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국경검역 희망이 보인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4.05.07 15:18:24

기사프린트

구제역, 돈열,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HPAI) 등 잇단 해외악성전염병의 국내 유입으로 2000년 3월 이래 우리나라 축산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왔다. 거기에다 소해면상뇌증(일명 광우병)까지 코밑에 다가와 언제인가가 문제일 뿐이라는 식의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적극적인 정부의 방역정책과 생산자 및 생산자단체, 이성적인 소비자의 도움으로 희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HPAI는 야생조류가 병원체 유입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에 다소 국경검역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하더라도 구제역이나 돈열의 경우는 철저한 국경검역이 가능만 하다면 희망적이라는 분석이 역학조사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제안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지검역 및 해외전염병 정보수집의 강화, 검역인력의 확충, 탐지견의 도입, 개봉검사의 강화, 공항만 소독의 강화, 불법축산물 반입금지 및 해외 축산농가 방문자제 홍보 등 이 모든 국경검역의 주요 사항들이 검역인력이나 장비, 제도, 법률적으로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여건에서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증명으로 아직 금년 2월 이후 우리나라 주변 아시아국들의 구제역, 돈열 발생보고에도 불구하고 그 위기를 잘 넘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다행스런 분위기속에서도 한편으로는 실망스런 징조가 가시질 않고 있다.
구제역을 비롯한 이런 국가적으로 중대한 해외악성 가축전염병의 고비를 잘 넘기고 나면 지금까지 어렵기는 했지만 지금의 정도로도 잘 할 수 있지 않느냐고 그 동안 주장되어온 청사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사회 각 분야에서 관심을 멀리 함으로써 우리 축산을 지켜온 지킴이들을 슬프게 하였다. 농업의 일부인 축산은 자연의 이치를 배반할 수가 없고 변화하는 자연환경에 잘 순응하면서 생존해야 한다.
때가 되면 씨를 뿌리고 또 가꾸어야 하듯이 한 번 어떤 일이 무사히 넘어갔다 하여 안심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예년 농사에서 취했던 조치보다 최소한 더 잘 해야 올해의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변화는 자연환경에만 제한되지 않아 국가적, 사회적, 국제적 변화에도 적응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축산물 시장이 더 이상 우리 축산인에게 독점권이 없으며, 남의 나라 시장이라 하여 넘겨다보지 못할 이유가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국내축산의 보호와 국외 진출의 관문을 관리하는 국경검역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하여 추진하기로 되어 있는 정책들은 한치의 착오없이 그대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해외악성전염병이 소규모로 발생되고 조기수습이 된다하더라도 발생하고 나서 그를 수습하는데 들어간 경제적 피해는 국경검역 시스템 강화에 투입되는 연간 비용의 최소 10배가 넘었다. 좀더 권한이 강화된 검역관이라던지 인력과 시설이 확충된 검역조직은 국경검역의 전담자인 검역관의 업무환경 개선과 사기진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국경검역을 통한 국가차단방역의 경제성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이제 우리나라는 20여개월의 침묵을 깨고 다시 대일 축산물 수출의 호기를 잡았다. 일본이 제주도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긴 했지만 그 동안 국경방역 노력의 청신호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안과 밖이 따로 놀 수는 없는 것이 방역이다. 안의 문제는 지방정부, 생산자 및 생산자 단체가 주체가 되어 노력하고, 밖의 문제는 국경방역의 전사인 수의과학검역원,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관련 방역관이 주축이 되어 이를 리드할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지방화 정책이 축산분야에서 우리나라의 큰 이익을 지키는데 장애가 된다고 판단된 시스템은 과감히 수술을 단행하는 수 밖에 없다. 국가의 할 일은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국가를 위해서 일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부방역조직의 개편이나 이와 관련된 정부방역시스템의 개선은 이제 더 이상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10년이상을 내다보는 미래형 체제로써,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지향하며 가축을 이용한 생명공학분야의 최근 빛나는 연구업적들이 세계의 과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 분위기에 맞게 해외악성 가축전염병의 관리가 발목을 잡았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국가방역시스템의 조속한 개선을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