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야의 최대 현안은 축산 분뇨 처리 대책과 질병 방역 문제다. 질병 방역 문제는 당장 산업 동물의 경제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엄청난 사회 문제로 부각됐지만 축산 분뇨 문제는 그럭저럭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가축분뇨문제는 어느 것보다 심각한 현안이다. 여러 가지 커다란 이슈에 가려 뒷전으로 밀려 있는 상태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심각한 현안은 없다. 사람 분뇨의 경우 전량 국가에서 투자해서 처리하고 있다. 가축 분뇨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처리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생각된다. 큰 의미에서 볼 때 산업 동물은 식량자원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축산의 유지 발전이 절대적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아껴야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같이 중요한 가축 분뇨 처리 문제가 아직도 뚜렷하고 시원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가운데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시각과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그 운신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자, 연구와 지원 사업을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여서 사실상 우리의 분뇨 정책은 표류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묵시적으로 처리해오던 해양 투기도 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정화 방법이나 퇴비 내지 액비 방법도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가축분뇨 문제를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사이에 국내 축산업은 운신의 폭이 좁아질대로 좁아져 위기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강조되는 것은 앞으로 축산의 운명은 분뇨처리가 좌우할 것 같다는 양돈인들의 절규다. 규제에서 시작해 규제로 끝나는가 하면 처리 비용마저 높아, 경제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분뇨 정책은 ‘무책이 상책’인양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과연 지구촌의 어느 축산국가가 우리와 같이 분뇨 처리에 혼란이 가중된다면 축산업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가축 분뇨 문제가 이같이 심각한 현안인데도 우리나라 농축산업을 다루는 연구 기관들이 기술적인 확고한 모델 제시가 없다. 정부 관련 기관도 분뇨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아이러니컬한 이야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가슴 답답하게 한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가축 분뇨를 유기농업과 연계시켜 토양으로 환원하고 있다. 분뇨도 처리하면서 우수한 농작물과 가축의 먹거리 생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은 좋은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친환경농업과 친환경 축산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농지 개혁 차원에서 농장의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함께 가장 경쟁력있는 축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의 마련이 절실하다. 가축 분뇨의 합리적이고 경제성 있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적인 모델 제시가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