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부터가 "여성"이전에 "경영인"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합니다." 한국양계산업에 있어서 대표적인 여성경영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청운농장의 안영순 사장. 안사장은 축산경영인으로서 여성들의 역할 증대와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무엇보다 여성 자신들의 사고의 전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축산업에 뛰어든 그 순간부터 모두 같은 축산업 종사자의 일원일 뿐 여성이라고 해서 남다른 대우를 바래서는 안되며 또 이뤄져서도 안된다"는 것. 이러한 생각 때문인지 안사장 역시 지금까지 농장을 운영해 오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도움이 됐거나 특별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안영순 사장의 청운농장은 운영에 있어서 여느 경영인 보다 한발 앞선 사고와 사업추진으로 국내 양계산업을 주도하는 선진 농장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실제로 안사장이 25년전 장호원에서 닭 3백수로 양계업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이 모태가 된 청운농장은 지난 91년 현재의 자리로 농장을 이전하면서 모든 시설이 초현대식으로 완전 자동화됐다. 이제 막 농장자동화에 관심이 일기 시작한 그당시 업계로서는 실로 파격이 아닐 수 없었다. 청운농장이 국내 채란업계의 현대화와 자동화에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도 이러한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안영순사장은 "생산성 제고와 함께 양계업이 3D업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보이고 싶었다"며 당시 농장 자동화에 나섰던 배경을 회상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재 각각 2동의 산란계사와 중추사에서 10만수씩을 사육하고 있는 청운농장의 인력투입은 모두 7명에 불과할 정도. 여기에 빈틈없는 기록관리에 따른 경영효율 제고와 함께 중추의 올인올아웃을 통해 균일도95%이상을 유지하는 등 우수한 후보계군을 양성하고 철저한 질병 예방프로그램 실시 및 질병발생시 빠른 대처로 방역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을 극대화 시켰다. 초창기 살모넬라로 애를 먹기는 했으나 지금은 "완전 프리"를 자신하게 된 것도 이것이 원동력이 됐다. 특히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 하는 대신 미생물제제를 활용함으로써 난황을 더욱 건실하게 하고 계란 특유의 비린내를 최대한 억제, 안전한 고품질의 계란생산에 나서고 있을 뿐 아니라 계분특유의 냄새도 줄여나가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청운농장을 가능케 했던 것은 "계란의 생명은 선도에 있다. 특수란 시장이 침체된 것은 선도 보다는 성분에 치중한 것이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안영순 사장의 지론에서도 나타나듯이 항상 신선한 계란을 공급하는데 진력하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거래처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은데 있다. 이에 힘입어 청운농장은 계란이 생산되면 이틀내에 출하하되 현금결제, 그것도 선수금을 받고 출하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가족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믿음직한 직원들의 노력도 청운농장의 빼 놓을 수 성장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청운농장도 1차산업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와 함께 IMF를 거치면서 다른 양계농가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영순 사장은 양계산업의 특성상 부가가치가 낮아 고정자산에 비해 매출액이 너무 적어 경영에 애로를 겪을 수 밖에 없다며 때문에 예전만큼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사육규모를 늘려야 하나 이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청운농장에서는 장조림과 삶은 계란 및 훈제란 등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나 홍보 및 이해 부족, 여기에 충분히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아직까지 만족할 결실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인해 양계에 대한 애착과 의지는 그 누가보다 강하나 그만큼 회의가 올 때도 많다고 말해 국내 양계산업의 현실을 간접적으로 반영했다. 안영순 사장은 그러나 이같은 열악한 축산여건속에서도 "축산에 대한 애착과 희망, 그리고 하면 안될 것이 없다는 확신아래 기력이 닿는날 까지 축산을 떠나지 않겠다"며 "이러한 축산경영인들의 노력이 헛되기 않게 하려면 캐나나 등 선진외국과 마찬가지로 양계산업에도 쿼터제를 도입, 가격폭락과 폭등을 방지하고 안정적 사육여건을 마련돼야 한다"며 정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 요구를 잊지 않았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