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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해도 축산현장을 다녀와서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4.07.06 10: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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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화우고기 많이 먹게 하는게 꿈"

글올리는 순서
① 프롤로그
② 광우병 파동을 딛고
③ 지역농협 돈장사 옛말…개혁 진행중
>> 어, 화우
⑤ 에필로그(일본 축산의 힘)

<사진1>
화우(和牛) 목장 가는 길은 설레임 그 자체였다. 기자가 이번 건대 농축대학원 축산물브랜드경영자 과정 연수(Study Tour)중 가장 기대했던 코스가 바로 화우 사육 현장 탐방이었기 때문이다.
연수 사흘 째, 오전 대형 할인점과 카미스호로 공공육성목장 방문에 이어 오후 시마키 낙농 목장을 거쳐 도착한 기대의 닛신(日新)목장(北海道 中川郡 幕別町 字日新 4番地)은 겉으로 보기에는 우리 한우 사육 현장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다르다면 소의 색깔이 검다는 것 정도 밖에, 적어도 외양으로는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한우 사육 현장을 잘 알고 있는 일행 중의 몇몇은 필요 이상으로 큰 축사 건물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화우목장 대표 가츠유키오가사와라씨의 농장 현황과 고급육 비육기술에 대한 설명이 어느 정도 계속되자 연수단 일행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특별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이 목장은 농업생산법인으로, 토지가 40ha(이중 10ha만 사용)나 되며, 주요 시설은 비육우사만 10동이나 된다. 현재 소 사육 규모는 흑모화종 비육우 4백80두, 흑모교잡비육우 1백60두 등 모두 6백두 규모다. 또한 일본 대양사료주식회사 기술고문 목장, 대양사료 시험연구목장, 고급흑모화종우육 ‘북승우(北勝牛)<브랜드 이름임>’ 생산목장 역할도 겸하고 있음이 눈길을 끈다.
이어 오가사와라씨가 10개월령의 거세된 송아지를 구입, 20개월을 비육해 출하하는데 평균 출하체중이 750kg이라고 말하자, 연수단 일행 중 한우인들은 한우와 비교하는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일본에서는 최고 등급인 5등급 출현율이 70%나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체중을 늘리는 것보다 맛에 초점을 맞추어 사육하고 있음도 덧붙였다.
설명도중 누군가가 ‘출하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오가사와라씨는 오비히로에서 도축, 지육으로 특수 장치가 된 냉장차량으로 동경시장에 가서 경매된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동안 생체 출하도 해봤는데, 생체 수송 과정의 스트레스로 고기 색깔이 선홍색을 띠지 않고 거무틱틱해지더라면서 지육 출하로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이렇게 출하하면 한 마리 판매 가격은 1백만엔(한화 1천만원) 정도 된다고 한다. 수익성은 송아지값 50만엔 등 각종 비용(자가 노임등이 포함된 생산비 개념)을 제하면 한 마리당 순수익이 5만엔(법인 수익) 정도라고 덧 붙였다. 법인의 대표인 오가사와라씨의 연봉은 3천만엔(한화 약 3억원)으로, 연수단 일행과 함께한 사사끼교수(오비히로축산대학부학장)가 연봉 1천엔이라고 하니 그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또 하나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곳이 비육우 전문 사육 목장인 것을 보고, 암소 번식과 일괄사육을 하는 것이 낫지 않으냐는 질문이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일괄 사육의 장점을 알고 있지만 비육 전문 농장으로서 비육에만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오가사와라씨는 또 농장 관리 인력과 관련, 현재 이곳 관리 인원은 5명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사람당 관리두수가 화우의 경우 100~150두인데 비해 F1의 경우 200~300두, 홀스타인 비육의 경우 5백두도 가능하다며 화우가 그만큼 정밀관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어느 정도 설명이 이뤄지자 목장 이곳 저곳을 둘러 보는데, 한 우사를 가리키며 ‘격리사’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는 일단 이곳에서 일정 기간 지난후에 기존의 소들과 합류한다는 것이다. 외부 질병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규격별 차등 관리를 가능케하는 장점을 함께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한우 사육 현장과 비교됐다.
그러고 보니 고급육 사육 기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질문이 없을 수 없는데, 오가사와라씨는 적응기에 먹이는 사료가 매우 중요하다는 정도로 피해갔다. 어차피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는 만큼 사육 현장을 한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이곳 화우목장 탐방으로 화우 사육 현장을 보는 그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 그것은 오가사와라씨의 화우 사육에 따른 철학이었다.
“화우를 사육하는 이유는 맛있는 쇠고기를 일본인들이 많이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한우 농가들도 새겨들을 만한 말이 아닌게 싶은데 그의 이어지는 한마디는 우리의 귀를 의심케 했다. 후계자 문제다.
“이 목장은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굳이 목장을 하고 싶지 않은 자식에게 억지로 물려주느니 목장 운영 의욕이 있는 후배에게 물려줄 생각입니다”

-장지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