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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양돈조합 대기업 출신 상임이사 영입 배경과 전망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4.09.06 0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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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양돈조합이 상임이사 선출을 통한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SCF에 매각되기는 했지만 원주사료공장에 이은 도드람푸드의 경영권 전격 인수가 있은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도드람양돈조합의 심상치 않은 행보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일선 축협으로서는 최초로 농협중앙회나 조합이 아닌, 일반기업인 출신 상임이사로서의 첫 시험무대가 된다는 것도 또다른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절감
도드람양돈조합의 이번 상임이사 영입은 연간 4천억원 달하는 조합사업 규모가 표면적인 배경이 되고 있다.
그 능력의 여부를 떠나 ‘농민 출신 조합장’만으로는 방대한 규모의 조합운용이 무리일 수 밖에 없을 뿐 아니라 소유와 경영을 분리, 경영부실 발생시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릴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는 시각이 집행부를 비롯한 조합 전반에 형성돼 온 것이다.
지난달 26일 대의원 총회에 제출된 자료에 의하면 도드람양돈조합은 올 상반기에 구매(사료)사업 5백41억5천5백만원을 비롯해 판매사업 6백30억4천4백만원, 신용사업 6백63억7천7백만원 등 총 2천6백29억3천9백만원의 경영실적을 기록, 올 연말 결산에서는 최소한 4천억원 이상의 사업 외형이 전망되고 있다.

구매사업 ‘한계’
그러나 도드람양돈조합의 이번 상임이사제 도입이 단순히 조합사업규모 확대에 따른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다는 것만으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주위의 시각이다.
모험을 동반한 ‘성장’과 현체제하에서의 ‘안정’이라는 두갈래 갈림길에선 도드람양돈조합이 결국 조합 사업의 방향을 ‘성장’으로 결정한 데 따른 산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도드람양돈조합은 그동안 구매(사료)사업을 중심으로 조합 살림을 운영해 왔으며 사료판매량의 확대와 더불어 조합사업도 성장을 구가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성장동력인 사료사업 증가율이 지난 2002년 하반기 부터를 정점으로 정체상태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 때 3만5천톤까지 사료공급량이 늘기도 했으나 더불어 리스크 비율도 늘어 실질적인 매출수익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게 조합의 분석이다.
이와관련 조합의 한 핵심관계자는 “조합의 살림줄이었던 사료사업 증가율이 정체라고 해도 얼마든지 안정적으로 조합 운영이 가능하다”고 전제, “문제는 조합원들이 사료를 싸게 구입할수 있다는 것만으로 (조합의 역할에) 만족할수 있느냐는 것이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성장에 무게 실릴 듯
도드람양돈조합은 이에따라 자체적인 중장기 계획 사업 수립을 통해 조합을 계열주체로 하는 브랜드 사업을 추진, 10년 후 브랜드 시장의 10%를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는 한편 농협중앙회에도 이같은 내용의 사업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드람양돈조합의 ‘기업형 조합’이나 ‘판매조합’ 표방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점에서 조합측은 원종섭 초대 상임이사가 각종 요구조건을 만족하는 최적의 인물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식품 브랜드기업(제일제당)의 대표이사와 삼성전자 자금담당 이사라는 화려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조합의 주력사업이될 브랜드사업과 조직관리에 적임자인데다 식품시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겸비는 물론 신용사업 부문에도 충분히 통할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따러서 조합 최고 의결기관인 대의원총회를 통해 상임이사 선출을 승인받음으로써 성장을 우선으로 한 ‘기업형 조합’으로 가는 중요 관문을 통과, 지금까지의 계획 단계를 넘어서 본격적으로 사업화 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도드람양돈조합의 한관계자는 이에대해 “사료사업의 경우 기존의 OEM 방식에 의한 공급체제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며 “반면 하드웨어 부문에 대한 더 많은 투자가 뒤따르는 등 주력사업이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았다. 그동안 조합측이 LPC 인수에 보였던 관심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협동조합 적응이 과제
그러나 우려의 시각 또한 만만치 않다. 조합측은 원종섭 이사가 소신경영이 가능토록 인사권을 포함, 막강한 재량권을 부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합원이 소유주인 협동조합 체제와 이념하에서 영리추구를 최고 덕목으로 하는 기업에 몸담아온 원이사로서는 근본적으로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않다.
특히 원이사에 대한 기대가 큰상황에서 도드람조합의 현실이 전환기에 처해있을 뿐 아니라 조합원에 더많은 출자를 요구할 정도의 투자를 통한 성장중심의 사업이 전개돼야 한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대해 조합관계자들은 “조합원들의 의식이 성숙돼 있는 만큼 기업인 출신 경영인이라는 점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 총회나 이사회가 일단은 원이사의 강력한 후원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상임조합장 역시 확실한 역할분담을 통해 조합원들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향후 추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일호 L21ho@chuks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