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노도(狂風怒濤)와 같은 미국의 허리케인이나 엄청난 피해를 안겨 주었던 한국의 매미 태풍은 자연이 인간의 힘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위대한 존재임을 새삼 느끼게 해 준다. 공자는 오십에 이르러서야 천지만물의 이치를 어느 정도 알게 되었노라고 했다(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 역천자 망(逆天者 亡)이라 했으니,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 오만이 낳은 결과는 함께 공멸하는 길밖에 없다. 미국의 9.11테러와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전쟁 등은 과학과 민주(民主)를 앞세운 서양문화가 낳은 오류, 즉 악의 핵이라고 본다면 이를 치유할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서구인들은 동양 사상을 주목하고 있다. 그들이 동양 사상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구의 과학문명은 인간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 주었지만, 이로 인해서 오히려 자연 환경은 날로 오염되고 인간의 심성은 피폐해졌다. 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욕이 지나쳐 자연 파괴로 이어지고, 에너지를 비롯한 자원을 독점하려는 욕심이 전쟁을 불러왔다. 인간의 끝 모를 탐욕은 바로 죄악과 연결되고, 죄악의 연결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욕심을 끊어야 한다. 황폐화된 지구촌의 몰락과 피폐해진 인간의 마음을 치유(治愈) 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동양문화(東洋文化)에서 비롯된 동양사상(東洋思想)이다. 바로 여기에 지구촌을 되살릴 수 있는 희망(希望)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모든 사회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환경의 가치를 높게 평가 한다’는 서구인들의 최근 주장과는 달리, 동양사상은 근본을 자연에 두고 있다. 공자는 제자인 자로가 인간의 죽음에 대하여 물었을 때, ‘사람의 삶도 제대로 잘 알지 못하는데 하물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라고 했다. (敢問死 對曰 未知生 焉知死) 이처럼 사서삼경(四書三經)을 위시한 동양철학(東洋哲學)은 내세보다는 현실세계를 중시한다. 그러므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 지중(持中), 그리고 안분지족(安分知足)을 역설하는 문화이다. 숨겨진 인간의 이성(理)과 감정(氣)을 동시에 계량화(計量化)할 수 있다면 지구촌의 환경보존과 전 인류의 평화 또한 가능하리라. 모든 인간들의 내재적 욕망의 존재 여부와 그 수치를 가늠할 수 있다면, 인간의 탐욕 또한 치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연 이런 치유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의 힘으로 언제까지 가능할 것인지 계속 노력하여야 한다. 만일 이도저도 안 되는 일이라면 영원히 치유 불가능한 미스테리(mystery)로 남겨질 인류의 과제일까? 동서양을 두루 섭렵했던 J.R.키플링은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피력했다. ‘그리고 그 쓸쓸한 묘비명은 다음과 같다. 동양을 어지럽히려 한 바보가 여기 누워 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