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시장 개방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안전한 축산물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친환경’이 축산 정책의 화두로 등장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축산인들의 친환경에 대한 인식 또한 높아지고 있다. 아직 친환경 축산이 일반화 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에서는 21세기 경쟁력있는 축산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 바로 ‘친환경 축산’이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개념적으로, 또는 막연하게 그런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정도에 그쳤던 것을 상기하면 우리 축산현장에서도 친환경 축산을 향한 속도가 크게 가속되고 있음을 절감케 된다. 본지는 신년을 맞아 친환경 축산에 대한 특집을 마련하면서 친환경 축산 농가들이 친환경 축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문을 통해 알아 봤다. 이번 설문은 1백 농가를 직접 방문, 조사됐다. 설문에 응한 농가는 한우 26농가(30%), 낙농과 양돈 각각 23농가(24.7%), 양계 21농가(20.6%)로 모두 93농가 였다. 규모별로는 부업, 전업, 기업으로 나눴으나 부업 2농가, 기업 1개 업체로 소수였으며 90농가가 전업 규모였다. 설문 분석에 있어서, 문항에 따라 응답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문항 별 응답자수에 대한 백분비로 친환경 축산 농가의 친환경 축산에 대한 인식을 분석해본다. <편집자> ■“축산입지로 농지 적극 활용해야” 78.2% ::장래 축산 전망 “희망적” 응답자 90명중 66명인 73.3%가 “전망있다”고 응답했다. 축산의 장래가 어둡다고 응답한 경우는 17.8%에 그쳤으며, 모르겠다고 응답한 경우도 8.9%로 소수였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축산의 장래가 희망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이유로, 우선 상당수의 응답자가 친환경 축산을 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 또 선진국일수록 축산업이 선진화 됐다며,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축산의 선진화가 필요하고, 이는 곧 축산의 장래가 밝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면, 생산성 향상에 힘쓰면 등의 조건을 달고 ‘희망적’이라고 응답한 경우도 많았다. 이밖에도 제대로된 농가는 경쟁력이 있다든가, 한우 농가의 경우 한우의 특유성과 차별성 때문에 장래가 희망적이라고 응답해 주목됐다. 특히 어떤 농가는 축산을 천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장래가 있다고 응답, 축산에 대한 프로인식, 강한 직업 의식이 축산의 장래를 밝게 보고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한편 축산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악취 규제등 환경 규제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축산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앞으로 환경 규제가 더욱 가속될 경우 축산을 포기하는 농가도 늘어날 것이라고 대답했다. 따라서 축산 현장에서 환경 규제 강화가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엿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정책부재, 사료 수입 의존 등도 축산의 장래를 어둡게 보는 이유를 들고 있어 주목됐다. ::친환경축산 인식 제대로 하고있어 친환경 축산에 대한 이해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에서는 대부분의 응답자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축산에 대해 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65.2%가 잘알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32.6%는 대충 알고 있다고 응답해 응답자의 대부분이 친환경 축산에 대한 인식도가 높음을 확인시켜 줬다. 또한 친환경 축산을 위해 가장 시급한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깨끗한 축사 환경’ 32.2%, ‘적정 사육밀도 유지’ 31.1%로 비슷하게 응답했으며, 이어 완벽한 분뇨처리라고 응답한 경우가 23.3%, 철저한 차단 방역이 13.% 순으로 나타나 친환경 축산을 위해서는 이 네가지 문항의 우선 순위를 가리기 보다는 이들 문항이 모두 동시에 이뤄져야함을 보여줬다. ::친환경 직불제 이행요건엔 ‘불만’ 친환경 직불제와 관련해서는 우선 직불제 참여 동기를 묻는 질문에 농가 스스로 알아서 참여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 64.8%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는 행정 기관의 권유로 참여한 농가가 30.7%를 차지했다. 축협 등의 권유나 주위의 축산인의 권유로 참여한 농가는 극소수였다.이어 직불제 참여 이행 요건과 직불금 수준에 대한 만족도에서는 만족한다고 응답한 농가는 12.6%에 불과했고, 불만족(48.3%) 또는 그저 그렇다(30.0%)고 응답한 농가가 많아 친환경 직불제와 관련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육밀도 “적당하다” 인식 가축의 사육 밀도는 정부의 친환경 축산 정책의 ‘키워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친환경 축산의 체크포인트가 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사육밀도와 관련한 친환경 축산농가들의 인식에 대해 살펴봤다. 우선 ‘적정 사육 밀도 유지를 위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7%가 “불가피한 정책”이라고 응답해 가축의 적정 사육 밀도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또한 정부의 정책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나머지 시기상조라고 대답한 농가에 대한 홍보는 정부의 숙제로 남았다. 그러면 설문에 응한 친환경 축산 농가 자신의 사육 밀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응답자의 62.2%가 적당하다고 대답했는가 하면 오히려 적정 사육밀도 보다 낮다고 대답한 농가도 25.6%나 돼 응답자 자신은 친환경 축산에 근접하고 있음을 표현했다. 또한 사육 밀도가 너무 높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6%가 사육규모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반면, 축사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농가는 29.2%를 나타내 앞으로 친환경 축산이 강조될 경우 가축 사육규모가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예측을 가능케 했다. :: 절대농지 축산용지 이용 제도적 뒷받침 필요성 확인 친환경 축산이 강조되면서 축산 입지가 매우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 축산은 자연 순환 농법과 연계한 축산이 요구되고 있는데 현재의 축산 여건으로 그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대농지를 과감하게 풀어 축산용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축산인들의 주장이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이번 친환경 축산 농가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그것을 확인해 봤다. 설문 결과 축산입지로 농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응답자의 78.2%인 절대 다수의 농가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농지에 절대로 축사를 지어서는 안된다’고 응답한 경우(9.2%)나 ‘좀더 두고봐야 겠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한 응답자(10.2%)는 소수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번 설문 조사 결과는 친환경 축산을 위해서는 농지를 과감하게 축산 용지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안전축산물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 시대의 우리 축산물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역시 안전 축산물 생산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친환경 축산 농가의 안전 축산물 생산에 대한 인식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응답자 거의 대부분이 안전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항상제 사용 수준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61.3%가 “적당히 사용한다”고 대답했으며, 37.5%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항생제 사용과 관련, 최근 사료 혼합이 가능한 항생제의 종류를 53종에서 28종을 줄여 25종으로 제한하는등 항생제 사용 규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5.8%가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대답했으며, “현 수준이 적당하다” 고 응답한 농가는 43%였다. 따라서 현재 항생제 사용 농가도 앞으로 항생제 사용을 규제할 수 밖에 없으며, 또 그런 항생제 규제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음을 인식하고 있다 하겠다. 장지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