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여준 전국 낙농인 총궐기대회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삭발과 함께 단식에 동참하고 있는 김태섭 한국낙농육우협회 청년분과위원장. 김위원장은 이번 궐기대회와 앞으로의 지역 궐기대회를 통해 낙농가들의 요구사항이 반드시 관철되도록 전국의 청년분과위원을 중심으로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궐기대회는 전국의 낙농가들이 지난 7년여를 아무런 불평없이 묵묵히 낙농에만 전념해 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아스팔트로 나온 것이라고 밝히고 전국 낙농인 총궐기대회에서 이승호 회장을 비롯 임원 등의 삭발과 단식 투쟁은 곧 낙농가들의 피와 땀인 우유가 제대로 평가받도록 하기 위한 굳은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위원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앞으로 각 지역별 궐기대회를 통해 전국의 낙농가의 힘을 하나로 모아 이번에 반드시 요구사항이 관철되도록 할 것임을 다짐했다. 곽동신 dskwak@chuksannews.co.kr ■스케치 ○…8월 16일 정오 여의도 문화광장 앞 ‘더 이상 못 살겠다 원유가를 현실화하라’등의 문구가 쓰여진 현수막을 치켜들고 줄지어 행사장으로 들어서는 전국의 낙농가들의 모습에서 낙농가들의 생존권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여실히 나타났다. 행사에 앞서, 낙농육우협회 청년분과위원들이 무대로 올라와서 낙농가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낙농포기 정권 은 각성하라고 강력히 규탄하는등 낙농 현실에 울분을 토해내며 분위기를 돋웠다. ○…전국의 낙농가들은 전국 낙농인 총궐기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찍이 착유를 마치고 지역별로 속속 탑승하여 여의도로 집결. 특히 여의도에서 1천리 떨어진 전남과 경남지역의 낙농가들은 대부분 새벽밥도 먹지 못하고 착유만을 마치고 고향을 출발. 경남낙협장을 역임하고 현재 산청군 단성면에서 낙농을 경영하는 허기종씨는 “산청·거창·함양등 경남 서부지역 40여 낙농가들은 오전 7시에 출발하여 미리 준비를 해둔 도시락으로 함양휴게소에서 아침을, 죽전휴게소에서 점심을 각각 먹고 오후 1시경 대회장소에 도착했다”고 귀띔. 전남 승주낙우회 이복만회장은“오전 5시를 전후하여 아침 착유를 마친 70여 회원과 인근의 창녕낙우회원 30명 등 1백여 낙농가들은 버스 2대에 분승하여 오전 6시 30분에 출발하여 하오 1시경 도착했다”고 말하고“원유가격은 반드시 현실화되어야 한다”고 강조. ○…오후 1시 15분경. 손정렬 감사의 사회로, 김성재부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낙농가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전국낙농인 궐기대회가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는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포천·연천), 이영호 의원(강진·완도), 우제항 의원(평택갑), 이인기 의원(고령·성주·칠곡),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이천·여주), 박승환 의원(부산 금정),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비례대표) 등 7명과 민주노동당 김준기 고문, 하연호 최고위원 등 많은 국회의원이 참석해 그동안 전국의 낙농가들이 생존권을 걸고 각 지역별로 얼마나 많은 활동을 했는지 짐작이 갈 정도였다. 또한, 전국농민연대 정재돈 상임대표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서정의 회장,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 농업기술자협회 강춘성 회장 등이 참석해 농업 전체 문제로 연계해서 투쟁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국회앞에서 우유 반납식을 하기위해 대회장으로 우유를 싣고 오는 차를 경찰이 저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낙농가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가운데 먼저 가져온 우유를 가지고 대회장에서 우유 반납식이 거행되자 한 낙농가가 우유를 몸에 부으며 무언의 시위를 했다. 이때 어렵게 경찰들의 눈을 피해 행사장에 반입한 송아지를 풀어놓자 송아지가 행사장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취재진들을 몰고 다니기도. ○…이날 궐기 대회는 대회 집행부의 삭발식과 함께 절정의 분위기를 연출. 이승호 회장과 김성재 부회장, 김해일 부회장의 삭발식이 거행되는 가운데 김태섭청년분과위원장이 결의문을 낭독하자 전국의 낙농가들은 농민가를 부르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이때 단상 아래에서는 경북 김천의 한 낙농가가 신발을 벗어 땅을 치며 통곡, 이를 보는 낙농가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오후 3시경. 삭발을 한 이승호 회장과 협회 임원진을 필두고 문화광장에서 국회 앞으로 거리행진을 했으며 그 뒤를 전국의 낙농가들이 정부정책을 규탄하고 낙농가의 절박한 심정을 담은 구호를 제창하면서, 따랐다.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 재집결한 낙농가들은 정부의 낙농정책 실패로 낙농가가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을 규탄하면서, 농가부채를 낙농가의 피와 눈물인 우유로 반납하는 행사를 가졌다. 당초 반납 우유가 5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찰의 저지와 압수로 1톤 정도에 그쳤다. ○…오후 4시경‘원유가 현실화’, ‘기준원유량 원상회복’, ‘축산업등록제 유예’를 주장하는 낙농가의 절박한 심정을 담은 도지회장들의 규탄발언에 이어 이승호 회장은 협회 임원 10명은 전국의 1만 낙농가를 대신하여 생존권 사수를 위한 낙농가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겠다고 선포했다. 이어 전국의 낙농가들은 각 지역으로 돌아가 전국에서 도(연합)지회별로 강경대응 활동을 전개키로 결의했다. ○…전국의 낙농가들인 모인 대회장에는 곳곳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상경한 낙농관련조합장은 물론 지역축협 조합장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낙농관련조합장들은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본관 농림해양수산위원회를 찾아 이창희 수석전문위원과 미팅을 갖고 낙농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국회차원에서의 대책논의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조합장들은 사료가격은 급상승하고 기준원유량으로 인해 사실상 생산을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계속된 원유가 동결은 낙농가들의 경영부담만 가중시키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면서 낙농가 입장에서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 ○…국회를 낙농가대표들이 방문해 농림해야수산위원장 등과 낙농현안 해결을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해 낙농 현안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신관우 부회장이 발표하자 낙농가들은 환호하며 궐기대회 참가자들이 해산하며 각자 일선으로 돌아갔다. 뒤에 남은 단식 참가자들은 목숨을 건 무기한의 투쟁에 돌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