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발전기금(이하 축발기금)을 농특회계 또는 농안기금으로 통폐합하는 내용이 포함된 기획예산처의 기금제도 정비 방안이 알려지자 축산업계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뚜렷한 명분없이 축발기금을 통폐합하려는 의도가 “단순 시장경제 우위론자들의 주장을 반영, 결국 축산업 포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획예산처의 이번 방안에 대한 축산업계 지도자들의 견해와 이들이 제시하는 향후 기금운영방안을 지상공청으로 엮어보았다. ▲김창근 회장(한국동물자원과학회)=해당부처인 농림부에서 조차 반대하는 일을 왜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축발기금의 통합은 한국농업은 물론 국가적인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만 가고 있는 현실과도 역행하는 것이다. 오히려 실질적으로 축산업 발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융통성있는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함이 옳을 것이다. 체계적인 기금관리나 운용을 위해 보완의 필요성이 있다면 고치면 되는 것이지 명분도 없는 무리한 통폐합 추진은 결국 축산업계의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권오옥회장(한국축산경영학회)=축발기금은 축산인들이 축산물 수입으로 인한 피해를 감수한 댓가로 만들어진 기금이다. 그런 기금을 타 기금과 통합해서 운용한다는 것은 축산을 두 번 죽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축산은 그렇지 않아도 개방 협상에서 쌀을 막기 위해 희생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축발기금은 타 기금에 통폐합 할 것이 아니라 현재 축산물 수입과 관련된 관세의 일부로 축발기금을 확대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발기금 통폐합을 강행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축산을 더욱 궁지로 내모는 일인 만큼 축발기금이 독립된 기금으로 존치되는 것이 마땅함을 다시한번 강조한다. ▲최준구 회장(전국농민단체협의회·대한양계협회)=축산발전기금을 농안기금에 통폐합 시킨다는 것은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다. 축발기금은 말그대로 축산업 발전만을 위한 전용기금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인가 기획예산처의 관리하에서 일반 예산의 수준을 넘어서는 통제로 활용을 어렵게 하더니 이제는 그 존재마저 없애려고 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만약 축산업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틈새를 악용, 축발기금 통합을 현실화 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면 전 축산업계가 공동대응해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남호경회장(전국 한우협회)=축산발전기금통합운영은 절대 안될 일이다. 축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해 운영되는 것이 바로 축산발전기금이다. 국내 축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제도 및 환경적 보완이 없이 이를 통합 운영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것이다. 유통질서 확립 등 기초적인 제도조차 개선이 되어있지 않은 지금 축산발전기금 통폐합운영은 축산인의 숨통을 조이는 결과 밖에는 초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축산인들은 이러한 축산발전기금통합운영을 절대 묵과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박순용회장(한국종축개량협회)=축발기금의 재원은 쇠고기·유제품 등 축산물 수입에 따른 관세·부가세와 판매차익금으로 마련되고 있다. 따라서 그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국내 축산인들이 입는 것으로 직·간접적으로 축산인들에게 환원되어야 할 마땅한 재원이다. 따라서 작금 축발기금을 없애려 한다는 것에 대해 전국의 축산인들이 가슴 아파하면서 통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축산업은 정부가 새로운 시각에서 지원하고 보호 육성해야할 아주 중 차대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광용 부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축산발전기금은 말 그대로 축산발전에 사용하기 위해 조성하는 것인데 이를 기획예산처에서 농안기금 등으로 통합 운영하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그 동안 축발기금은 수입축산물의 관세나 마사회 기금 등에서 조성해서 이를 축산업이 발전될 수 있도록 축산물의 생산성이나 안전성 향상, 특히 공익성이 있는 가축개량 등에 사용해 왔다. 특히 요즘처럼 축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절실하다 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축발기금이 축산이외의 용도에 사용된다면 축산농가들의 한 가닥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것이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축산발전기금은 본래의 취지를 살려 앞으로도 축산발전을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김동환 부회장(대한양돈협회)=FTA 체결이 이뤄질 경우 관세조정으로 인한 파장은 국내 축산업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단순 시장경제우위론자들이 득세하고 있는 현실에서 산업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온 재원 마저 사라진다면 1차산업인 국내 축산업은 헤어나기 어려운 위기에 처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축발기금의 통폐합 움직임은 농업사수라는 정부의 구호가 가장된 것일 뿐 내용적으로는 축산업을 포함한 농업의 축소와 포기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떨쳐버릴수 없다. 범 축산업계 차원의 강력한 대처로 반드시 존치시켜야 한다. ▲조규운 조합장(보은축협)=축산발전기금이 공공기금화되면서 기획예산처의 잣대에 따라 일선현장의 한우개량사업등에 대한 기금지원이 축소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한 마디로 축산업 발전을 위해 조성된 기금이 목적에 맞게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축발기금을 농특회계나 농안기금으로 통폐합한다는 것은 축산업의 비중에 비춰볼 때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경쟁력 있는 산업은 더욱 경쟁력 제고에 지원해 시장개방시대의 농촌소득 안정과 식량안보를 도모해야 한다. 농촌소득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경쟁력 있는 산업인 축산업의 발전과 농촌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도 축발기금은 더욱 유지 발전돼야 마땅하다. ▲서병호 조합장(광양축협)=축발기금 통폐합에 대해 전국의 모든 축산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만큼 축발기금이 지금까지 축산업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며 또한 앞으로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그동안 기획예산처는 축발기금을 축산인들의 입장에서 운용했다고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축산업 발전을 위한 축발기금이 생산담당부처가 아닌 기획예산처의 일반적 잣대에 따라 축산현장의 적시적소에 투입되지 못했다는 것이 현장의 시각이다. 이제 정부는 축발기금을 단순계량화된 시각으로 보지말고 농촌경제 활로의 선봉인 축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가속화한다는 차원에서 보완과 개선을 통해 축산분야와 명확한 사업연계성을 갖고 운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 ▲신용덕 조합장(밀양축협)=현재 농촌에서 국제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것이 축산업이다. 축발기금은 그동안 국내 축산업이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담당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와같은 축발기금을 기획예산처가 기금존치 평가를 통해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했다는 것은 개방시대의 농업·농촌, 특히 축산업에 대한 이해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더욱이 축발기금의 통폐합 대상으로 농특회계나 농안기금이 거론된다는 소식에 대해 정부가 축산업의 가치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농업과 축산업은 자금운용과 시설, 전문성은 물론 경영적 측면에서 분명한 차이를 갖고 있다. 축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선 축발기금의 통폐합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보완, 발전시킬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