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13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남북 장관급회담, 언론사 사장단 방북, 남북 이삭가족상봉, 그리고 경의선복원을 위한 착공식에 이르기까지 남북 화해의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우리 축산업계도 남북 경협에 적지 않은 기대를 갖고 있다.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이라도 하듯 농림부는 일찌감치 남북농업협력자문회의를 구성, 남북 통일 촉진에 도움을 주는 정책 개발은 물론이고 통일이후 한반도 농업 발전의 교류 협력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이후 남북프로젝트뱅크를 위한 작업을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축산관련업계에서도 북한 진출에 대한 기대에 불풀어 있다. 우선 배합사료업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하림 등 축산물 가공업체의 진출도 기대된다. 물론 지금까지 이들 축산업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내놓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남북 경협을 계기로 축산 분야의 북한진출을 논의한다는 것은 때이른 감이 없지 않다. 또 우리 축산의 현실을 볼 때 "우리코가 석자"라며, 북한 진출 운운하는 것을 마땅찮게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축산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통일 축산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 오히려 늦었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통일 축산의 길" 그 길이 비록 멀다하나, 준비해 두지 않으면 통일이 가까이 왔을 때 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미리 미리 준비해둬서 나쁠 것은 없는 것이다. "통일 축산의 길" 가만히 생각해 보면 통일의 길은 먹거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있기전 남북간의 물꼬를 튼 것은 소떼였다. 지난해 6월 16일 현대정주영명예회장은 소 5백마리를 트럭에 싣고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들어간 것이다. 이 때 방북한 소를 보고 "통일소"라고 명명하기도 했는데, 우리는 "통일소"의 상징성에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를 계기로 금강산 관광이 가능해졌으며, 이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를 통해 계란이 3차에 걸쳐 2천만개가 보내졌다. 또 홍천축협의 유산양 4백마리가 보내졌는가 하면, 배합사료가 보내졌고, 축산기술도 보내졌다. 특히 축협(통합되기전)은 젖소 2백두에 인공수정시킬 수 있는 캐나다 혈통의 최우수 종모우에서 생산된 정액 4백스트로를 사회복지법인한국이웃사랑협회를 통해 북한에 보냄으로써 북한 축산 발 전에 크게 기여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FAO(국제식량농업기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8년 현재 북한에서 사육중인 젖소는 3만5천두이며 두당 평균 산유량이 2천8백60kg으로 한국 낙농가 보유 젖소의 두당 평균 산유량 5천9백72kg인 것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 당시 축협의 정액 북송은 매우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 의미란 다름아닌 오늘의 이같은 작은 기술의 교류가 내일의 큰 기술 교류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있을 것이다. 우리가 창간 15주년 기념 특집으로 통일축산의 길이라는 테마를 선택한 것 또한 같은 이유에서다. 통일축산을 기대하면서 통일 축산을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두는데 나쁠것이 없음을 다시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장지헌> |