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축산분야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화합과 지혜를 모으는 일이 절실하다. 뜻을 모으고 힘을 합치지 못하면 공멸 할 수도 있다는 위기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 축산인들이 시대적인 요청과는 달리 당면한 위기에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비등하다. 축산 분야엔 넘지 않으면 안 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개방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각종 제도의 도입이 생산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축종에 따라서는 극한 대립 상태에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축산업 등록제다. 축산업 등록제는 선진 축산국으로 가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현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축산농가들이 열악한 경영 여건 때문에 당장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급기야 생산자와 정부 정책이 불신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장기간 극한 대립상태에 있다. 관계 당국도 일관된 정책과 산업의 발전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규제 일변도의 불가피성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국내 축산업이 개방 시대에 살아남는 지혜와 대책을 농가에 전달하는 계층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책임론도 제기된다. 지도 계층 가운데는 농가들과 공유해야할 지식과 정보를 독식하거나 공적인 위치를 남용함에 따라 동업자간에 불신의 장벽을 쌓는가 하면 대화마저 굴절됨에 따라 산업의 인맥이 물이 흐르듯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기주의적이고 무관심이 극치에 와 있는 것이 오늘날 축산분야의 자화상이라며 개탄하는 지식인들이 많다. 참으로 한심한 일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들어 축산식품 인허가 업무와 관리업무가 타부처로 이관될 긴박한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축산 분야의 대책은 일사분란하지 못하다. 특정인의 헌신적인 노력과 몇 몇 단체장들이 관심을 갖는 정도 외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 만약의 경우 축산식품인허가 업무를 타부처로 이관할 경우 파생될 문제점들이 산업차원 뿐만 아니라 국익 증진에도 큰 우려가 예상되는데도 이처럼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산업계가 과연 희망이 있는 것인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서로가 남의 탓으로 돌릴 때는 더더욱 아니다. 그럴 가치도 없고 시간도 없다. 버리면 얻는 것이 있어야 하듯, 축산분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노력은 곧 축산인 모두가 당장 나서야 할 현안이다. 혼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깨우쳐야 한다. 축산업을 바로 세우는데 벽돌 한 장이라도 날라야 하고 지식인들은 지혜를 모아야 한다. 힘있는 사람은 그 힘을 보탤 것도 주문한다. 축산인들이 힘과 지혜를 모으면 정당한 일에 못할 것도 없다는 자신감 또한 갖고 현안에 대처해야함은 물론이다. 지도 계층들이 지혜를 모으지 못하고 대화가 굴절되면 결국 피해는 축산인 모두에게 이어진다. 정부와 산업계가 서로 고민을 털어놓고 진지하게 대안을 마련해 나가는 진솔한 대화가 참으로 절실함이 강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