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축산물등급판정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축산물 브랜드는 7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시중에 유통되는 축산물중 축종별로 브랜드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한우 17%, 돼지 41%, 닭 61%, 계란 25%로써 상당 양의 축산물이 자기 이름을 갖고 생산·유통되고 있다. 브랜드 경영주체를 보면 한우는 생산자 단체가 75%를 , 돼지는 유통업체가 65%를 점유하고 있으나, 유통업체와 연계되어 판매되는 비율은 한우가 27%, 돼지는 36% 수준이고 이외에는 직판 또는 시장 출하 등의 형태이다. 최근 지자체와 농협 등의 조직에서 브랜드 육성에 큰 관심을 갖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축종별 협력조직을 광역화하는 등 체계를 확충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소비자들의 축산물 구매형태도 인지도가 높은 우수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브랜드 경영주체에 대한 시설 및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우리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 및 전시회 등을 개최하여 축산물 브랜드를 국민에게 알리는데 힘써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축산물 브랜드가 실질적으로 내용면에서 얼마나 충실한가?” 하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언제 소비자가 외면할지 모르는 우리축산물 브랜드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기초적인 것부터 점검하여 내실을 다져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브랜드의 성립조건은 우선 생산부문에서 동일한 사양기준에 의해 가축이 사육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야한다. 대부분의 브랜드 경영주체에 따르면 규모가 영세하여 동일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수요에 맞추어 공급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가공·유통 부문에서도 대형유통 업체와의 장기계약에 의해 생산자 브랜드로서 판매하는 비율이 높아져야 하고 소비자 보호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브랜드에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우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하는 인증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에 우리축산물의 얼굴인 브랜드에 대해 많은 검토와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몇 가지 중요한 과제를 생각해 보고자한다. 첫째, 브랜드 축산물의 생산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사항은 품질이 우수하고 균일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식품과 같이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지만 일정 수준의 균일성을 갖추어야만 브랜드로서 존재 의의가 있는 것이다. 같은 브랜드이지만 품질이 각각 상이하다면 소비자가 혼란스러워 할 것이며 브랜드를 신뢰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를 위해서 아직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생산주체에서는 사료, 사양관리, 종축선택, 번식체계 등을 우선적으로 동일한 기준에 맞추어 적용하는 생산시스템을 갖춰야한다. 둘째, 시장유통단계에서 브랜드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여 유통업체가 안심하고 판매망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하고, 소비자는 구매하고자 하는 브랜드를 손쉽게 접 할 수 있어야 한다. 충분한 물량이 공급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특정한 매장에 가면 믿고 살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도 필요시 소비자가 구입할 수 없다면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바로 사라지는 상표가 될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 유지에 필요한 최소 사육규모는 소의 경우 1일 2마리 출하를 기준으로 할 때 비육우 2,000두, 송아지 생산을 위한 번식우 3,000두가 필요하다. 이는 번식과 비육을 함께 하는 일관사육으로 환산한다면 5,000두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규모임을 알 수가 있다. 셋째, 친환경적인 사양관리와 도축·가공단계에서 위생조건을 얼마나 준수하느냐 하는 위생·안전성의 확보이다. 사육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출하전 가축약품의 사용기준을 준수하여 잔류항생물질이 축산물로 인하여 인체에 옮겨지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바람으로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인 축산물에 대해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는 요구에 부응하여 위생·안전성을 높이는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넷째, 소비자가 신뢰 할 수 있도록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모든 브랜드 경영주체가 참여하여 품질향상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할 것이다. 일반 농산물에도 정부가 다양한 품질 인증마크를 개발하여 표시해 주고 있는 것을 볼 때, 축산물 브랜드에도 적용한다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데 크게 기여 할 것으로 사료된다. 축산물 브랜드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생산과정과 유통과정이 투명하여야 하며, 한 단계 더 나아가 필요시에는 이를 추적하여 상품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축산물에 대한 품질인증은 식품의 생산과 유통의 전과정에 대하여 소비자가 알고자 하는 정보를 조회·확인할 수 있을 때 그 실효성이 인정된다 하겠다. 이와 같은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축산물 이력 추적시스템 구축과 품질인증 관련 시책이 서로 긴밀한 연관성이 있으므로 유기적인 연계와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도록 관련기관·단체에서는 함께 연구하고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소비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축산물의 안전과 위생, 축산물의 이력 추적시스템, 브랜드 육성사업 등이 우리나라 축산업 발전과 경쟁력 제고에 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