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AI센터들이 양돈장들의 잦은 배달 주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부분 양돈장들이 돼지정액 보관에 따른 품질저하를 우려, 인공수정시 그때 그때 정액을 배달받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AI업체 관계자는 “얼마전에는 30복분의 정액을 배달하기 위해 한달동안 26회나 한농장을 방문했다”며, “주위에는 한달에 50회를 넘게 배달하거나 딱 1회분만 주문받아 배달한 AI센터도 있다”며 황당해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중국집 배달과 다를바 없다”는 말로 정액배달 관행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3일 정도는 냉장고(보관기)에 보관후 사용하더라도 전혀 품질에는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필요없는 운송비만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라는게 이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그렇다고 운송비 부담이 적은 것도 아니다. AI업계에 의하면 정액의 농가공급 가격 중에 운송비의 비중은 보통 30% 수준. 출혈경쟁이 만연, 업체에 따라서는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정액가격을 고수하는 사례도 있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결코 만만찮은 부담인 만큼 1회 배달물량이 많은 수록 운송비 부담을 줄일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건비 최소화도 기대할수 있다는게 이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AI업계는 “경영부담을 줄이기 위해 희석재 등 사용기자재 구입비를 가급적 줄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고 “일주일에 2∼3회 주문과 배달이 이뤄지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며 양돈장들의 배려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웬지 꺼림직하다”는 일선 양돈장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고 가격경쟁이 치열한 현실에서 농장들의 요구를 쉽게 거부할 수는 있는 AI센터는 드물다.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으나 “다함께 배달회수를 줄여보자”는 노력도 구호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유가폭등에 따라 운송비 부담도 대폭 증가, 경영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마음과는 달리 누구하나 정액가격 인상안을 쉽게 꺼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AI업체 관계자는 “지금도 ‘가격을 올리면 (시장을) 모두 빼앗긴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그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정액은 무엇보다 품질이 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며 “그러나 가격만을 유지하려다 보면 품질에 문제가 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필요없는 운송비 지출은 국가경제하에서도 낭비인 만큼 현재의 정액 주문 관행이 잘못된 것이라면 하루빨리 개선하는 것이 국내 업계를 위해 바람직할 뿐 아니라 올바른 정액선택이나 구입에 대한 대농가 홍보도 절실하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안정된 정액생산 및 보관기술 확보로 농가들의 신뢰를 확보할수 있는 AI업계의 노력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