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계봉구 회장님께서는 1950년대 중반 우리나라 수의축산의 여명기에 국민영양과 식생활의 개량발전을 위해서 축산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철학을 가지시고 축산발전을 위하여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가축의 질병을 퇴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일념으로 일생을 가축질병의 퇴치를 위한 약품의 연구개발과 보급을 위하여 크게 공헌하셨습니다. 우리나라 축산발전을 위하여 계봉구 회장님께서 남기신 업적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며, 아마도 계회장님과 같은 분이 안계셨다면 우리나라 축산, 특히 가금의 발전은 어려웠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한편, 가축약품회사의 설립과 약품개발등에 대한 창의력은 주위사람들을 크게 놀라게 하곤 했습니다. 항상 한자리에 머물러 서 있지 않고, 먼 앞을 내다보고 개방과 세계화에 앞서가는 선도적인 역할로 우리나라 동물약품 업계의 선구자로서 업계를 발전시키고 이끌어 주심으로써 많은 사람의 지도자가 되셨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회장임을 존경하고 따르는 것은 그의 인간애의 실천인 것입니다. 욕심이 없고, 탐내지 않으며 베푸는 생을 살아오신 분입니다. 친구간에도 헛된말이나 남을 비판하지 않으며, 어려운 사람에게는 항상 조건없이 넉넉히 베푸는 생을 살아오신 분입니다. 자기생활이나 회사가 그리 여유롭지 않은데도 어려운 친구나 이웃을 보면 그대로 넘기지를 못하는 성품이셨습니다. 약품업계에서도 경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을 항상 강조하시면서 살아오셨습니다. 우리가 회장님의 떠나심을 아쉬워 하는 것도 회장님께서 바로 이같은 인간애를 가득히 지니신 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계봉구 회장님은 너무 일찍 가셨습니다. 몇 년은 더 사셨어야 합니다. 정말 야속하기만 합니다. 항상 주말이면, 시간 있으면 점심식사나 하자고 불러주던 친구 계회장을 나는 잃었습니다. 이제는 나를 불러줄 사람이 없습니다. 청계산 자락의 오리고기 집에도 함께 갈 사람이 없고, 자리산에서 고로쇠 물을 마시고, 산바람이 몰아치는 지리산 계곡에서 돼지고기 소금구이를 함께 구워 먹을 사람도 잃었습니다. 언젠가 겨드랑이 밑을 만져보라고 해서 더듬어 봤더니 밤알만한 임파선종이 만져지기에 이게 웬일이냐며, 왜 지금까지 뒀느냐고 하니 대수롭지 않게 몰랐다고 하셨지요. 당장가서 수술하라고 했지만 태연하기만 했던 당신. 당신을 떠나보내며 마음이 너무나 아픈것은 당신이 너무나 고통을 받다가 가셨기 때문입니다. 위수술, 간장수술, 임파선 수술,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준석의 살을 받기까지… 그러나 참 잘 견뎌내셨습니다. 그랬으면 더 살았어야 하지않았나요.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의 효성을 생각해서라도, 1년만이라도 더 살아 줬으면 하고 애타게 목메어 기도하는 당신 부인 김영자 여사와 딸 혜정이를 생각해서라도 조금은 더 사셨어야죠. 수술전날 병실을 찾았을때 고이 잠이 드셨기에 살며시 보고 나왔더니 몇시간후 왜 깨우지 않고 갔느냐고 전화를 걸어 주신것이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몰랐어요. 수술 후 무균유리방에 누워 계시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어요. 준석이는 한달, 나는 두달후면 다 된다고 하셨죠. 그러던 당신이 왜 이제는 말이 없나요. 말이 없으면 손짓이라도 손짓이어려우면 눈짓이라도.... 너무 섭섭합니다. 너무 허무 합니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착한 사람은 단명한단 말이, 필요한 사람은 하나님이 먼저 데려간다는 말이 사실인가 봐요. 이제 못다한 아쉬움은 다 잊으시고, 저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평안을 누리세요. 님이 염려하시는 가문은 부인 김영자 여사와 후손들이 만세에 더욱 빛낼것이며 못다 이루신 높은 뜻과 사업은 미래는 장남 준석군과 님을 추모하는 직원들이 성장시켜 꽃을 피울 것이오니 평안히 가십시오. 여기 지금 당신 앞에 일생 고락을 함께 해오신 부인 김영자 여사님과 당신의 분신인 아들 준석, 준혁, 딸 혜정과 자부 송선희, 사위 한정환, 사랑하는 손자 동현, 손녀 유민, 그리고 당신을 따르고 기리는 친지, 친우 모두가 모여 당신과의 작별을 아쉬워 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세상의 삶의 어려움도, 육신의 고통도 다 잊으시고, 저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평안을 누리소서. 고이 잠드소서. 정영채 가축위생방역지역본부장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