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산업을 한우인 스스로 지키겠다’는 열의 앞에 너와 내가 따로 없었다. 지난 11일 축산회관 지하 회의실에서 개최된 한우자조활동자금(자조금) 관리위원회 첫 회의는 이를 확인케 했다. 이를테면 이날 회의에서 관리위원장 임기를 2년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4년으로 할 것이냐를 놓고 약간의 설전이 있었으나, 그 어떤 의견이나 논리도 한우 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그 열의 앞에 더 이상의 다른 의견이나 논리가 있을 수 없었음을 관리 위원으로 하여금 몸으로 느끼게 했던 것이다. 또한 이날 첫 한우자조금 관리위원회는 정부와 농협, 한우협회가 뜻을 함께한 의미있는 회의였을 뿐만 아니라 축산 농민들이 대거 관리위원으로 참여한 회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종 성숙된 회의 분위기로 일관했음도 높이 평가된다. 좀더 회의 현장에 가까이 가 보자. 이날 관리위원장 선출과 함께 중요한 안건중의 하나였던 자조금 거출 시기와 관련, 남호경 위원장은 한우 농가에 대한 홍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준비 기간을 감안해 5월 1일로 정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운을 뗐다. 웬만한 회의에서는 이 같은 준비된 안건은 무사 통과되기 일쑤이나 이날 회의는 그렇지 않았다. 정호영 위원(한우협경남도지회장)은 자조금 거출시기를 당초 3월 1일로 하기로 했던 것인데 5월 1일로 정하는 것은 너무 늦다며 회의 자료에 제시된 4월 1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 논의는 한 마디로 한우자조금 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 해야한다는 한우인들의 열의와, 한우인들의 충만한 ‘자조’의 열의는 이해하지만 그 이전에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고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는 신중론의 대결이라면 대결이었다. 결국 결정은 신중론으로 대세가 기울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볼 것은 단순히 4월1일이냐, 아니면 5월 1일이냐의 안건 대결이 아니라 한우인들의 한우 산업을 지키겠다는 열의와 신중론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의 안건을 놓고 이분법으로 대결하는 여러 회의 양상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성숙된 분위기라 하겠다. 이 밖에도 이날 한우자조금 관리위원회 첫 회의는 안건 하나 하나를 심의하는데 있어서 매우 효율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순조로운 한우자조금 사업을 예고 했으며, 이날 관리위원회에 수납기관 대표가 불참하기는 했지만 수납기관 관계자가 참관인으로 참여함으로써 수납기관과의 불협화음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씻었다는 점도 의미있게 평가 됐다. 따라서 우리는 한우인들의 한우 산업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열의가 이처럼 충만해 있는 한 앞으로 한우 자조금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어지간한 어려움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아울러 이날 남호경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남긴 두 가지 테마의 당부도 의미있게 되새겼으면 한다. “앞으로 한우 자조금 앞에서 한우협회니 축협이니 나눠서 따로 따로 생각하지 말자” “관리 위원 각자가 한우 산업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고민해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