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내린 폭설이 아직도 녹지않고 곳곳에 쌓여있는 눈을 쳐다보는 양돈인들의 마음은 무겁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기 때문이리라. 춥고 긴 겨울이 하루빨리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오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어찌 양돈인들 뿐이랴마는 양돈인들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각별하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인해 가장 큰 홍역을 치룬 아픔이 더욱 봄을 기다리게 하리라. 여성 양돈인으로서 양돈협회 안성시지부 부인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부환씨는 그중에서도 가장 봄을 기다리는 양돈인의 한 사람일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 구제역 파동과 추석이후 돼지값 폭락을 떠올리면 아찔하기만 하단다. 박씨는 지난해 추석이후 돼지값 폭락으로 양돈산업이 큰 어려움에 빠지자 당시로서는 유일한 대안이었던 돈육 소비촉진, 그것도 그냥 돈육 소비촉진이 아니라 등심과 안심이라는 소위 비인기 부위의 돈육 소비 촉진 운동의 최 일선에 서 있었기 때문에 그때의 기억이 더욱 생생한 것이다. 다시 그때를 돌이켜 보면 구제역으로 돼지고기의 수출길이 막히자 삼겹살과 목살은 모자라는데 등심과 안심, 후지등은 어떻게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남아돌자 양돈협회 안성지부(지부장 이광우)는 모돈 자율감축운동과 함께 돼지고기 소비 캠페인에 적극 나서게 됐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부인회가 지난해 12월 15일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부인회 설립은 단순한 양돈인들의 부인회라는 친목 모임의 차원을 넘어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주체가 설립됐다는 점에서 안성양돈인들은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양돈협회 안성시지부 부인회 설립당시 참여 인원은 50여명, 이들 부인들은 안성농업기술센터 향토음식 연구회 소속 돼지고기 요리분과의 일원으로서 매달 한 번 정기 모임을 갖고 돼지고기 요리를 연구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어깨에 띠나 두르고 한 번 전시적으로 해보는 일회적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항구적으로 돈육소비 촉진을 연구하고 생각하는 모임으로 태동한 것이다. 이광우 지부장은 『안성지역에서 처음 시작된 일이지만 앞으로는 이런 모임이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이루어지면 양돈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부인회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박부환양돈협회 안성시지부 부인회장은 현재 안성시 원곡면에서 반제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여성 축산인으로 8천여평의 농장에서 모돈 2백두, 비육돈 2천두를 키우면서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서 부인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돼지를 키울 줄 만 알았지 다른데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고 말하는 박회장은 『이제는 돼지를 키우는 일은 물론 돼지를 잘 파는 일이며, 돼지고기 소비를 촉진시키는 일에도 앞장서겠다』며 부인회 활동을 보다 활성화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힌다. 박 회장은 또 『TV홍보나 요리책자 발간 같은 활동도 물론 중요하지만 싸고 맛있는 후지나 등심 요리를 소비자들에게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피부에 와 닿는 홍보가 될 것』이라며 『지역 행사가 있을 때마다 돼지고기 요리 홍보를 위해 부인회에서 개발하고 배운 요리를 선보일 계획』이며 부인회 활동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란다. 그렇다고 안성시지부 부인회에서 특별한 요리를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안심이나 후지를 이용해 평소 일반 가정에서 쉽게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안심, 후지 요리를 보급하겠다는 의지, 그것이 곧 양돈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담보하는 것인만큼 앞으로 안성시지부 부인회의 작지만 의미있는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