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유동성 부족으로 위기상황에 몰렸던 철원축협(조합장 이충근)이 범조합차원의 ‘조합살리기운동’에 나선 결과 최근 유동성 부족사태를 말끔히 극복하고 경영이 정상화됐다. 철원축협은 한때 50%에 육박할 정도였던 연체채권과 노사갈등으로 인해 지난해말 자칫 고객의 예금을 내주지 못할 위기에 처할만큼 유동성부족에 직면했다. 구제역발생에 따른 돈육수출중단과 같은 악재도 경영악화의 주요인이었다. 유동성 위기란 일종의 현금부족사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예금인출을 원하는 고객에게 돈을 내주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은 파산이나 기업체의 부도와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된다는 점에서 철원축협의 경영정상화는 당사자인 고객이나 조합은 물론 계통조직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철원축협은 이처럼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전임직원이 뼈를 깎는 고통분담에 나서고 여기에 도내 회원축협과 중앙회가 힘을 보태 위기를 극복했다. 수신고가 3백60억원인 철원축협의 현재 유동성은 상시 20∼30억원으로 이제 유동성 부족이란 위기는 완전히 벗어났다는게 조합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전임직원들이 겪은 고통은 실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파산설마저 나돌던 당시 이조합장과 임원 및 직원들은 “이러다가는 정말 조합이 없어질수도 있다”며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노조는 노조대로 파업을 풀고 업무정상화에 나섰으며 임원들은 올해 결산에서 적자가 나면 사퇴하겠다는 각서까지 썼다. 또 직원들은 상호보증으로 농협철원군지부에서 7천여만원을 대출받아 이를 조합에 예치, 유동성 부족사태에 대비했으며 임원들은 출무수당 전액을 출자금으로 적립하는등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조합의 이같은 노력이 이어지면서 도내 회원축협은 조합간 예치제도를 통해 8억5천만원을 예치하고 강원지역본부가 여신자금 상환을 유예해주는등의 지원이 잇따랐다. 이렇게 상황이 호전되자 조합측은 유동성부족을 부채질하며 수지악화의 주범인 고리차입금을 상환하고 본격적인 부실채권 회수작업에 나섰다. 중앙회에서 파견한 관리역 김천일씨는 “임직원들의 각오가 남다른데다 회원조합과 중앙회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유동성 부족과 같은 위기를 넘길수 있었다”면서 “철원축협의 경우 지역내 축산세가 강하고 경영기반도 양호해 다시 도약할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훈전무도 “무엇보다 중요한건 조합원과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다시는 이런 위기를 맞아서는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것”이라면서 “올해는 반드시 흑자결산을 해 조합원과 고객들의 걱정을 말끔히 해소할 것”이라는 각오를 펴보였다. 철원축협은 현재 40%에 육박하는 대출금 연채비율을 올해안에 20%대로 끌어내린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전직원이 나름의 자구방안을 제출해놓고 매주 분임토의를 통해 점검해나가고 있다. 유동성 부족이란 위기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노심초사해온 이충근 조합장은 “유동성부족은 조합원과 고객들에게 심려를 끼쳤다는 점에서 송구스러운 일이지만 전임직원이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부수적 결과도 있었다”며 “내실위주의 상호금융과 축산물판매, 육가공등 경제사업을 통해 ‘확실히 달라진 철원축협’의 모습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라고 몇 번씩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