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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농협개혁 목소리

신정훈기자

뉴스관리자 편집장 기자  2005.01.17 09: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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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새해 들어 실시한 상무를 비롯한 간부 인사 결과는 협동조합 관계자들은 물론 농축산업계 인사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우선 집행간부 인사에서 상무로 새로 발탁한 인사도 인사지만, 기존 상무들을 다시 1급 간부들이 맡아왔던 자리로 배치시키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대기업 등에서 신진인사를 대거 발탁하면 기존 인사들이 동시에 대거 퇴진하는 것과 비교할 때 이번 농협인사는 인사권자가 인사를 단행하면서 고민한 흔적은 엿보이지만 어떤 철학(?)이 담겨 있는 인사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뜻 있는 인사들의 지적이다.
특히 이번 농협 인사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는 지난해 농림부 차관의 뇌물수수와 관련된 간부직원을 농협중앙교육원장으로 배치했다는 점이다.
농협중앙교육원장이라는 자리가 농협중앙회 내에서는 인기 없는, 시체말로 ‘한직’일지도 모르지만 협동조합 종사자들에 대한 협동조합 이념 교육 등 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결코 아무나 배치해서 될 자리는 아닌 듯 싶다.
그런 만큼 농협중앙교육원장은 상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자리인들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의 도덕성이 요구되지 않는 자리가 없겠지만 특별히 농협중앙교육원장의 도덕성에 주목하는 것은 중앙교육원이 농협중앙회를 대표하는 교육기관이며, 협동조합 교육의 산실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농림부 고급 관료의 뇌물 수수에 관련된 장본인을 농협중앙교육원장으로 배치한다는 것은 농협의 인사 철학이 과연 무엇인가를 되씹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농협은 협동조합 개혁과 관련, 기회 있을 때마다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며 개혁과 변화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농협인사 결과를 놓고 보면 그동안 농협중앙회가 외쳐온 개혁의 목소리가 공허하게만 들리는 것이 기자의 경우만은 아니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