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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은 균형있는 식생활로 부터…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4.07.27 10: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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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경 숙 교수-수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임경숙교수 약력:
▲현 수원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
▲현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총무이사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학술이사
▲대한영양사협회 이사 / 보건복지시설분과위원장
▲대한비만학회 학술위원

먹거리의 절대 부족 시기인 1950년대를 지나, 식량자급에 대한 노력과 식품산업의 획기적인 발달에 힘입어 우리의 삶은 어느덧 영양과다와 비만으로 시작된 각종 생활습관질환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관심은 웰빙 라이프에 대한 절대적인 추종을 넘어서, 이제는 외골수로 빠지게 되었으니, 바로 '채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짝사랑'이다.
채식가라 함은 식물성 식품만을 섭취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예전에는 주로 신앙적인 의미로 육식을 금지하는 일부 종교인들이 채식을 하였으나, 최근에는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채식 옹호론자는 채식이 현대인이 앓고 있는 각종 질환 즉, 비만, 암, 관상심장질환, 당뇨병 등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채소와 과일이 비교적 칼로리 함량이 낮은 반면 각종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일견 맞는 말 같기도 하다. 또한 채식을 주로 하는 안신교도에게 심장병, 당뇨병 등 대표적인 생활습관질환 발생율이 낮았다든가, 역학연구에서 육류섭취빈도가 높은 사람의 암발생율이 높다는 보고는 이들의 주장을 더욱 강하게 하고 있다. 게다가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 혈액을 탁하게 하여 병에 대한 저항력이 낮아지고 체세포의 노화를 촉진한다는 구체적인 설명까지 들으면 누구나 채식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존 라빈스의 저서‘음식혁명’처럼 과학적 근거를 들이대며 육식과 유제품의 ‘폐해’를 주장하고 있는 책을 읽거나, 로마시대의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무소뉴스의 “땅에서 나는 곡류·채소·과일은 가장 자연적인 식품이지만 육식은 사상과 지혜를 흐리게 한다”는 주장에서 출발한 "채식자는 온순하고 현명하지만, 육식자는 거칠고 머리가 둔하다"는 다소 감정적인 설명까지 듣자하면, 채식만이 건강한 몸과 온전한 정신을 지킬 수 있는 최고의 먹거리라는데 반박의 여지가 없는 듯 하다.
그러나, 육식이 그렇게 필요없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채식만으로는 안된다. 현대 영양학의 관점에서 보면 적당한 양의 육식은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식물성 식품에 기울게 되면 좋은 질의 단백질을 섭취하기 어렵다. 육류에 있는 단백질은 신체구성이나 면역체 형성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고루 들어있다. 육류 섭취가 부족하면 혈액을 만드는 미네랄인 철분의 섭취가 부족하게 되어, 혈액을 통한 산소 공급이 적어져 체내 대사가 활발하지 못하고 피로감과 성장부진 등을 겪게 된다. 악성빈혈을 유발하는 비타민 B12는 동물성 식품에서만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칼슘의 가장 좋은 급원인 우유를 섭취하지 않는 경우에는 구루병, 골다공증, 또는 골연화증 등 뼈질환 위험율이 높아진다. 실제 채식아동의 대다수가 철분과 칼슘 부족에 따라 성장이 부진하여 왜소한 체격이 되고 각종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린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우리가 염려하고 있는 각종 생활습관질환의 증가는 단순히 육류 섭취 때문은 아니며, 채소 섭취 부족과 과도한 양의 육류 섭취, 가공식품 및 패스트푸드의 섭취 증가, 그리고 이에 동반된 활동량 감소에 그 원인이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알맞은 양의 육류 섭취는 건강에 피해를 주는 것보다는 도움을 주는 측면이 훨씬 크다.



따라서 임산부나 수유부, 신생아,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 또는 질병에 걸렸거나 질병으로부터 회복기에 있는 사람들이 채식만을 할 경우 건강 손상이 더 크므로 이들은 채식만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적절한 양의 육류 섭취만이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종교적인 목적이나 질병 치료를 위한 채식인 경우에는 두부 등 단백질과 미네랄 공급원을 좀 더 섭취하도록 하여야 한다. 건강 증진을 위한 경우에는 엄격한 채식보다는 충분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면서 하루 1회 저지방 육류나 계란, 유제품을 섭취하여 영양의 균형을 맞추어야 더욱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 제정한 국민 식생활지침에도 균형잡힌 식생활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적절한 육류, 채소, 곡류, 유제품 등 각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여야만 가능한 것이다. 어느 한 종류의 식품군을 섭취하지 않고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 모두 균형잡힌 식생활로 건강지향적인 웰빙 라이프를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