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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개혁 새 패러다임 필요하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4.05.07 15: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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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에 강한 ‘개혁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농협이 서둘러 단행한 최근의 대농민 금리인하와 협동조합의 자체개혁이 미진할 경우 정부가 나설수도 있음을 밝히는 농정당국자의 최근 발언등은 본격적인 개혁드라이브가 어떤 형태로든 임박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어쨌든 협동조합개혁은 이제 피할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될 과제로 대두됐다. 이는 개혁이 없이는 협동조합은 물론 농촌의 미래가 없다는 당위(當爲)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진행될 개혁의 본질적 측면에서의 방향성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여부에 있다.
과거 협동조합개혁은 늘 능동적이라기 보다는 수동적인 모양새로 일관해왔으며 개혁의 본질 또한 외부로부터의 바람속에서 확고한 방향성없이 전시효과(展示效果)를 노린 백화점식 나열형태로 이뤄져온게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개혁주체가 확고한 방향성없이, 수세를 벗어나는데 급급했기 때문에 개혁이 본질보다는 외양으로 흘렀고, 그나마 작은 성과나 변화마저도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원상태로 복원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온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지난 총선을 전후해 나름의 ‘개혁’을 대비하며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여온 농협은 또다시 시험대에 서 있다고 할수 있다.
5년만에 다시 맞게 되는 농협의 이번 개혁드라이브는 개혁의 본질에 초점을 맞춘 방향성과 새로운 패러다임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확고한 방향성이야 굳이 재론할 필요가 없겠지만 개혁에 임하는 패러다임은 정말이지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농협은 5년전 단행된 일련의 개혁으로 인해 농업과 축산업을 아우르는 초거대조직으로 변했지만 이를 본질적인 면에서의 개혁으로 보는 평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당시의 개혁이 올바른 방향성이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제위에서 이뤄진게 아니란걸 드러내는 것이다.
현행 농협의 조직시스템이나 패러다임으로는 축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가기 어렵다는게 많은 축산전문가들의 일치된 인식이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인식은 통합농협이 과거의 패러다임, 즉 채산위주의 경영자세나 경종농업위주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농축산업을 역동적이며, 공세적으로 이끌고 나가지 못한데 기인한 것이다.
사실 축산업은 UR과 WTO체제하의 수입개방을 1차산업중 어느 분야보다도 성공적으로 극복해온 산업이며 규모화에 초점을 맞춰온 정부의 정책사업도 축산분야가 가장 성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농협은 이처럼 고도의 전문화, 규모화를 바탕으로 일정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농촌의 주력소득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축산업에 대해 차별화된 육성지원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합이후 농협이 축산현안에 기민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일선조합 지도에 있어서도 경종농업 위주의 단위농협과 축산전문조합을 동일한 잣대로 접근, 축산업의 특성을 간과했다는 지적등이 대표적 사례에 속한다고 할수 있다. 따라서 농협의 이번 개혁드라이브는 축산업과 축산전문조합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축산업의 변화속도를 감안할 때 이번 개혁은 농협에 있어 축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수 있는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할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농협의 불행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주요축산물이 농촌의 10대 소득품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개혁을 앞둔 농협에 요구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바로 축산업을 수(數)적인 차원의 정치논리보다는 경제논리로 접근하는 발상의 전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