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축산물생산액 9조 5백19억원의 8.1%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산물 중에서 생산액이 일곱번째로 큰 품목으로 성장했다. 특히, 계열화사업의 성장이 두드러져 전체 생산의 78.5%를 계열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외형적으로 보면 바람직한 성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질적인 불안정요인을 안고 있는 것이 문제다. 수급불균형과 가격급등락의 반복으로 사육농가, 계열업계, 종계부화업계, 가공·유통업계 모두 경영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육계산업 불안의 근원은 무엇이며 그 처방은 무엇인가? 2001년 6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생계시세가 1년 반이 넘도록 생산비 이하에서 형성된 장기불황의 원인은 한마디로 생산감축의 실패였다. 2001년 전반기에 생계시세가 높게 지속되자 종계입식증가, 병아리생산증가, 육계생산증가로 이어졌고 결국은 생산과잉에 따른 가격폭락을 가져왔다. 당연한 귀결이다. 원종계 3사 간에 종계감축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2003년 11월 정부의 개입으로 종계사육규모를 제한하기로 합의를 도출한 것은 다행이었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다. 계열주체들과 일반 농가들의 병아리 입추감축 실패도 2차 원인이다. 우리는 모두가 나는 아니고 남이 해주기를 바라면서 때를 놓친 어리석음을 범한 것이다. 앞으로 이와 같은 생산과잉의 반복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종계·부화장의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고 종계사육쿼터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업계자율조절이 실효성이 없는 상황에서는 제도적 장치라도 마련하여 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통한 소비자의 신뢰구축은 업계 발전의 전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3년도 도계실적이 있는 도계장 45개소 중 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HACCP)인증을 받은 곳은 35개소로 80% 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공장 중 HACCP인증을 받은 곳은 5개소에 불과하다. 도계·가공장의 HACCP인증과 관리의 강화가 절실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유통단계는 물론 사육농가의 HACCP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닭고기의 자급률은 2003년의 경우 77.7%로 한 해 동안 8만2천톤의 냉동닭고기가 수입되었다. 수입닭고기를 부위별로 보면 닭다리가 73.6%, 날개가 20.1%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통체인점, 닭갈비점, 단체급식용으로 공급되고 일부는 재래시장에서 판매된다. 문제는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특히, 치킨점 등 음식점에서는 의무사항이 아니므로 소비자가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조리한 원료가 '국내산 냉장육'인지 '수입산 냉동육'인지 구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육계생산자 입장에서 볼 때 '수입산'을 표시하지 않는 것은 불공정한 일이며 역차별이라고 할 수도 있으므로 바로잡아야 한다. 육계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확대가 관건이다.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990년 4.0kg, 2000년 6.9kg, 2003년 7.7kg으로 증가 추세가 매우 완만하다. 이러한 소비추세로는 육계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소비증진을 위해서는 먼저 닭고기의 우수성에 대한 홍보가 급선무다. 닭고기는 영양적으로 볼 때 지방함량과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 필수지방산의 조성이 우수하다. 미국의 국민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이 41.2kg(2002년 기준)이나 되는 것은 바로 닭고기의 우수성을 소비자들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조리하기 간편한 닭고기 요리의 개발, 보급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일들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육계 관련단체 간의 이견으로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자조금사업이 조기에 착수될 수 있도록 단체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유통분야에서는 통닭 위주의 유통을 부분육·분할육 유통으로, 벌크유통을 포장유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소매점에서 칼로 조각을 쳐서 판매하는 방식은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부정유통의 소지가 크며 고품질 브랜드육의 판매기반 구축에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도계가격고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소, 돼지와는 달리 닭고기는 공판기능이 없어서 시장원리에 의한 도계가격이 형성되지 않으므로 생계가격을 기준으로 유통가격을 산정하여 도계육이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불합리하다. 계열생산량이 78.5%나 되므로 계열업체의 육계생산비, 도계·가공비, 운송비 그리고 적정이윤이 보장되는 가격이 적용되어야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AI)로 인하여 가금업계가 입은 손실은 막대하다. 가축질병의 예방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함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종계·부화업체는 철저한 방역관리를 통하여 청정한 병아리를 생산 공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사육농가는 농장에 출입하는 사람이나 차량의 통제, 정기적인 소독 등 방역관리에 충실해야 한다. 무엇이든지 의심스러운 질병이 발생했을 대는 지체 없이 방역기관에 신고하여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 나 하나의 방역실패가 업계 전체에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여 추호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육계산업의 발전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적절히 적응하느냐에 달려있다. 반목과 갈등의 관계를 일소하고 상생경영과 고객만족경영을 실천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