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인간에게 싱그런 프르름과 생동감을 제공하는 계절을 맞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친근한 생활양식으로 바뀌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식물로부터 대부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직은 일반적이나 곤충이나 동물 또한 즐거움의 대상에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런 이면에는 자연으로부터 인간에게 파괴적인 요소들이 끊임없이 밀려오고 있는데, 그 중 척추동물과 인간사이에 자연환경조건에서 서로 전염성질병을 나누는 것을 인수공통전염병이라 한다. 이것은 하나의 자연법칙속에 존재하는 현상이며 또한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써 자연에 의하여 통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근년에 들어 전 세계는 자연의 순리에 어긋난 인간의 이기적행위로부터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그 한 예로 홍수와 폭설 같은 기상재난과 소해면상뇌증(일명 광우병)과 같은 축산식품에 대한 공포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인간의 생활을 편하고 풍요롭게 하려던 자연과학이 빚어낸 결과라 치더라도 자연과 함께 지내려고 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연으로부터 특히 야생동물의 인수공통전염병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생활에 대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근년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소용돌이치고 있는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사향고양이와의 인간관계에 의하여 전염된다는 정도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나, 실제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야생동물에 의해 이만저만한 피해가 있었던게 아니다. 휴전선에 인접한 한수이북의 경기도나 강원도지역에서 매년 광견병에 의해서 사람과 가축이 피해를 보아왔다.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야생동물 생태천국속의 야생개과 동물들이 주범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생의 설치류에 의한 전염병으로는 한국전쟁이후 유명해진 유행성출혈열로 주로 추수기의 들판에서 작업후 왕왕 감염의 예가 보고되고 가끔은 사망에 이르렀다는 보도를 듣게 된다. 가장 최근의 문제로는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HAPI)의 발생으로 여러 가지 유입경로 중 야생조류에 의한 유입이 하나의 중요한 경로로 간주되고 있다. 아직 먼 이야기로만 여기고 있는 1999년 말레이시아의 니파감염증은 과일박쥐에 의한 바이러스전파로 양돈장에서 일하던 종사자를 비롯 가족 또는 도축장에서 작업하던 인부까지 백여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고 그것이 발생했던 지역에서는 주민이 모두 소개되는 엄청난 야생동물에 의한 자연재해를 접하였고, 같은 시기 호주에서의 메냉글바이러스는 이런 가능성 때문에 양돈장에서 일한 단 한명의 임산부의 건강과 이 질병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정부가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예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역별로 야생조류의 서식밀도나 종류 등을 관찰해오던 과정 중 갑자기 까치류의 조류가 많이 죽거나 이상증상을 보이는 것을 계기로 1999년 서부나일바이러스에 의한 뇌염증을 밝혀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이후 잦은 구제역, 돈열, HAPI의 발생으로 가축방역관의 심각한 부족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심도있게 논의가 진행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피해가 큰 문제에 대하여 조속히 행정의 공백을 매우는 차원에서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전문지식을 가진 수의사의 역할이 기대되는 영역이다. 동물질병에 대하여 전문지식을 가진 수의사를 지역의 가축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의 일부인 야생동물 관찰과 관리에도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제 가축방역관의 역할은 단순히 사람의 식탁을 위협하는 경제성 동물의 질병뿐만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휴식을 취하는 인간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하기위하여 자연으로부터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파수꾼으로서도 그들의 임무는 더욱 절실해 보인다. 국경의 경계가 무너지고 하나의 경제권으로 전세계가 이루어져 가듯 자연과 인간사이의 경계 또한 변화하는 자연환경과 인간의 활동영역이 넓어짐으로서 우리가 관리하고 감시해야 될 일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데도 지혜와 그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 빨리 가축방역관이 우리나라 모든 지역의 적재적소에서 그들의 의무를 다함으로서 국민의 보건과 공중위생 더 나아가 국가를 견고히 유지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