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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전문가들이말하는축산발전방향-질병 부문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4.10.13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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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기울인 농장 질병발생 ‘안심지대’

▲김옥경 초빙객원교수(충북대, 전 수의과학검역원장)=최근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조류독감과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구제역 등 여러 질병들이 발생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 나라는 지난번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푸루엔자에 대해 강력한 살처분 정책으로 조기에 근절시킬 수 있었으나 10월부터는 야생조류의 이동이 시작돼 특별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화시대를 맞아 사람과 물자의 국가간 이동이 급격히 증가해 이로 인해 외래 질병이 새롭게 유입될 위험성이 큰 상황이며 특히 인수공통전염병의 경우 공중보건에 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축산물의 수출 중단은 물론 방역활동 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며, 축산물의 소비감소로 이어져 가축사육업을 포함한 관련산업이 크게 어려움을 겪게된다.
이러한 무역환경에서 외래 악성가축전염병의 국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역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직까지 구제역이나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은 호주나 뉴질랜드 등의 검역방법을 벤치마킹 하여 우리 나라의 검역시스템도 질병유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농가 스스로도 철저한 차단방역을 생활화해서 질병 발생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동안 정부에서도 악성가축전염병의 유입방지 및 국내 발생방지를 위한 즉 국경검역과 국내방역이 연계된 효율적 가축방역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계속 논의되어 왔었고 대통령 선거 공약사항으로 농림부 주요당면과제로 조직진단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만은 조기에 조직개편이 실현되어 악성질병 재발의 악순환이 차단되기를 바란다.
▲안수환 박사(건국대 교수)=우리 축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목표는 첫째, 국제적으로 중요시되는 구제역, 돼지콜레라 등 각종 악성전염병과 BSE(소해면상뇌증), 조류인플루엔자 등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방역 관리를 철저히 해 경제적 피해를 예방하고, 국제교역상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우리 축산물의 생산, 가공 및 유통 과정에서 HACCP를 엄격히 준수하여 국제적인 위생수준(CODEX)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품질이 향상된 상품을 생산, 이를 국내외 소비자에게 홍보하고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셋째는 축산업의 난제인 환경오염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해 친환경적인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WTO체제 하에서 FTA를 지향하는 열린 국제사회에서 내수를 지키려는 안이한 생각은 우리 축산업의 미래 지향적인 발전전략이 아님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정부 학계 농가 및 축산관련단체 모두 맡은 바 책임을 다하여 우리 축산업을 국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해야 하겠다.
▲모인필(충북대교수)=민간 병성감정의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 방역정책의 기본은 일선 현장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이를 기대할수 없다.
우리나라의 방역행정 조직은 다른 어느나라에 못지 않다. 하지만 상업동물에 대한 전문화가 부진한데다 각종 법률에 의해 너무 경직돼 있다보니 양축농가들이 병성감정의뢰를 기피하고 있다.
물론 일부 기업이나 대학교가 민간 병성감정기관으로 지정돼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서도 실질적인 보고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민간병성감정 활성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해당 기업이나 대학교에 대해 질병발생 보고에 대한 의무감을 부여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기관에 보고하는 질병종목을 대폭 축소, 특정질병을 제외하고는 해당양축농가들의 신상공개와 불이익이 없도록 하되 발생현황만을 보고함으로써 양축농가들의 참여를 도모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 이렇게 될 경우 정부에서는 정확한 현황파악과 데이터를 토대로 현실적인 정책수립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의 경우 국내 발생원인이 철새에 있다는 방역당국의 발표가 일선 현장에서는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수 있도록 공청회 개최와 역학조사 결과 및 과정 등을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육계계열화사업체에 대한 방역점검이 강화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할 것이다.
▲윤충근 원장(농협가축개량사업소 가축병원)=한우에 있어서 당면한 질병관리로써 부루세라병의 조기 퇴치, 환절기 호흡기질병 예방 관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루세라병은 젖소는 2000년 이후 감소 추세이지만 한우는 2002년부터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한우농가의 발생사유가 부루세라 검진 없이 외부로부터 구입한 경우가 77%를 차지하고 있어 농가의 철저한 방역 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한우의 부루세라 확산을 막기위해 지난 5월 1일부터 우시장에서 사육목적으로 거래되는 암소에 대해서는 부루세라 검진증명서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으며, 다발지역은 전 농가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8월 이후 검진카드 휴대율이 95%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제도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농가에서는 사육하는 암소에 대해서는 부루세라 검진을 반드시 실시한 후 거래를 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호흡기 질병이 많이 발생하므로 보온관리에 힘써야 할 때이다. 축사의 북쪽과 서쪽에는 겨울 먹이용 볏짚을 쌓거나 천막을 설치하여 찬바람이 소에 직접 닿지 않도록 시설을 정비해야 한다. 가축질병에는 정도가 없다.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농장이 질병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농장인 것임을 우리 농가들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영찬 소장(서울우유)=가축의 질병이 우리들에게 주는 해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가축의 질병이 인간에게 전염되어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이다. 사람과 동물에 감염될 수 있는 인수 공통전염병은 약 1백여 종에 달하고 있는데 동물에서 시작된 것이 분명한 에이즈를 비롯해서, 최근에 동남아시아에서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와 중국에서 발생한 급성호흡기증후군(일명 사스), 영국을 주저않게 만든 광우병이나, 일단 발병하면 1백% 사망하는 광견병 등은 인간의 생명까지 앗아가 우리에게 공포와 충격을 주고 있음은 모두가 아는 바와 같다.
둘째로,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감염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한번 발생하면 전국적으로 걷잡을 수 없는, 강한 전파력으로 경제적인 피해와 재산 손실을 가져오는 전염병이 있다.
기억에도 생상한 2003년 3월 발생한 구제역이 그 좋은 예이다. 구제역은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 질병이 발생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모든 축산물이나 가공품의 수입이 여러 가지 까다로운 단서 조항을 요구하며 국제적인 교역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발병되면 치명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 이렇게 건강과 재산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외국으로부터 새로운 질병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검역 시스템과 일선 현장에서 동물에서 동물로,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전염병을 가지고 있는 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 대륙의 끝자락에 붙어있는 지리적인 약점으로 전염병을 완전히 예방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일년 열두달 불어오는 북서풍이나 매년 봄에 나타나는 지긋지긋한 황사현상을 무엇으로 막을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지리적인 불리함을 한탄하며 두 손 놓고 모든 전염병 발생을 운에 맡기고 있어야만 할 것인가? 어렵고 힘들지만 몇 가지 방책이 있기는 하다.
첫째로 계속적인 예방 교육이다. 특히 축산 농가에게서 쉽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반복 교육을 해야 한다. 교육이라고 모여서 플래카드 달고 높은 양반들 축사 읽고 사진 찍고 하는 교육은 집어 치우고 소홀히 했을 때 예상되는 손실액과 건강상 위해를 알기 쉽게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
둘째로 현장에서 소독을 하거나 출입구에 소독기나 소독조를 설치했을 때 소독의 효과를 최고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얼마만큼 희석해야 하는지? 어떤 약들은 서로 섞으면 효과가 없어지는 약도 있는데 무심히 섞어서 살포한다든지, 매주 무슨 요일은 소독하는 날로 정해놓고 바람이 몹시 불거나 비가 오더라도 "무슨 무슨 소독 필"하고 써있는 동그란 스티커 한 장 붙이려고 무조건 뿌려대는 행위들은 없어져야 한다.
셋째로, 이제는 누구나 해외 여행을 쉽게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방역위생교육은 소홀히 한다. 에이즈의 천국이라는 태국이나 동남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무작정 떠나 개인 위생을 소홀히 한다든지, 축산물이나 농산물은 값이 싸다는 이유로 또는 선물을 이유로 가지고 들어오는 행위 등은 자제해야 한다. 그 까짓거 한 점 더 먹어서 무슨 덕을 보겠다고 감춰 들여오는가?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초기에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
모든 전염병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초기에 신고하는 것과 늦게 신고하는 것의 차이는 2000년 구제역 발생시 파주와 당진의 피해 규모가 웅변하고 있지 않은가?
▲김준영 원장(준동물병원)=국내 질병방역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일선 농장과 진단기관 및 국가방역기관이 원활한 연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각 부문을 매끄럽게 연결시켜주는 중간 매개체로 현장수의사의 역할이 필요하지만 현재 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의사들간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국가기관에 대한 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방행정조직이나 별도의 조직에 그 기능을 부여하고 있지만 농장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정확한 현황파악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때문에 국내에서 질병과 관련된 각종 통계는 신뢰를 잃은 지 오래며 이를 토대로 한 방역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 할수 있겠는가.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방역시스템을 검토, 네덜란드나 덴마크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아닌 현장수의사를 활용한 예찰 및 방역정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특히 가축질병예찰협의회에 공무원 뿐 만아니라 현장수의사들을 대거 포함시키고 일정한 지위를 보장해야 한다.
민간 가축질병진단센터의 활성화도 중요하다. 국가기관의 특성상 손댈수 없거나 객관성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민간센터가 담당토록 하는 등 상호 보완과 견제 역할을 통해 효율적인 질병방역이 이뤄지도록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돼지콜레라 정책에 대한 재평가를 토대로 향후 방역대책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