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이승호)는 지난 16일 국회의사당 앞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5천여 낙농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 낙농인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낙농가들의 생존권 수호하기 위한 투쟁을 벌였다. 이날 이승호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 전국의 낙농인들은 비록 고달프지만 우리의 생업인 낙농업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만큼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위기를 극복하자”고 역설했다. 이어 이규택의원(한나라, 여주·이천), 강기갑의원(민노당, 비례대표), 이철우의원(열린우리당, 포천·연천) 등 이날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격려사를 통해 낙농인들의 낙농 산업 수호 의지에 공감을 표했다. 이날 참석한 전국 낙농가들은 무엇을 요구했는지, 아울러 결의 내용은 무엇인지 자세히 옮긴다. ■낙농가들은 무엇을 요구했나 □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낙농산업의 보호 정책 마련 o‘낙농산업 육성은 선진국의 길’이라는 국가적 철학이 반드시 필요하다. o낙농 정책의 기본방향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원유 자급율을 설정하고 법제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이에 따른 중장기 대책 방안을 마련하라. o 첨단과학 낙농으로 육성하고 생산기지 기반을 마련하도록 지원하라. □낙농경영 안정대책 방안 마련 o경영안정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라. o농지매매자금 내지 농지임대차 자금 지원, 논의 장기 임대 유도 지원대책 등 조사료 생산기반을 확충하라. o근본적인 분뇨자원화 대책을 수립하라. □우유소비 확대 방안 마련 o시유소비 확대 기반을 조성하고 유제품 시장 형성을 위해 낙농자조금사업에 유업체가 동참하도록 하라. o학교급식의 의무화와 확대, 단체급식 보조지원을 하라. o북한 어린이에 우유(분유)를 지원하도록 하라. □혼합분유 수입 억제 방안 마련 o혼합분유 수입을 중단하고 국산 원유로 대체하라. o국내산 원유의 제품별 사용 실적 조사 및 공개 □현안에 대한 대책 조기 마련 o원유가를 조기에 현실화하라. o낙농진흥회 기준원유량 원상회복 등 불이익을 해소하라. o축산업 등록제 2010년까지 유예 및 독소조항을 삭제하라. ■결 의 문 우리 1만 낙농가들은 이젠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주저앉을 곳도 없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다 죽게 생겼기에, 그냥 이대로 죽을 수 없어 머리띠를 둘러매고 뛰쳐나온 것이다. 작금의 낙농위기 사태는 UR협상 실패와 정부의 낙농정책 실패에 있다.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정작 누구이건데, 정부가 시키는데로 한 것이 무슨 죄길래, 깨끗한 우유생산을 위해 땀흘려 온 것이 과연 무슨 죄길래, 그 모든 책임을 힘없는 낙농가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인가! 왜 우리가 생산제한으로, 농가부채로, 목장 파산에 떠밀려 한여름 불볕더위에 그것도 목장이 아닌 이 여의도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아 있어야 한단 말인가! 우리 낙농가들은 이미 죽어나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낙농산업이라는 것은 아예 없어질 지경에 있다. 그런데도 농림부는 현재의 위기상황에 대해 무엇이라 하고 있는가! 한번 해 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뒷짐만 지고 있다.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니 알아서 하라고 하고 있다. 국민없는 나라없듯이 농민없는 농림부가 없을 진데, 우리가 어디가서 하소연을 해야 하는지, 왜 우리가 국회 앞에까지 와서 죽겠다고 아우성을 쳐야 하는 것인지, 참으로 애석하고 한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오라! 위정자들은 나와서 낙농가의 울부짓는 소리를 들어보라! 1만 낙농가의 통탄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다 죽어가는 우리 낙농산업의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어설픈 회유책으로 낙농가들을 또다시 농락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라! 죽어가는 낙농가를, 낙농산업을 살려내기 위해 같이 힘을 모으고, 안간힘을 쏟아야 할 것이 아닌가! 우리 1만 낙농가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목숨을 걸고 우리나라 낙농산업을 지켜내기 위해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을 것이다. 오늘 여기 이 대회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하나된 낙농가의 힘을 다시한번 보여줄 것이다. 1만 낙농가가 목숨을 걸고 이 자리에서 또 전국에서 모두 일제히 일어설 것이다. 8.16 여의도 대회 직후,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10명은 폭우 속에서도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 2일째를 넘기고 있다. 이승호 회장은 대회를 통해 낙농가의 절박한 심정을 외부에 알리고 국회 농해수위에서도 낙농문제를 다루는 소위를 구성해 낙농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으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인 만큼 낙농가 요구 관철로 생존권을 사수하겠다며 단식투쟁에 돌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식에 돌입하면서 단식 선포문을 발표했다. 단식 선포문을 통해 우유는 공장에서 기계로 생산해내는 물건이 아니라, 우리의 땀이 묻어있고 우리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내는 것임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우리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이날 참석한 낙농가들이 보여준 하나된 힘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오늘 대회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한편, 단식 첫날 저녁 늦게 민주노동당 강기갑의원과 김창현 사무총장이 단식장소를 방문해 국회차원에서 낙농문제 해결에 나설 것임을 다시한번 약속하고 단식자들을 격려했다. 곽동신 dskwak@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