가 없었다.

- 집유일원화 사업 추진의 임의성
집유일원화 사업의 주요수단인 농가와 계약생산 및 원유수요자와의 계약공급은 강제규정이 아닌 임의규정이어서 집유일원화 참여의 확대가 어려웠다.
유가공업자는 탄력적인 시장대응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자체 집유체제 유지를 선호하면서, 낙농진흥회는 낙농가를 상대로 집유일원화 사업참여 확대를 무리하게 추진하여 낙농가의 요구를 계속 수용함으로써, 물량 수급 통제력을 상실하였다. 또한 제도 정착시까지 법률에 의한 수급조절제도 시행을 유보하였으며, 민간자율에 의한 수급조절이 사실상 불가능하여 재정지원이 불가피 하였다.
이에 따라 집유일원화사업에 참여한 농가는 정부의 지원에 의한 수급조절로 인해 소득증대 기대심리가 작용하여 증산하였고, 집유일원화 제고에 따라 향후 계획생산제의 시행에 대비하기 위하여 산유량을 증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