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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사료 미끼 '고리대금업' 성행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4.06.03 11: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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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사료구입이 힘든 채란농가를 대상으로 한 일부 계란상인들의 고이율 외상사료 판매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일선 채란농가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계란상인들이 사료의 현찰 구매는 물론 외상사료 사용도 어려워진 채란농가들에게 계란출하를 통한 결제를 조건으로 사료를 외상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상인들은 시중보다 톤당 8천원에서 최고 1만4천원을 더 얹여 해당농가들에게 사료를 공급하는 방법을 통해 마진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난좌 무료 공급 및 계란판매를 위한 영업 및 운송비 등의 명목으로 농가로부터 출하되는 계란가격은 실거래 가격 보다 낮게 책정, 사료공급에 따른 외상대금을 계산함으로써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사료업체에서는 어떠한 담보조건도 요구하지 않은 채 2개월 정도 무이자로 사료를 공급, 이들 상인들은 결국 중간브로커 역할만으로 막대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해당농가들은 가뜩이나 사료가격이 대폭 인상된 상황에서 고이율의 사료이용으로 생산비 부담이 가중된 반면 자신들이 생산한 계란을 헐값에 출하할 수밖에 없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농가들은 당장 자금회전과 생계 유지를 위해 농장운영이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그 폐해를 알면서도 이들 상인들의 제안을 뿌리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 초까지 계란상인들로부터 외상사료를 공급받아 왔다는 경북 문경지역의 한 산란계 농장주는 “엄청난 이자가 붙는 셈이지만 더 이상 맡길 담보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외상사료를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며 “이는 결국 영세한 농가들을 대상으로 한 신종 고리대금업”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최근의 계란가격 상승에 따라 이러한 방법으로 사료를 사용하고 있는 농가들의 확산추세가 잠시 주춤한 상황이나 사료가격의 대폭 인상된 상황에서 추후 계란가격이 떨어질 경우 또다시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계란유통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채란농가들의 경쟁력 저하와 함께 부채가 증가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하며 "계란 유통구조의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유병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