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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제품개발 숨은이야기 ⑴ -김 승 화 박사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4.09.13 0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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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승 화 박사-(주)대호마켓팅실장

우리 회사에 입사하면서부터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자체제품개발이었다. 지금까지 생균제, 항곰팡이제, 항산화제 사료내 유해미생물제거제, 당밀유화제, 신개념 유기산제제, 향미제, 감미제, 면역증강제, 가축수송스트레스감소제, 초유섭취량증강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오면서 느낀 열정과 고충 그리고 그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발에 항곰팡이제 피부테스트 온통 물집 잡혀 ‘응급실 신세’

우선 수의사가 아닌 나로서는 전공인 축산분야와 미생물분야 그리고 그간의 노력을 통해 얻은 다방면의 지식들을 총동원하여 영양학적인 차원에서 제품개발에 임하기로 하고 우리 회사의 이미지인 ‘풍요로운 생활과 쾌적한 환경’에 부합되는 안전한 축산물 생산을 위한 제제의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 축산업에 꼭 필요한 제제인데 오랜 개발기간을 요구하는 제품이나 개발비용을 상당히 요하는 제품 또는 국내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원료에 한해서는 해외에서 수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40대 중반이 되어 대학때 전공했던 축산분야로 다시 돌아온 이상 우리나라 축산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내가되게 해달라고 출근할 때마다 공장건물을 보며 마음속으로 빌었다. 퇴근 때는 오늘 하루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했는지 돌아보며 다시금 마음을 다지고 스스로를 격려하였다.
그럼 먼저 여름철에 수요가 많은 항곰팡이제 개발에 얽힌 이야기로 나의 제품개발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사료처리용 항곰팡이제라 하면 우선 유기산 특히 프로피온산만 떠올리던 개념을 벗어나 Essential Oil Extract(EOE)를 도입하여 지금까지의 항곰팡이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신개념의 차세대 항곰팡이제를 개발하기로 하고 essential oil 중에서 항곰팡이력이 뛰어난 계피의 유효성분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프로피온산 함량을 조절하여 부식성과 자극성은 줄이면서 효능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상품이니 만큼 경제성을 고려하여 조성을 달리하고 EOE추출용매를 달리하여 약 150가지의 sample을 만들어 사료에 핀 곰팡이들과 곰팡이 독소생성곰팡이에 대한 항곰팡이력을 비교하고 최종적으로 기존시판제품과 효능비교 실험을 거친 후 지금의 몰드제로를 개발하게 되었다.
그 당시 피부자극성 test를 하느라 개발 중인 항곰팡이제를 적신 거즈로 양쪽 발을 싸서 두었는데 얼마 지나자 조금씩 따가워 오더니 시간이 지나니 거의 감각이 없어져서 별문제 없는 줄 알고 그 상태로 집에 왔는데 구두를 벗자 발에 온통 물집이 잡힌 심각한 화학물질에 의한 화상(chemical burn)이 심각한 상태였다.
늦은 저녁이라 급히 종합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처치를 받았는데 물집이 눌려 발가락끼리 붙어있었고 피부는 다 벗겨진 상태였다. 그런 내 발을 보니 쓰리고 아프기도 했지만 한심한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왔다. 옆에서 보던 딸아이와 남편이 “더 이상 인체실험은 하지 말라”며 안쓰러워 했다.
그 후 붕대감긴 발이 들어갈 신이 없어 비닐봉투로 발을 감싸고 회사로 출근해야 했는데 이 모습을 본 남편이 끈 조절이 되는 큼지막한 남성 샌들을 사다주었다. 여름이면 가끔씩 남편이 그 샌들을 신는데 그 샌들을 볼 때마다 그 당시 생각이 난다.
짧았던 생각과 과신에 개발욕심까지 겹쳐 화상으로 2주간이나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고생했었던 웃지 못 할 해프닝이었다.
그때 개발 후 매년 개선 보완시켜 나가 올해도 국내 항곰팡이제 시장의 약 60%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데 제품을 믿고 열심히 판매해 준 우리 회사 영업본부 직원들과 기계설치와 관리 그리고 펌핑 등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서비스팀의 아낌없는 지원덕분에 오늘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도 R&D에선 내년에 출시될 보다 품질이 향상된 항곰팡이제 개발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